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07 그 수레들이 요란함

제다 2025 이야기, 시즌 첫 3연전 마무리, F1아카데미를 보십시오

2025.0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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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과 이런저런 탈것경주 잡담들. 매월 첫째/셋째 화요일에 보내드립니다.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p입니다. 

F1 아카데미 제다 경기는 재미있게 보셨나요? 혹시 놓치셨다면 F1 아카데미 유튜브 채널에서 다시 보실 수 있으니 시간 여유 되고 심심하실 때 한 번 살펴보십시오. 어린 분들이 F1 으른들보다 낫다, 는 걸 보여줬다 해야 할지.

정작 제다 주말의 메인인 F1쪽 레이스에서는 첫 랩부터 무슨 2021시즌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바람에 - 드라이버들끼리의 "첫 랩 사고"보다도, 그 이후 특정 팀의 팀 프린시펄이 미디어 상대로 벌인, 일종의 언론플레이가 참 오랜만에 징그러웠답니다. 이게 2025시즌 현 시점 F1을 보여주는 어떤 한 장면같기도 하네요. 

그러니까 움직이는 물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스틸이미지로 들고와서 우겨봤댔자 ... / 출처 https://x.com/ChrisMedlandF1/status/1914049056361361809
그러니까 움직이는 물체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스틸이미지로 들고와서 우겨봤댔자 ... / 출처 https://x.com/ChrisMedlandF1/status/1914049056361361809

그렇고그런 수레들이 요란하게 굴러다니는 엪1 동네, 그 사이에도 또 뭔가 이래저래 일들이 많았습니다. 굵직굵직한 것들부터 짚고 제다 주말 얘기를 좀 더 할게요. 

 

최근 소식들  

* 제바스티안 베텔 오랜만의 트랙사이드 행보, 그런데 F1은 아니어서 더 흥미로운 케이스. 제다 2025 주말을 앞두고 베텔이 "Race4Women [Challenge Me]" 이벤트를 열었습니다(F1.com 뉴스도 참고하셔요). 풀뿌리 탈것경주 그것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자 드라이버들을 대상으로 여는 이벤트: 각별하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에 운전이 허용된 건 2018년 일입니다(그 전까지는 법적으로 아예 금지했었음).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꽤 진지하게 이쪽 일에 꾸준히 관심 갖고 이것저것 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더요. F1에서 드라이버스 챔피언십을 4회 연속으로 거머쥐었던 드라이버의 이야기로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주중에 이런 재밌는 일을 하고서 주말의 F1은 거들떠도 안 보고 다시 자기 할 일 하러 간 게르만4챔 ... 과연이랄지. 은퇴 후의 행보도 은퇴 전만큼이나(어쩌면 그보다 더?) 재밌는 케이스같습니다. 

 

* 2026 기술규정-엔진 얘기. 2025년 4월 말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계속 말이 나오고 있다는 건 뭔가 심상찮다는 것이겠지요. 표면적인 이유는 2026시즌부터 독자 개발을 하기로 한 집과 기존에 엔진 만들어오던 집들 사이의 기술(및 성능)격차 발생 우려인데 제가 보기엔 어째 "2014-15시즌 메르세데스"같은 일을 걱정하는 것 같단 말이에요? 팀들 사이에서 쉽게 합의를 볼 수 있을 것같지는 않습니다(자세한 이야기는 BBC.com 기사를 참고하시길). 와중에 페라리가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 같은 느낌도 약간은 듭니다만, 모를 일이죠. 디스 이즈 포뮬러 원. 

 

FIA 회장 모하메드 벤 술라옘이 올초 도입된 이래 두루두루 비판받고 있는 운전자 발언 제한 규정을 "개선"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그나저나 이걸 왜 개인 인스타그램으로 푸는지는? 다양한 분야 드라이버들의 건설적 피드백을 바탕으로 (문제의) "부록 B" 개선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는데 글쎄요. 이 6논란9의 맥락을 함께 다룬 the Race 글도 살펴십시오. 

