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09 보는 것과 바라는 것

계속되는 물음표 속에 피렐리 C6 등장 - 이몰라-모나코-까딸루냐 3연전 중 앞 둘 끝 - 모나코를 메워야 - 다가오는 기술지침 강화 - 그 전에 F1아카데미 다큐멘터리 공개 있음

2025.0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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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과 이런저런 탈것경주 잡담들. 매월 첫째, 셋째 주 화요일에 보내드립니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p입니다. 

정신없는 5월, 잘 보내고 계십니까? 마침내 한국 거주자 입장에서 비교적 보기 편한 유럽 쪽으로 달력이 넘어갔습니다 이 얼마나 다행인지! 또 내일이면 F1아카데미 다큐멘터리도 공개되지요, 시간 정말 빨라요. F1 이번 시즌도 벌써 1/4가 지났고 어머나세상에. ... 

그럼 최근 소식들부터 몇 가지 짚고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소식들  

* 오트마 자프나우어가 "12번째 팀" 계획을 밝혔습니다(The Race 기사 참고). 알핀 관두고나서도 어째 계속 소식 들린다 했더니 투자자+제조업체 확보했다는 모양? 부풀리기/띄우기 가능성 있다 보지만 그래도 꽤 흥미롭습니다. 최근 탈것경주동네, 특히 엔스톤의 도대체이해하기어려운 여러가지 결정들을 고려하면 글쎄... 싶기도 해요. 새로운 팀이 될지, 기존의 누군가가 나가면서 그 자리에 들어갈지는 모르겠고, 콩코르드 협정 문제(=F1 팀들 사이 수익 배분 문제랑 직결되는 일) 같은 거 고려하면 근시일내에 새 팀 추가가 이루어질 것같진 않기는 하지만, 다음 페이즈쯤에는 정말로 12번째 팀 들어오게 될 수도 있어보여요. 

 

* F1이 2026년부터 "미키와 친구들"과 협업합니다(F1.com / Disney.com). 그러니까 디즈니를 통째로 협업 파트너로 받아들인 셈이죠? 협업 발표가 꽤 근사했어요. 스키드마크로 미키 그리기라니.; 레고에 이어 지갑 열겠다는 의지가 엄청납니다 절대로 지갑 지켜야만 ... 내년 마이애미 그랑프리 즈음에 볼 만 하겠네요. 

 

* 모하메드 벤 술라옘 현 FIA 회장이 FIA 회장직 재선 도전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로이터). 아직까지 출마를 확정한 다른 후보는 없고 까를로스 사인스 시니어 - 그 까를로스 사인스의 아버지 - 는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 앤서니 해밀튼이 영 드라이버 개발 관련 FIA에서 공식적인 역할을 맡게 될 예정입니다(로이터). 어린 드라이버들이 기초 단계에서 겪게 되는 문제들 - 비윤리적인 관리자나 에이전트 문제 - 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는 것과 관련 있다고 합니다(올 시즌 알버트 파크에서의 매우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도 떠오르고 그렇습니다 - the Athletic 기사로도 나온 그 일). 구체적인 얘기는 6월 마카오에서 있을 FIA 회의 후에 알려질 것 같네요. 아들인 루이스 해밀튼의 매니지먼트 그만둔 게 2011년쯤인가 그랬으니까 이해관계충돌 문제를 제기한다면 그건 억지일 수도.   

 

* 이몰라 주말을 앞두고 메르세데스의 키미 안토넬리가 굉장한 손님맞이를 했습니다: 팀에 반 친구들이랑 선생님 초대하기. 안토넬리는 (한국으로 치면)아직 고등학교 졸업 전인데, 수능 전 모의고사 마치고 다같이 소풍 간 정도 되려나요; 볼로냐 출신이고 이몰라 30분 거리에 살았다는데 홈GP맞이 제대로 하네요. 어린 드라이버가 부른 귀한 손님들 등장목요일의 패독 분위기도 꽤 재미있었던 모양입니다.

덤: 진짜로 그 동네 출신이라는 세꼭지별의 리카르도 "리키" 무스코니 선생님 얘기도 재밌으니 한 번쯤 살펴보십시오(세꼭지별 엔지니어들은 왜 다 이 모양인가 싶어지는 문제 있음; mercedesamgf1.com).   

 

* 모나코 GP 주말에 인디카에서는 인디아나폴리스 500(="인디 500")이 있었어요(시차 문제로 매번 안+못 보고 있기도...). 모터스포츠계 트리플 크라운을 이야기할 때 대개 F1의 모나코 우승 + 인디카의 인디500 우승 + 내구의 르 망 24시 우승을 이야기하죠. 저는 이제 이 트리플크라운도 재정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F1의 레고 레이스, 인디카의 핫도그 레이스 그리고 다른 하나로. 라 사르트도 뭔가를 보여주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2025시즌 R07/24 에밀리아로마냐 GP - 이몰라에서 생긴 일들 

한 줄로: 피렐리가 모자만큼이나 타이어도 제대로 만들어올 수 있었다면. 그런데 일부러 저러는 거면 어쩌죠? 

