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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호레터] 주간 브리핑 - 주도주의 균열과 유동성 변화

은퇴 호소인의 투자 인사이트

2026.10.17 | 조회 22 |

 

물가 충격과 실질소득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습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2.6%였지만, 시장은 예상보다 높게 나온 전체 물가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발표 직후 2년물 국채금리는 14bp 올랐고, 10월 28일 연준의 금리 인상 확률도 한때 50% 안팎까지 높아졌습니다.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가 더 크게 오르면서 수익률곡선도 평탄해졌습니다.

이번 물가 상승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품목은 휘발유였습니다. 휘발유 가격만으로 월간 CPI 상승분의 절반 이상이 설명되는 반면, 근원 상품물가의 전년 상승률은 0.7%에 그쳤습니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는 근원 상품물가와 주거비,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까지 모두 상승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지만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도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이 안심하기는 어려운 지표였습니다.

물가가 오른 만큼 임금도 늘었다면 소비에 미치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았겠지만, 최근에는 임금 상승률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9월 실질임금 증가율은 전년 대비 -0.7%로, 올해 4월 이후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아졌습니다. 2026년 2분기 비농업 기업의 노동소득분배율은 52.8%로 194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임금의 구매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기업 소득에서 노동에 돌아가는 몫까지 줄어들면서 가계가 소비를 늘리기에는 불리한 여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계의 부담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는 에너지 가격에 달려 있습니다. 9월 실질 WTI 가격은 배럴당 97달러로, 시장가격 체제가 자리 잡은 이후 중앙값인 72달러보다 상당히 높았습니다. 2008년과 2022년에는 에너지 CPI가 급등한 이듬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물가 압력이 완화됐지만,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전쟁과 공급 차질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가계는 높은 에너지 비용을 더 오래 감당해야 하고, 다른 상품과 서비스에 쓸 수 있는 소득도 그만큼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채권시장이 예상하는 장기 물가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10월 13일 10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33%로 올해의 약 2.24~2.44% 범위에 머물렀습니다. 단기 국채금리가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당장의 물가를 끌어올리더라도 구매력 감소로 소비가 둔화된다면 장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이 단기적인 긴축 위험과 중장기 성장 부담을 다르게 평가하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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