 

* 이따가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제다 2025 첫 랩 첫 코너 피아스트리 vs 베르스타펜 문제. 이걸로 베르스타펜에 5초 페널티가 나간 걸로 RBR 쪽에서 꽤나 시끄럽게 구는 - 한쪽은 그랬고, 어떤 한쪽은 "침묵"하겠다 하는 - 바람에, 스튜어딩 문제와 "페널티 가이드라인" 문제가 또 나왔지요. 사실 규정은 늘 그 자리에서 한결같았고 근 몇 년에 걸쳐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인에 특수할 정도로 관대하게 적용되었던 문제가 있다 보는 쪽입니다만, 이게 이렇게까지 될 일인지. (다시)백인 남자들끼리의 (F1스러운?) 경쟁 구도가 되어서인지 뭔지... 여튼 the Race의 구구절절한 설명BBC의 건조함을 비교해 보는 것도 또다른 흥미 포인트가 되겠습니다.

 

* "더 광범위한" 기술 논란들이 경쟁의 묘미였다는 스테파노 도메니칼리 발언이 새삼 도마에 올랐습니다. Autosport.com 단독 인터뷰에서 나온 얘긴데, 현 F1 CEO인 이 아저씨가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페라리에서 일하면서 겪은 사건사고들이 꽤 많긴 할 거거든요?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로 애정어린 회고를 하고 있어서 지금 위치/역할에 비추어봤을 때 적절한 발언이 맞긴 한지 약간은 의심스러웠답니다. 윗물부터 저런 태도라면 한동안 이런저런 논란(과 의심과 기타등등)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기도 하네요. 

 

 

2025시즌 R05/24 사우디아라비아 GP - 시즌 첫 3연전 마무리 

한 줄로: 양대 챔피언십 모두 리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파파야 여러분

....은 저의 입장이고요. 보시다시피 저는 팔이 안으로 굽는 사람입니다 역관절소지자가 아니니 당연함.

어지간한 시차 문제는 버티면서 그냥 보는데 이 제다 2025 주말은 좀 힘들었어요. F1 스케줄은 FP1, FP2를 건너뛰고 FP3부터 제대로 본 것 같습니다. 저녁/밤 레이스인 거 감안하면 낮 세션은 크게 의미가 없었겠지만 - 그래도 흥미로운 점이 있긴 있었어요. 트랙 온도 높을 때는 맥라렌의 상대-우위가 훨씬 더 두드러지더라고요? FP3 같은 경우 잠깐의 옐로 플랙 상황 외엔 참 잔잔한 세션이었는데, 거의 "맥라렌과 나머지들" 수준으로 앞서간다는 인상이었습니다. 물론 제다는 밤 경기니까 얘기가 좀 다르긴 했지요. 

 

퀄리파잉 세션. Q1에서 베르스타펜이 반짝 올라와 p1 가져갔지만 Q1이었고, 여기까지만 해도 맥라렌만큼 충분히 빨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Q2 진출 컷은 p1 +0.793. 28초 4 플러스마이너스 0.2에서 결정될 거란 예상 대충 맞은 듯. 아자흐가 문 닫고 Q2 올라갔으며 트랙리밋 넘김 문제 등으로 인한 기록 삭제가 몇 개, 아주 잠깐의 옐로 플랙 빼고는 '제다치고는' 별 일 없는 세션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Q1 두번째 시도 하러 나가던 가슬리 오른쪽 앞 타이어 블랭킷 덜 벗기고 내보낼 뻔 한 건 당황스러웠습니다. 알핀 대체 왜...

Q2때부터는 맥라렌 우위, 노리스 쪽이 빨랐고 피아스트리도 '어떻게 잘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음' 수준으로 괜찮았습니다. 숏 런에선 메르세데스도 괜찮았고요. 페라리의 해밀튼이 Q3 문 닫고 올라갔고 기록상 썩 만족스러운 모양새는 아니었지만(p1 +0.621 정도) Q2 최고기록 기준 p1-p4가 0.118이었던 바람에, 앞쪽은 굉장히 재밌다면 재밌게 흘러갈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림이 되었었답니다.

그리고 문제의 Q3, 옐로 플랙만 떠도 식겁하게 되는 이 트랙에서 맥라렌 입장에서 너무 아쉬운 토요일 결과가 나왔습니다. 맥라렌 입장에선 아쉽고 큰외양간의 에이스는 어쨌든 필요한 때는 한다, 는 걸 보여주었으며 - 그런데 그것도 차가 받쳐줘야 가능한 거죠 그 섹터1 기록만 해도 - 그래서 더 최근에 도는 계약관련 잡음/썰들이 웃긴 건데... 그건 그거고. 이래저래 턴5 빠져나가면서 삐끗한 순간 그대로 레드 플랙을 소환해 버린 노리스가 제일 아쉽게 되었겠으나, 0.010초 차로 p2 된 피아스트리도 만만찮았을 겁니다. 