"이몰라"라고 흔히 불리지만 서킷의 정식 풀네임(Autodromo Enzo e Dino Ferrari)에 창업자와 그 아들 이름이 그대로 들어가 있는 만큼 저곳은 페라리의 또다른 홈 그랑프리이기도 합니다. 마라넬로에서의 물리적 거리만 따지면 몬차보다도 이몰라가 더 가깝다고도 하고요. 그런데 여기서 두 드라이버 모두 Q3 못 가는 기가막힌상황 그게 진짜로 일어났다는 점: 게다가 그 드라이버들이 보통 드라이버들이겠어요? 모여든 서포터들이 깃발 말고 다른 뭔가를 차고로 던지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는 게 아닌가 걱정했었는데 - 역시 레이스는 예측불허였다 해야 할지. 빨강팀 입장에서는 기가막힌 일 부정적 버전 긍정적 버전 그 모두가 한 주말에 오간 셈이겠습니다. 

그 기막힌 주말에 큰 원인제공을 한 요소 중 하나가 타이어였다고 생각해요. 이 주말의 타이어는 C4-5-6, 소프트 C6 처음 등장한 주말이었습니다. 2024 포스트-시즌 테스팅 때도 문제 지적이 있었던만큼 더 빠른 랩타임을 기대하기보다는 이거 한 랩 소화가 되긴 돼??싶은 상태에서 시작했고요(2024년 12월 11일자 motorsport.com 기사 참고). 이것이 토요일의 변수, 나아가 일요일에까지도 문제가 되긴 되었다는 게 돌아보면 흥미로운 일이기는 했네요.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 같은 것 ... 이몰라 2025 퀄리파잉 세션 Q3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그러니까 이런 문제들 같은 것 ... 이몰라 2025 퀄리파잉 세션 Q3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이몰라 2025 퀄리파잉 세션, 맡겨놓은 맨앞줄은 깨졌지만 어쨌든 폴 시터는 맥라렌에서 나왔습니다 저에게는 기쁜 일입니다. 피아스트리 침착하게 잘 깎았어요. 첫 시도에서 p2였지만 두번째이자 마지막 시도에서 실수없는 깔끔함을. 새 소프트로 이 기록을 내다니 맥라렌의 타이어 관리 비법이 있긴 한 건지- 올 시즌 정말 맥라렌 제외한 모두가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헤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RBR이 맥라렌 방향으로 시비를 거는 것인지도요. Q1, Q2에서 아스톤 마틴이 "소프트보다 미디움이 나음"을 너무 잘 써먹어서 그런지 Q3 러셀의 새 미디움 카드는 도박치고는 아쉽습니다. 하지만 쓰던 미디움으로 p5 간 알론소도 "과연 알론소"얘기 나올 만 했다고 봐요(Q3 두번째 시도를 중고 미디움으로 한 것도 도박임). 

사실 Q3보다 Q1이 문제였죠. .Q1때 그렇게 쉽게 새 소프트 낀 차들이 날아가는건 아무리 퀄리파잉이어서 다들 밀어붙인다 해도 그렇지 그렇게까지?;였기 때문에요(RBR의 츠노다와 알핀의 콜라핀토 이야기). 이몰라가 F1 역사상 손꼽히게 어두운 주말의 배경이기도 했던 곳이니만큼 사람들 걱정도 반응 정도도 꽤 클 겁니다. 특히 후자는 사고지점이 탐부렐로 부근이었던 바람에 더 철렁했었고요. 많이들 그랬을 거 같아요. 다행히 드라이버들이 바로 걸어나오긴 했지만 그만큼의 안전이 확보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재미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의 재미가 있었던 게 올해의 이몰라 일요일이네요. 흐름 빠르고 한 랩 길이도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랩 수 많은데, 그 와중에 추월은 또 요즘 차로는 잘 안 되기로 악명높은 이몰라여서인지 레이스만 놓고 보면 맥라렌은 살짝 아쉬웠습니다. 첫 랩 턴1-2에서 리드 놓친 게 영향 있었던 것 같아요. RBR의 베르스타펜이 몹시 좋은 스타트 한 영향도 컸겠고요.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리더 입장에서 피아스트리가 비교적 안전한 선택 한 것도 탓할 일은 아닙니다. 시즌은 길고 DNF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체커드 플랙 뜨고 나서 트위터에 감상 정리하면서, 이런 날도 있을 수 있는 거죠-라고 키보드 두드리면서 스스로 경악했었답니다 내가 이런 여유로운 포지션에? 우리집얘기하면서? 감동적. 챔피언십 상황은 양쪽 다 그럭저럭-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라고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다니 감동적인 일입니다). 하기에 따라 까딸루냐즈음부터는 이제 팀오더 얘기가 나오네 마네 할 거 같기도 하네요.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은 거의 굳혀 놓고 이제 우리 집 둘 중 누가 더 빠른지의 문제여야 되는데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p3하고 격차가 작은 편이어서. 

아스톤 마틴이 토요일에 미디움을 당겨 쓰면서 스타팅그리드 이점은 얻었지만, 레이스 결과를 보면 둘 다 포인트권 바깥이라는 몹시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VSC/SC라는 변수도 있지만 새 미디움 세트의 부재가 영향 컸다고 생각해요. 