제다 2025 Q3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제다 2025 Q3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사실상 한 방 각, 이라고 생각했고, 대부분 그랬지만, Q3 남은 시간 안에 외양간이 어떻게든 "두 번 시도"를 했던 게 흥미로웠습니다. 베르스타펜 p1 간 데 그 영향도 있겠죠. 그런데 차 두 대인 거 좀 기억하지 그러냐 츠노다도 저거보다 좀더 올라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하는 얘기가 맞음. 츠노다가 앞쪽에서 끌어주기/"토잉"/슬립스트림 이득 주기 등등을 시도했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였긴 했고요. 세꼭지별도 꽤 괜찮습니다 그 W16도 저쪽 기사양반이 반은 말아주신 거라고 보지만, 그 팩터 빼놓고 보더라도 러셀도 좋은 퀄리파이어라고 생각하거든요. 

한편 페라리의 해밀튼 쪽은 아직까진 결정적 상황에 머슬 메모리가 발동해버리는 것인지 Q3때엔 살짝살짝씩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올라갔으니까 할 수 있는 얘기 아니겠냐며. 그쯤 한 드라이버면 필요시 머슬메모리도 꺼버릴 수 있을 수도 있겠죠 여러모로 "적응"의 문제겠거니 합니다. 르클레르 쪽도 쪼끔씩 아쉬운 거 보면 이건 차 밸런스/"셋업 윈도" 문제도 있겠지 싶고요.

아무튼 그래서 재밌게 된 건 p10, 다섯째줄에서 스타트를 하게 된 노리스입니다. 어디까지 올라갈지 여기서 존재-증명 세게 하고 갈 것인지 아니면 피아스트리가 이참에냅다우승하고 챔피언십 리드(!)를 가져갈지. 어느쪽이든 저희집에서는 무사히 잘 마치면 좋은 일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더 많은 결과였습니다.

 

그나저나 그리드 이대로 나온다면 앞쪽 꽤 재밌겠군요 그런데 첫 랩 괜찮겠냐...고 메모했던 딱 그 모양대로 레이스 첫 랩이 펼쳐진 건 안 웃긴 일.

제다 2025 레이스 스타팅 그리드
제다 2025 레이스 스타팅 그리드

제다 2025 레이스에서는 피아스트리가 우승하면서 시즌 처음으로 <폴 아닌 데서 우승한 드라이버>가 됩니다 그치만 첫줄스타트긴 했지요. 2025시즌 초반 특히 두드러지고 있는 이 폴 투 윈이 사실상 레이스 우승의 유일한 답안같이 되어 가는 문제, 이건 제가 줄창 하는 그 2022기술규정 비판으로 이어지는 그것이기도 합니다. 더티 에어 영향 줄이고 더 많은 추월이 가능하게끔 어쩌구저쩌구는 선전용 문구였을 뿐이고 실상은 이전보다 더 심한 클린에어아니면노답. 을 조장하는 거 같다는 그 얘기(추월 난감해진 건 덤).

"돌아온 그라운드이펙트 시대"도 내년 있을 기술규정 개정 앞두고 대충 마무리될 예정이니까, 엪1동네에서 늘상 그랬듯이 올 시즌엔 특히나 더 '개정 전 막바지, 현행 규정의 최고점'을 뽑아내려고 팀들이 노력 중일 텐데요. 그래서 이 기술규정 자체가 지닌 단점도 더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소위 "휘는 날개/플렉시 윙"논란도 늘상 따라붙는 거지만 - 물리를 통째로 금지할 수 없으니깐 - 이쯤 되면 못 잡는 건지 안 잡는 건지 꼬인 사람들이 얘기 꺼낼 만한 수준까지 간 것같기도 하단 말이에요(제다 2025에서의 맥라렌 vs 메르세데스 상황이라든지를 볼 때).

뭐 그건 그거고.