이몰라 2025 레이스 핏스톱/타이어 사용 기록 (트위터 @pirellisport)
이몰라 2025 레이스 핏스톱/타이어 사용 기록 (트위터 @pirellisport)

좀 풀어서 이야기하자면: 이몰라 주말의 소프트 C6가 너무쓰레기지우개였던 바람에 퀄리파잉 때 미디움(이라고 해도 다른 데선 소프트이고도 남을 C5) 쪽이 더 성능이 괜찮았고, 그래서 아스톤 마틴에선 토요일에 새 미디움을 다 털어 쓰는 도박을 해서 Q3까지 올라가 비교적 괜찮은 그리드를 잡았으나 그게 발등에 총 쏘기가 되었습니다. 미디움이나 하드 중 최소 한 세트는 새걸로 남겨놓지 그랬어요 싶어지는 아쉬운 결과. 퀄리파잉 때 미디움 두 세트 남기려고 연습주행때부터 하드까지 조금씩 털어 쓴 바람에 두 드라이버 모두 중고들만 갖고 레이스 치렀거든요. 아무리 추월 안 나오고, 트랙 포지션이 너무 중요한 어쩌구저쩌구가 되었다 해도 레이스는 레이스 ....  무엇보다 팀 입장에서 이건 좀 타격 있을 수도 있습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가오(?)의차원에서도. 그렇게 투자를 했음에도 알론소가 올 시즌 0포인트란 말이죠 이거 엌케 설명할 거냐는.

한편 둘 다 Q3 못 가는 개끔찍사태(...)가 벌어진 페라리에서는 해밀튼이 p12에서 스타트해 p4로 마쳤습니다. 이건 SC 이후(=막판 20랩 정도)를 실시간으로 봤어야 그 무서움을 실감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두세 랩 더 있었으면 결과가 또 달랐을 수도 있겠다고 봐요. 수석 전략가로 일하셨던 루스 버스컴 선생님도 그렇게 보신 것같던. 레이스 후반의 가벼움 영향도 무시못하겠지만, 그래도그렇지 하드로 이게 된다고?! 싶은 순간들이 꽤 있었습니다(그남이 팀라디오에서 더 말 걸지 말고 나한테 맡겨달라 할 때는 이유가 있습니다; 빨강차를탄기사양반이 간격을 랩당 초단위로 줄이면서 쫓아오는데 실수 안 하고 잘 마친 코알라청년에 치어스). 해밀튼 온보드 채널 체크하시던 분들은 그남이 레이스 도중에 차 밸런스 불평 딱히 안 하던 것도 들으셨을 것 같고요. 이러니저러니해도 아직은 빨강 팀 적응기간인데, 점점 나아지는 것같아 보는 입장에서는 속이 타면서도 즐겁습니다. 다가오는 맥라렌 vs 페라리 경쟁... 제발 빨리 다가와줘...

10위 안쪽에서 미디움-하드-하드가 아닌 다른 전략 가져간 게 하드-미디움-하드의 해밀튼뿐이라는 것도 흥미롭죠. 핏스톱 소모시간 길기로 손에 꼽는 트랙답게 첫 스틴트 길게 못 가져간(=VSC 뜨기 전에 들어갔던) 드라이버들이 손해 많이 봤지만, 그치만 그런 상황까진 예측이 안 되잖아요 SC까지 쥐고 흔들 수 있으면 그건 진짜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사안이겠고요.  

이몰라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이몰라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막판 알본과의 자리싸움 도중에 페널티 여부 조사들어갔을때 자리 돌려준 르클레르는 버티는 것이 옳았을지에 대해: 저는 글쎄요입니다. 페널티 가이드라인이 일반공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추가조치없음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을 일에 페라리 쪽이 괜히 돌려준거아니냔 얘기 나올 수 있고 충분히 공감+이해하지만, 만에 하나 5초 페널티가 나왔을 경우 잃을 순위가 자리 돌려줘서 잃는 한 칸보단 컸다고 봐요. 쉽진 않았죠. 이 집은 일단 토요일을 어떻게 잘 해 볼 수 있는 차부터 가져와야 한다고 봐요. 

아 참,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RBR의 레이스 결과입니다. 베르스타펜 p1, 츠노다 p10 그런데 츠노다 쪽은 토요일 사고 때문에 차 새로 맞춘 수준으로 고쳐서 피트레인 스타트했던 거니까 10칸 올라온 것. 그러니 “똥차”론 꺼낼 생각들 마십시오 외양간 서포터여러분 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하드-미디움 1스톱으로 간 것도 영향 있었겠지만 출발점 고려한다면 더요). 전반적으로 이 주말의 RBR 괜찮았어요, 포디움 꼭대기 자리가 맥라렌이냐 RBR이냐의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차 갖고 있으면 즐기셨으면 하는 마음. 느린 차에 화 내기 그것도 빨라 본 적이 있어야 가질 수 있는 여유 아니겠습니까. 

 

2025시즌 R08/24 모나코 GP - 이제는 웬만하면 캘린더에서 만나지 맙시다

한 줄로: 분위기 하나만 본다는 모나코 일요일이라지만 올해는 심각. 이럴 거면 모나코 빼고 세팡이나 영암 넣자고요. 

"모나코니까" 라고 넘어가기엔 너무한 주말이었습니다. 2스톱 이상 의무화도 별 도움이 안 됐고요. 애초에 그게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신 분? 일단 저는 아니었어요. 

모나코는 레이스는핵노잼(=추월이 안나오는정도를 넘어 불가능에가까워서), 그렇다보니 퀄리파잉 세션 때 정해지는 그리드가 거의 모든 것 - 이 정설이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런 일요일이 벌어졌습니다. 레이스라 하기조차 뭣한 그 무엇이 되어버린 느낌인데, 여기에는 올해 추가된 문제의 "2스톱 이상 강제" 규칙도 큰 몫 했다고 봐요. 턴12 타박 부근부터 '스위밍 풀' 구간, 라스카스 지나 턴1 생 드보 - 턴3 마세네까지 도로 재포장이 있었다는데 알 게 뭡니까 수준으로 지나갔네요. 

 

어쨌든, 연습주행부터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주말 동안 치르는 연습주행 세 번 모두 레드 플랙 지나가는 난장판... 경주용 차들이 (비교적)가볍고 날렵했던 시절에도 전 구간에 사고다발구간 표지 꽂아놓고 싶던 곳이었는데, 요즘같이 크고 무거운 차로는 얼마나 더 심하겠어요. 밟으려면 밟을 수야 있겠죠 곧바로 사고가 나기 딱이라 그렇지.  

FP2때 하스의 올리 베어만이 받았던 페널티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베어만 온보드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앞차였던 윌리엄스의 사인스도 그렇고, 뒷차들도 들어오던 상황이어서 베어만이 더 큰 사고 피하려면 그 시점엔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 보였어요. 그래서 그리드 페널티 나올 걸 감안하더라도 사인스를 앞질러 들어간 것 같은데, 그 결과가 '10칸 뒤로 가기'에 드라이버 벌점 2점이 되어야 했을 정도였는지는 상당히 의문입니다. 루키 드라이버니까 넘어가 달라는 이야기가 아니고 잘못 대비 페널티가 너무 지나쳐보인다는 의미예요. 

결정문에도 실렸다시피, 그 상황에 속도를 급격히 늦추면 더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기에 (턴17 라스카스에서 사인스를 앞질러 피트인하기로 할 정도로)어쩔 수 없었다고 운전자+팀 측은 해명했죠.

스튜어드들이 이 해명에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그대로 받아들이면 악용 가능성이 있다고도 생각합니. 그런데 '모나코와 같은 트랙에서는 특히 그렇다', '이 상황에서는 레드 플랙 때 다른 차를 추월했다는 사실에 대한 감경 요인이 없다' 는데 그럼 베어만이 순간이동으로 피트레인으로 들어갔어야 했던 걸까요. 5그리드 강등이라면 모를까 10그리드+벌점 2점은 상황 대비 지나치게 무거운 처분이라고 생각합니다.

FP3 끝나고서 갑자기 FP2때 일로 윌리엄스의 사인스를 불렀던 것도 그렇고(사인스 쪽은 추가조치없음 결정). 이외에도 알핀의 콜라핀토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데, 베어만 사례하고 결정문을 비교해보면 더더욱 의문스러워지거든요. 퀄리파잉 세션도 아니고 연습주행이었단 말이죠. 물론 레드 플랙이라는 큰 변수가 있기는 하나. 그런 식이면 FP3때 해밀튼 사고 원인을 제공하다시피했던 앞차들 둘에 대한 조사는 왜 들어가지도 않았는지도 지적해야 하고 - 앞의 느린 차들 피해서 지나가려다가 사고 난 것에 가까웠기 때문 - 이래저래 떨떠름함 남는 결정들이었습니다. 특히 베어만 페널티는 받아들이기에 너무 이상한 결정이었다보니 하스가 이몰라 2025 베어만 Q1 기록“삭제” 문제 항의했던 일에 괘씸죄 씌운 건 아니길 바람- 같은 얘기도 하게 되고 그랬답니다. 그런 식이면 FP3때 해밀튼 사고 원인을 제공하다시피했던 앞차들 둘에 대한 조사는 왜 들어가지도 않았는지도 지적해야 하고 - 앞의 느린 차들 피해서 지나가려다가 사고 난 것에 가까웠기 때문 - 이래저래 떨떠름함 남는 결정들이었습니다. 특히 베어만 페널티는 받아들이기에 너무 이상한 결정이었다보니 하스가 이몰라 2025 베어만 Q1 기록“삭제” 문제 항의했던 일에 괘씸죄 씌운 건 아니길 바람- 같은 얘기도 하게 되고 그랬답니다. 

 

모나코의 하이라이트는 그래도 퀄리파잉 세션이 맞습니다. Q1 Q2때 그 난리가 나더니 - Q1때는 안토넬리가 막판에 시케인 부근 배리어 들이받으면서 옐로-레드 플랙 소환, 그렇게 문을 닫았습니다. 중하위권 드라이버들에게 가혹했던 세션같네요 이래저래. 소프트가 까다로워서? 물론 미디움 한 세트 여기서 꺼낸 알핀만하겠습니까만은. Q2때는 러셀 차 ERS문제로 추정되는 터널안에서 세우고 마샬들이 미는 진풍경도 - Q3 때는 차 수가 줄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끝났네요. '체커드 플랙 떴을 때부터가 진짜' 인 건 올해도 마찬가지. 맥라렌의 노리스가 정말 기막힌 한 바퀴를 돌면서 폴 포지션을 가져갑니다. 