맥라렌의 피아스트리가 우승하면서 시즌 3승째를 거두면서 2010시즌 RBR의(!) 마크 웨버(!!) 이후 호주산 남드라이버가 처음으로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선두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 드챔p2도 저희 집 노리스임. 와!!!! /기쁨 /기쁨 

 

조금 더 레이스 얘기를 하자면: 

먼저 날씨 문제. 낮이 뜨거워서인지 레이스 시작할 때 기온 28.4도 트랙 온도 37.9도 / 끝날 때쯤 31.6도 36.2도로 뭔 이런 열대야 컨디션이 ... 싶은 그런 날씨였습니다 습도도 높았어서 드라이버들 힘들었겠어요(시작할 때 74% - 끝날 즈음에도 48%). 특히 루키들. 찬물로 씻어서 얼음통에 담갔어야 했다고 봐요 팀 여러분들이 어련히 잘 챙겨주셨길 바랍니다. 

레이스 극 초반에 세이프티 카가 나오는 바람에 - 였는데, 어느정도 정리?된 다음인 L9부터 L50까지 랩타임 기록들을 살펴보면 다들 어뜨케든 1스톱으로 끌고가려고 힘낸 느낌도 있습니다. 포인트피니시 해낸 드라이버들 사이에선 p4 노리스, p10 아자흐만 전략이 반대(나머지는 하드-미디움, 그 둘만 미디움-하드 순으로 사용. 섹터별 최고기록도 꽤 재미있었는데 특히 재밌는 건 르클레르의 섹터 1, 3이었어요. 정말 박박 끌어내서 달렸구나 싶은. 더 자세한 데이터는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둘 다 첫 미디움 스틴트 길게 가져가면서 나왔던 것 같은데, p1 자리에서 달릴 때가 페이스 좋긴 좋았습니다. 역시 클린 에어가 답인지. 다들 퀄리파잉 세션에 집중합시다? 도 아니고 참.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레이스 체커드 플랙 후 라이브타이밍 스크린샷 

이 다음은 팀별/성적순으로 두드렸던 메모를 갈무리해봅니다: 

맥라렌: 피아스트리 p1, 노리스 p4. 노리스 쪽은 아쉬울 수 있으나 p10 스타트였음 감안합시다(제다 추월도 잘 안 나오고 서킷 특성상 퀄리파잉 빡세기까지 하죠. 그런데 크래시 당첨이 왜 우리집운전자냐). 좀 더 올라올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해밀튼 sunbaenim이 L11-14/50즈음을 재밌게 밀당해주시는 바람에 그만. 타이어 전략 반대로 간 거 괜찮았어요. 앞에서 이야기했듯 SC도 극초반에 딱 한 번 나와서 전략 면에서 많은 난감함 추가되진 않았고 ... 현 시점 차는 이 집이 제일 괜찮습니다(무난하게 빠르단 얘기). 이게 개발-한계까지 간 건지 지난해(2024) 마이애미 이후의 괜찮은 차를 쫌 더 괜찮게 다듬어온건지. 어디까지 다듬을 건지 + 윙 합격여부는 안심해도 되는지, 까딸루냐에서부터 발효되는 더빡센기술지침 문제라든지... 뭐 이것저것 고민거리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일단은 경쟁에서 우위 가져간 건 맞으니까요. 문제는 집안싸움 가능성. 양쪽 다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제대로 된 대결에 익숙하다 보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 처음이면 더 절실할 수 있죠 게다가 규정변경 다가오면 "다음"이 있을지 어떨지 모르잖아. 그 간절함을 노리고 이제 미디어비스무리들이 팝콘각을 조장하면서 별 헛소리들로 바깥에서부터 지지고볶아댈 가능성 있는데 그러든지말든지 저는 일단은 즐겨보기로 합니다. 싸워도 우리집에서 싸우는게 나아. 좀 속 타서 그렇지.

RBR: 베르스타펜 p2, 츠노다 DNF. 츠노다는 첫 랩 사고가 여엉 불운했고(하필 또 가슬리하고 겹쳤어요 인연 뭘까. 그런데 둘 다 어쩔 수 없었을 상황이었기도 했음) 그거 빼면 뭐 ... 일단 베르스타펜이 폴을 잡았었다는 데서도 알 수 있지만, 지금 외양간 차는 "똥차"론과 거리가 멉니다 그것도 상당히. 특히 제다 2025에서의 베르스타펜은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빨랐고요. "언더독/피해자"서사" 원하는거 뭐 알겠고 팀 차원의 반항-기믹도 뭐 알겠고 그래 그렇다쳐 그런데 그 턴1-2 문제에서 제다 2021 생각 안 날 수가 없단 말이죠(그건 캘린더상 R21/22였고 이번은 R05/24 니까 얘기가 많-이 다르다고는 하나). 페널티와 결정문들 문제도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베르스타펜이 지닌 드라이버로서의 "재능"문제를 누구도 부정하지않을 상황에서 - 아마 가장 심각한 수준의 해밀튼 팬들도 베르스타펜이 빠른 드라이버라는데엔 동의할 것-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의 문제가 남는 스튜어딩. 지금 시즌 초반인데 이러고 있다는게 더 문제겠습니다.

자리 바로 돌려주었다면 우승을 놓치는 그럴 일도 없었을 가능성 더 높지만 그걸 안+못 하는 게 베르스타펜이 아직도 "성숙"하지 못했단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2021시즌보다 나아짐 비스무리한 게 있긴 있다면 대놓고 들이받진 않은 거 정도? 그런데 외양간 윗대가리들 꼴 보면 음 ... 그쵸 왜 아직도 그 모양인지 알 거 같고 그렇지. 어려서 데뷔해서 (나이상의)"또래" 드라이버들 때문에 착각 일으키기 쉬운데, 베르스타펜도 F1에서 벌써 11년차고 200GP 넘겼습니다 그러면 저러고 다닐 시절도 진작에 지났다 생각. 성장 내지는 성숙은 자기 몫. 

한편 츠노다는 큰외양간에서 치르는 세번째 그랑프리 다 달려보지 못한 게 아쉽겠습니다. 왜냐면 베르스타펜 끌어주기 하느라 Q3도 두번째시도 제대로 안/못 한 것치고는 일단 "Q3까지 갔다"는 데에서 보이듯이 잘 하고 있기 때문에. 올 시즌, 특히 여름방학 전에 츠노다가 어디까지 자기-자리 찾아갈지가 매우 궁금합니다. 저는 외양간윗대가리들이 츠노다를 "올려 준"게 아니라 빠른 드라이버가 빠른 차 찾아간 쪽이라 보기 때문에 더더욱요.

페라리: 르클레르 p3, 해밀튼 p7. 빨강 팀은 올 시즌 영 그저그렇게 시작한 것치고 그래도 첫 포디움을 챙겨 가져갔습니다(이 드라이버 조합이기 때문에 "영 그저그렇게"인 것). 올해 차가 지난해 차에서 컨셉 변경 꽤나 들어간 거란 얘기가 있던데, 기술규정 막바지에 왜 그랬나 싶지만 뭐 나름 이유는 있었겠죠. 좀더 나은 결과 기대하기란 이 서킷+지금 차 고려하면 무리였을 거 같고. 전반적인 랩 기록+섹터별 최고기록 보면 르클레르는 할 수 있는 최대한 또는 그 이상을 했다고 봅니다.

재밌는 건 해밀튼 쪽인데, 분명히 이 주말 내내 고생깨나 했고, 스스로도 엄-청나게 스스로의 결과에 실망한 모양같지만 - 저 기사양반이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 대단히 빡센 편이란 점 감안해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 - 문제의 노리스와의 밀당 문제는 물론이고 노리스나 베르스타펜 상대로도 제법 매콤한(?) 면모들을 보여줬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안 맞는 차"로 저렇게 하고 있는 거란 말이지- 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단 얘기. 이것도 제가 일종의 팔-안으로 굽기 모먼트일 수 있겠지만. 제다 코니쉬의 문제의 마지막코너-메인 들어오는 그 자리를 비롯한 몇몇 포인트들에서 정말 기가막힌 자리 넘겨줄 것 같지만 안 주거나 줬다가 다시 뺏어가기 이런 것들을 보여주시더란 말이죠 노리스도 결국 그 차 넘어가기 위해선 윌 선생님의 조언이 필요했을 정도(피아스트리 쪽도 해밀튼 넘어가면서 이 팀 공유 받았던 것도 있었고요).