모나코 2025 퀄리파잉 세션 Q3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모나코 2025 퀄리파잉 세션 Q3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별 기대 없던 페라리였지만, 모나코 연습주행 3개 세션 모두 르클레르가 p1 가져가면서 빨강 팀 입장에서 퀄리파잉에 은근한 기대를 품을 만 했습니다. 해밀튼 쪽도 나쁘지 않았고요. 세션 중 최고기록(best lap)하고 제일빠른섹터기록들 합쳐놓은 이론적인 최고기록(아래 제 스크린샷에서 theo. lap으로 찍히는 그것)이 맥라렌들 비롯해 대부분의 드라이버가 이론적인 쪽이 더 빠른데, 페라리 둘하고 아스톤 마틴의 알론소는 두 숫자가 일치한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무서운 일이죠. 그 셋은 저 차 가지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밟았단 뜻으로도 볼 수 있어서.

한편 해밀튼은 Q1 때 "진로방해" 문제로 3그리드 페널티 안고 p7 스타트. 드라이버 과실이라기보다는 엔지니어(+팀)하고의 커뮤니케이션 문제에서 비롯한 건데 팀 탓 없이 일단 받아들이고 갑니다.

 

그리고 이제 문제의 - 아마 한동안 논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 모나코 2025 레이스. 대놓고 '조작(manipulation)' 운운까지 나올 정도면 말 다 했죠. 그 2스톱 강제 때문이 크고. 

피렐리도 포기한 모나코 2025 레이스 전략 예상 (트위터 @pirellisport)
피렐리도 포기한 모나코 2025 레이스 전략 예상 (트위터 @pirellisport)

금요일부터 착착 적립된 그리드 페널티들 안은 드라이버들은 레이스 풀어나가기 쉽지 않을 거 같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까지?일 줄은. 2스톱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냥 모나코 레이스, 와 별다를 것 없는 - 어쩌면 그보다 더 나쁜 -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현행 기술규정의 문제와... 아무튼 까기시작하면 끝이 없을 모나코. 그래도 사진 하난 예쁘게 나왔네요 올해는 날씨도 좋았어서 더. 거의 프렌치리비에라에서 보내는 신혼여행 컨셉끕의 주말 콘텐츠플랜 세워놨던듯한 맥라렌 당연한듯이 주말의 승자가 되었으며 ..... 뭐지.....

 

피렐리도 예측을 포기했던 이 레이스, 이하 트위터에 끝나자마자 했던 이야기들을 갈무리해봅니다.

모나코 2025 레이스 핏스톱/타이어 사용 기록 (트위터 @pirellisport) / 이것만 보면 얼핏 그럴싸해 보일 수도 있지만
모나코 2025 레이스 핏스톱/타이어 사용 기록 (트위터 @pirellisport) / 이것만 보면 얼핏 그럴싸해 보일 수도 있지만
모나코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이게뭐죠... 
모나코 2025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이게뭐죠... 

맥라렌: 노리스 p1, 피아스트리 p3. 노리스의 커리어 첫 모나코 폴 투 윈입니다. 패스티스트 랩까지 야무지게 챙겼고요(그것도 마지막 랩에). 전략은 두 드라이버 동일하게 미디움-하드-하드, 타이밍만 약간의 차이를 둔 수준. 사실 이 2스톱도입이 올해가 처음이다보니 전략 단에서 레이스 말아먹을까 걱정 많이 했었는데요, 다행스럽게도 시작한 그 자리 그대로 마무리에 성공했습니다 어쩌면 피아스트리가 한 칸 더 올라와줬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슬라이딩(.....)에도 차를 안 해먹은 것에 기뻐하기로(사실 주말에 살짝 해먹긴 했죠 FP2때였나).

페라리: 르클레르 p2, 해밀튼 p5. 전반적으로 아쉬운 결과지만, 이걸 아쉬워할 수 있는 게 지금 페라리가 그만큼 큰 기대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습니다. 사실 올해 차가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 당장 바로 전 주말인 이몰라 때 Q3 둘 다 탈락했었잖아요 - 웬일로 여기서 괜찮았다고 보는 쪽이에요. 르클레르는 역시 좋은 퀄리파이어이며. 해밀튼 쪽이 빠른 적응 모드 보여주고 있는 반면, 팀 전반적 운영(특히 커뮤니케이션 문제) 쪽은 좀 아쉬운 데가 많았습니다. 엔지니어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모나코에서 드라이버하고 주고받는 정보량 문제 - 이건 드라이버마다 원하는 정도나 방식들 시점들이 다 다르겠지만. 알잘딱깔센의 현신같았던 세꼭지별 보노 선생이 기준점이 되어있기 쉬운 (저를 포함한)팀엘에이치여러분께는 아다미 선생님과 빨강팀 피트월사람들 여엉 아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토요일의 3그리드 페널티는 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미스 탓이 컸다는 점에서. 이게 레이스 결과까지 영향을 엄청나게 미쳤다는 점도 - 레이스 도중 햄 앞뒤로 인터벌 엄청나게 비었을 때라든지 - 여러가지 아쉬움 남깁니다만, top5중 유일하게 두 칸 올라간(....앞차가 하나 사라져서도 있긴 한데) 드라이버란 점에서 햄은 햄이라 생각합니다. 

RBR: 베르스타펜 p4, 츠노다 p17. 츠노다 순위가 왜 그따위냐 싶다면 타이어 사용기록을 보면 이해가 되실 듯. 베르스타펜도 사실 아주 정석적인 타이어 운용은 아니었죠? 첫랩와장창을 기대했거나(츠노다 쪽), 막판와장창을 기대했거나(베르스타펜 쪽) 였던 것 같은데. 그래도 차가 어느정도 받쳐주니 그 다음은 스타팅그리드 따라간 것 같습니다, 해밀튼 3그리드 페널티가 베르스타펜 쪽에도 이득으로 작용했던 것 같고. 츠노다는 첫랩에 1스톱째를 가져간 건 좋은데 2스톱째의 타이밍이 약간 ... 님들 차 한 대만 굴립니까 외양간사람들아 의심은 가시질 않네요. 

RB: 아자흐 p6, 로슨 p8. 작은외양간 시즌 최고성적 아닙니까? 둘 다 백마커지만 즐겨요 이 성적. 둘 다 미디움-중고 소프트-중고 하드 그렇지만 약간씩 핏스톱 타이밍을 조정한 쪽. 전략 측면에서는 윌리엄스와 함께 이 주말의 (비교적)승리자들이 아닐지. 방아쇠 노릇 정말 제대로 했습니다... the Race 기사도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하스: 오콘 p7 베어만 p12. 모나코임을 감안하면 베어만 진짜 너무한 수준의 그리드 페널티를 안고 시작했는데 저만큼이니까 잘한거죠 그런데 올 시즌 초반 꾸준히(?) 뒤에서출발해서잘하기 를 하는거같습니다 곰청년 젭알 무난하게시작해서 완전잘해줄수는없어...? 하게 되는 부분도. 어떻게든 한 명은 포인트 건져오기를 해낸다, 는 게 올해의 하스 기조인걸까요 그런데 롤러코스터는 그만 타시고 무난하게 잘해주셨으면.

윌리엄스: 알본 p9, 사인스 p10. 전략 쪼개기와 그를 바탕으로 한 좋은 팀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주말에 제대로 꼬인 메르세데스 특히 러셀 쪽하고 둘 다 이래저래 얽혔었는데, 알본이 아주 재밌는 반응을 보여서 이 노잼레이스에서 쉬퍼 여러분들께는 즐거울 뭔가를 남겼기도 했어요. 둘 다 2랩이나 처진 문제는 있는데 순수하게 페이스가 처져서 생겼다기보다 짧은 서킷 길이 + 2스톱 강제 + etc가 겹치고겹쳐서 생긴 문제라, 보이는 만큼에 비하면 너무 걱정할 만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음 까딸루냐에서도 처지면 그때는 진짜 문제.

메르세데스: 러셀 p11, 안토넬리 p18. 러셀 p11 이게 놀랍게 보일 정도로 엉망인 레이스였습니다 어디서부터 문제를 지적해야 할지 감이 안 올 정도로. 아니 여기서 이렇게까지...라고요? 싶은. 물론 메르세데스가 모나코를 늘 잘했던 건 아니고, 특히 운영 면에서 문제 드러낸 쪽이 여러 차례 있긴 했는데 아무리그래도 정도라는 것이 있습니다 님들 어쩌려고 그래 ... 뭐 그런 느낌. 그보다 문제는 이제 신뢰성 쪽에도 물음표가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겠지요. Q1때 안토넬리야 루키의 실수라 쳐도 Q2때의 러셀 차 문제는 ERS쪽이든 뭐든 뭔가가 있단 의심을 남겨서. 게다가 "업데이트"문제들도. 지난 10+년간 개발 드라이버로 로스베르크나 해밀튼, 보타스같은 경험 면에서나 개발 피드백 측면에서나 훌륭했던 베테랑들 쭉 쓰다가 이제 그게 끊긴 시점이 되었으니까요. 러셀도 이제는 그런 측면을 리드하는 것도 해야 할 위치에 있는데 2022-24를 통으로 해밀튼 쪽에 맡겨놨다시피했던지라. 그 여파가 만약에 존재하고, 드러나게 된다면 빠르면 올 시즌 말 어쩌면 내년이 될 수도 있다고 불안요소로 남겨놨었는데 지금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2위 경쟁이나 뭐나 고려하면 어째 불안불안합니다. 업데이트 땡겨쓰고싶어할 가능성도 있을 거 같단 말이죠(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1위는 사실상 맥라렌 확정 분위기니까). 쉽진 않겠어요.

알핀: 콜라핀토 p13, 가슬리 DNF. 가슬리는 브레이크문제로 터널 나와서 시원하게 들이받고 박살난 차를 어떻게 차고까지 가지고 가는 굉장함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 많은 파편을 뿌리고 피트레인에 주차하면서 피트레인 입구 잠시 폐쇄조치도 있었고. 알핀... 올해 쉽지 않아요 타이어 작동하게 하는 뭔가 비법이라도 발견한건가??싶다가도 또 레이스 가면 아니고. 이 문제 더 심한 건 다른 집이긴 하지만. 참 안팎으로 이런저런 일 많은데 그래도 엔스톤은 엔스톤이니까 뭔가 나아졌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일단 브리아토레를 *여야 할 것 같습니다... 마침 바닷가인데 그냥 뛰어들었으면 깔끔했을 것을. 