그 해밀튼-노리스 배틀이 사실상 르클레르의 포디움을 지켜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물론 르클레르가 페이스 관리를 매우 잘 했고, 빨강팀 사람들이 적절한 핏스톱으로 맞춰낸 게 만만찮게 중요하기에 “어느 정도”지만. 저런 조력이 있다고는 하나 르클레르 p3 간 건 르클레르가 잘해서가 더 큽니다 3:7 정도로 보는 쪽. 첫 스틴트 정말 좋았거든요 클린에어 만난 이후엔 특히 더. 여기서끝내면안될까요? 하시던 타임라인 빨강팀죠와하시는분들 마음 이해;

적게는 두 랩, 길게는 네 랩까지도 볼 수 있는(제다 2025 L11-14/50 참고) 저 "밀당"때문에 노리스가 놓친 시간(과 타이어 소모) 생각하면 그리고 그 사이 꾹꾹 밟아 달리고 있던 르클레르 고려하면 저 해밀튼의 밀당은 개인 차원에서의 자리싸움이기도 하지만 큰 그림에서의 팀플레이이기도 합니다. 노련하죠. 링크한 클립에선 해밀튼이 넘어가는 부분만 있지만 그거 말고 추월당한 그 순간 다시 자리 잡아채내는 그게 재밌었어요. 저 터키아이스크림장수 행동(...)이 나오기 좋은 데란 걸 알고 있는 거랑 실행하는 건 다른 문제. 레이스 결과가 좀 더 좋았다면 좋았겠지만 나쁘지 않았다고 봐요. 물론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 기준이 다른 거겠죠. 

메르세데스: 러셀 p5, 안토넬리 p6. 스타팅그리드 대비 최종 결과는 러셀 두 칸 내려옴, 안토넬리 한 칸 내려옴. 숏 런까진 어떻게 해냈는데 레이스가 되니까 아 타이어 관리가 힘들었나보다 합니다. 이쪽은 앞쪽 닳는/과열되는 문제로 꽤나 고생한 거 같은데 누군가가 질문했을 테니 디브리프에서도 얘기 나왔었겠지 싶어요. 순위가 다가 아님, 이 이제 체커드 플랙 이후 기록지 보면서 종종 드는 생각이고 p4 노리스 - p5 러셀 인터벌 보고서도 그랬습니다. +18.040이라니 거의 공짜핏스톱한번가능 레벨의 거리가 벌어진 건데(제다에서는 SC없을 때+꼬이지않는다는전제로 소모시간 한 19-21초 잡는 편). 맥라렌 빠르다니깐.

윌리엄스: 더블 포인트피니시 성공. 컨스트럭터스 챔피언십 5위. 윌리엄스를다시그레잇하게만들고있는제임스V선생의 ... 뭐 그런거 이전에 일단 드라이버들이 잘해줬죠 사인스 p8, 알본 p9. 사인스는 두 칸 내려왔고 알본은 두 칸 올라갔고. 조금 더 다듬어보면 엌케 더 잘될듯도한데...?인데 이제 내년 준비가 또 있으니까 자원-배분 문제가 고민될 듯 싶습니다. 그리고 사인스에 포커스 많이 맞춰져서 그렇지 지금 이 집 포인트-살림 책임지다시피 하고 있는 건 그로브의 본의아닌 가장(?!) 알본이라는 점. 이 집 팀 프린시펄이 맨날 자기네드라이버들에 호평을 멈추지않는데엔 이유가 있겠지 싶음.

작은외양간: 아자흐 p10, 로슨 p12. 아자흐 네 칸 올림, 로슨 유지. 후자가 루키에 기대되는 정도의 결과고 전자도 오오 굉장해 나오는 그런 수준입니다 몇몇 예외가 눈을 높여놔서 문제지.; 레이스 때는 이쪽도 지켜본 거 같은데(중계에 많이 잡혔는지는 다른 문제;;) 어째 기억이 흐릿합니다. 보완해 주실 분 구함.

아스톤 마틴: 둘 다 포인트권 바깥. 영 심란한 결과입니다. 알론소 p11, 스트롤 p16. 스트롤은 미디움으로 시작해서 일찍 하드로 바꾼 다음 버티면서 혹시나 모를 SC 노렸던 것 같은데 아 무리... 어려웠네요 이번 주말도. 알론소는 2025시즌 이 시점까지 0포인트 상황. 