자우버: 보토레토 p14 휠켄베르크 p16. 웬일? 싶은 기록인데 심지어 보토레토 3스톱이었어요? 제일 혼란스러운 타이어 사용기록도 남겼습니다. 보토레토 첫랩때 메르세데스의 안토넬리랑 살짝 엉켰던 거 외엔 이렇다할 임팩트는 없었네요. 이런 레이스에서 임팩트 있어봤자 안좋은쪽이기 쉽지만...

아스톤 마틴: 스트롤 p15, 알론소 DNF. 참담함이란 이 주말의 AM을 가리키는 것일 겝니다. 뉴이 영감님 트랙사이드 공식 첫출근(!)에 이런 결과. 스트롤이야 그리드페널티 문제도 있었고 이래저래 이 주말 헤맸다지만, 알론소 차는 왜 연기를 내며 뻗었는가 - 이게 문젠데요. 차체 쪽 문제일지 파워유닛/엔진 쪽 문제일지. 전자면 AM만 고생하면 될 일이나 후자일 경우 그리드 40%쯤이 영향권에 들어버린다 봐도 되기때문에 심각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길 바라는 한편, '그 알론소답게' 절대로 VSC나 SC가 나오지 않게끔 노련히 퇴근하는 모습도 굉장했어요. 남들 좋은 일은 절대로 만들어주지 않겠다는 베테랑의 의지. 그런 베테랑이 올 시즌 0포인트클럽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문젭니다 팀 정말 어쩔거임.

 

뭘 어떻게 해도 모나코는 모나코. 스트릿서킷 그건 모나코같은 나름 클래식이 됐든 그 이후 추가된 - 마리나 베이를 위시한 - 여러 유사품들이 됐든 그냥 싹 다 별로라는 저의 편견이 또다시 강화되는 주말이기도 했습니다.

특히나 모나코가 가진 단점. 토요일에야 어떻게든 하는 드라이버들이 있긴 있지만, 날씨가 됐든 다른 사고가 됐든 천운을 바라야 하는, 그래서 대체 뭘 하자고 이걸 하는건가 싶어지는 일요일: 이 점은 2스톱이상을 강제해도 변하는 게 없네요. 큰 사고 없이 끝난 게 그나마 다행인데, 이건 "그나마"를 붙이기도 민망하게 모든 GP에 적용되는 거잖아요. 

모나코 주말의 존재의의는 뭘까요. 예쁜 사진 배경...? 햄 경의 출근길 공작새 행동에 런웨이 제공...? 그런데 제가 F1에서 보고 싶은 건 레이스란 말이에요. 단순히 추월 안 나온다 차가 빠르게 달리질 못한다 문제가 아닙니다. 마이애미 2025조차 레고레이스로 그런 '레이스를 보는' 재미를 주었는데(메인은 영 별로였다고는 하지만). 엪1TV 중계팀을 비롯해 모두가 모터스포츠의 크라운 주얼, 운운하며 모나코를 치켜올려도 아 저는좀. 하게 되는 이유를 다시한번 느낀 주말이기도 했습니다. "내 팀"이 우승하고 둘 다 포디움엘 갔는데도 이 정도;

 

 

최근의 TMI  

* 2025시즌 드라이버 조사/페널티 목록(Racefans.net; 모나코 토요일 시점까지).

"교무실"(=스튜어드들한테 불려가는 일) 단골손님들은 누구인지 살펴봅시다. 2025년 5월 24일 기준 드라이버 벌점 상황은 여기에. 12개월 내 벌점이 12점 누적되면 해당 드라이버는 1그랑프리 출전 정지, 이후 0점으로 리셋됩니다. 베르스타펜이 지난 시즌 하반기에 왕창 적립하면서 8점으로 1위군요. 

 

* F1 주말의 타이어 이야기: "최근" 이야기는 아니고, TMI일까? 싶기도 하지만, 가끔 받는 질문이라 겸사겸사 정리해봅니다. 올해(2025)기준입니다. 

+ 그랑프리 주말의 타이어 씀씀이 - 일단 제가 이해하고 있는 바는 대략 이런 식입니다. 어디까지나 참고만. :) ⓿ 타이어 지정 : 그랑프리 열리기 여러 주 전에 무엇무엇 쓸지 피렐리가 미리 발표해요. 일반(마른 길용. 드라이; 하드, 미디움, 소프트) 3종류 + 빗길용(웻; 인터미디엇, 풀 웻). ① 타이어 나눠주기 : 기본 주말 기준, 드라이버당입니다. 드라이 = 총 13세트 (하드 2세트 / 미디움 3세트 / 소프트 8세트) 웻 = 총 7세트 (인터미디엇 4세트 / 풀 웻 3세트) 공정성을 위해 타이어는 피렐리에서 무작위로 배정하며 FIA 기술 대표가 배정을 감독합니다. 타이어마다 디지털 태그가 있어서 세션별 사용/반환기록이 전부 추적 가능하다고 해요. 스프린트 주말에는 드라이가 총 12세트 지급됩니다(하드 2 미디움 4 소프트 6)... 스프린트 퀄리파잉(SQ)때 써야 되는 타이어가 애초에 지정되어 있기 때문같아요. ② 세션별 타이어 변환 규정 : 이게 헷갈림의 핵심 -_- 모든 팀은 각 세션 종료 후 일부 세트를 피렐리에 반환해야 합니다. FP1 첫 40분 내 사용한 1세트는 FP1 종료 후 2시간 내 반환 + 추가로 1세트 반환 FP2 종료 후 2시간 내 2세트 반환 = 총 4세트 반환 → 금요일 끝나면 9세트가 남습니다. FP3 종료 후 2세트 반환 → 남은 7세트를 퀄리파잉과 레이스에 사용합니다. 레이스 전 "잔여 타이어 상황"은 저 남은 7세트가 무엇무엇인지 얘기. ③ 그리고... - 피렐리의 타이어 구분은 C1~C6부터 숫자가 커질수록 부드러운 쪽입니다. 편의상 하드 미디움 소프트 얘길 하긴 하지만, C1-2-3 주말과 C4-5-6 주말이 같지 않겠죠? - "FP1 첫 40분 내 사용한 1세트" 규정 외에는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팀에서 반환할 세트를 고를 수 있습니다. 숫자만 맞추면 되니까, 전략적 판단에 따라 안 쓴 거 내도 된단 얘기예요. - 타이어 배분은 드라이버당이기 때문에 같은 팀 안에서도 각각 관리합니다. 드라이버 ㄱ을 위해 드라이버 ㄴ거를 더 가져다 내서 숫자 맞추고 이런 거 안 됨. - 1세트는 앞바퀴용 2개 뒷바퀴용 2개 총 4개 구성입니다. 세트 단위로 써야 되고, 앞-뒤/왼쪽-오른쪽도 지정되어 있으며 그거 바꾸어 끼우면 안 됩니다(=신발로 치면, 왼발에 오른쪽신발 신기 금지). 이런 것까지 규정에 넣나 싶은 게 있다면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시도했거나 저질렀기 때문이라는 탈것경주동네의 해묵은 의심은 여기서도 적용된다는 함정. - FP1, FP2가 모두 빗길 선언되었거나 취소되었을 경우 FP2에서 반환해야 할 2세트 중 1세트는 FP3 종료 후까지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 현 F1에서 쓰는 마른 길용 타이어는 겉에 홈이 파여 있지 않아 매끈매끈하기 때문에 "슬릭(slick)"이라고도 종종 부르는 편입니다. 공식적인 건 아니고 저같이 집에서 보는 사람들이나 중계 같은 데서 가끔 나오는 정도. - 타이어 압력 설정 지침도 피렐리가 정해주는데, 주말 치르는 동안 이게 가끔 바뀔 때 있습니다(전부 공지가 되긴 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종종 변수가 되긴 하는 모양이데요.

* 타이어 사용 관련 보다 구체적이고 가장 정확한 내용은 2025년 Formula One Sporting Regulation 중 Article 30, "SUPPLY OF TYRES IN THE CHAMPIONSHIP AND TYRE LIMITATION DURING THE COMPETITION " 부분을 참고하셔요. 규정 최신본은 FIA 웹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가올 이것저것  

* [F1 아카데미] 가 5월 28일 내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됩니다. "시리즈 특징: 눈을 뗄 수 없는, 흥미진진, 다큐멘터리 시리즈, 비하인드 스토리, 자동차, 영국 작품 및 라이벌 구도". 2024시즌 F1아카데미 이야기고 첫회 맛보기는 여기에서. 

 

* 이번 주말(5월 30-31일-6월 1일)엔 스페인 그랑프리가 있습니다. 바르셀로나-까딸루냐 서킷은 프리시즌테스팅 단골방문지였다가 요 몇년새 사키르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신선해진(?)데긴 한데 - 뭔가가 있을지 어떨지는 가 봐야 알 것 같아요. 어쨌든 까딸루냐가 '제대로 된 레이스트랙'이긴 하니까요? 이건 큰 차이를 줌. 이몰라가 살짝 보여줬듯이요. 트랙 성향이나 특성은 다르다 해도.

 

* 예정된 기술지침 강화 시점도 이번 스페인 그랑프리 주말부터(BBC F1의 지난 기사 참고). 이것이 팀별 차 성능 차이에 영향을 미칠까요? 모두의 테스트베드 소리를 듣는 까딸루냐인 만큼 업데이트 패키지 가져올 걸로 예상되는 곳도 여럿이어서, 끝나고서도 이런저런 얘깃거리가 될 것 같아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편지는 6월 10일에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유로피안 첫 3연전 끝나고 몬트리올 전이 되겠네요. 다시한번 시차의 고통 속으로 제가 한 번 뛰어들어보겠습니다? 

즐거운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 내용의 부분인용은 가능하나 출처를 밝혀 주시고, 다른 사이트나 SNS에 전문 공개는 하지 말아 주세요.

* 댓글, 쪽지, 커피 등등 피드백 언제나 환영합니다!
그밖에 질문이나 다루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note.from.po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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