하스: 베어만 p13, 오콘 p14. 이렇게 보면 별로같아도 베어만 2칸 올리기+오콘 5칸 올리기 결과랍니다. 심지어 오콘은 50랩짜리 레이스에 미디움 1랩+하드 49랩이라는 광기 레이싱. 포인트권 바깥이어도 순위경쟁은 있다는 증명. 체커드 플랙 시점에서 베어만-오콘 차이가 20.529니까 핏레인 소모시간 문제도 대충 차들로보여주신 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우버: 휠켄베르크 p15, 보토레토 p18. 보토레토도 오콘이랑 같은 전략. 루키의 광기... 알론소 제자라 그겁니까... 알론소하고 티격태격도 살짝 있었고. 나름 분량(?)은 있었음.

알핀: 두한 p17, 두한 광기전략 시도했다가 미디움-하드-하드로 2스톱. 이 일요일에 유일하게 2스톱 가져간 드라이버였습니다. 가슬리가 첫 랩 리타이어한 바람에 같은 전략이었을지는 물음표. 저 엔스톤이 타이어 작동하게 하는 법 맥라렌만큼은 아니라도 뭔가 찾아낸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가슬리가 리타이어해버린 바람에 레이스에서 관리도 되는지는 알 길이 없어졌네요! 아이구.

빠뜨린 팀 없죠? 여튼 제다 2025 대충 그랬습니다. 저 인터벌/갭 문제가 참. p1 피아스트리-p2 베르스타펜 쪽은 체커드 플랙 시점 +2.843. p1 - p3 르클레르까지도 +8.104인데 p3 르클레르 - p4 노리스는 +1.092고요. 앞서 얘기한 p4 노리스 - p5 러셀이 +18.040, p7 해밀튼 - p8 사인스 사이가 또 +25.557. SC가 매우매우 초반에 나왔고 일찌감치 정리되었기 때문에 그 영향은 판단에 고려할 필요가 적다 생각하고요. 빠른 팀들이 빠른 가운데 맥라렌이 확실하게 빠르긴 함, 그런데 외양간은 느린척하지마셈 정도는 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퍼포먼스와 무관한 주최측의 억지-드라마 만들기 내지는 왜곡 문제. 내가 아무리 외양간헤이터라도 이건 짚어야됨. 팀라디오 메시지에 욕설 들어간 거 아니었는데 삐 처리 하고 별표 표시했으면 그거 날조죠. 엉뚱하게 잘라붙이는 거만 왜곡인가.

챔피언십 상황은 대략 이렇게 되어 갑니다
챔피언십 상황은 대략 이렇게 되어 갑니다

올 시즌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대결구도가 베르스타펜 vs 노리스 될 거란 예상 꽤 많았었죠. 그런데 이 3연전 치르면서 피아스트리가 치고올라오면서, 어느 쪽이 되었든 그 슈마허 이후 아무도 못 한 5연속 드라이버스 챔피언이냐 명가의 부활 이냐 그런 그림이 될 수도 있게 생겨서 - 스튜어딩 문제로 시끄러워질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작년에도 좀 있었잖아요? 중후반부터.

저 "5연챔" 문제는 2021시즌하고도 좀 얽히는 데가 있어요. 그때가 그 슈마허 이후 아무도 못 한 5연챔+최초의 8챔이냐 아니면 새로운 드챔 그런데 이제 백남인 구도이기도 했었어서. 적어도 올해 그림은 양쪽 다 백남일 예정이라 그때보다는 덜 뻔하게 돌아가게 생기긴 했습니다. 너무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라인업을 갖춰 버린 빨강팀이 언제 올라와주냐의 문제도 있고요.

어쨌든 큰외양간 윗대가리들의 발작적 언론플레이가 뭔 24경기짜리 시즌의 5라운드부터 펼쳐진 거 보니까, 외양간헤이터 입장에서 여엉 떨떠름해지는 거 어쩔 수 없고 그 경기인 제다 2025 모양새가 또 그랬고 ...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팀의 운전자가 우승해서 저는 일단은 즐거워하고 있습니(일어나지않은일을 미리 당겨 걱정하진 않으려는 쪽이라는 것에 가깝지만). 그래서 누가 드챔했으면 좋겠냐고요? 우리집 둘 중 더 빠른 쪽. 물론 규정 안에서다. 설마하니 세나-프로스트를 하지는 않겠고(...그러지말아야된다남드라이버남들아제발) 2016시즌 메르세데스처럼 한쪽에 쏠린 기계적 결함 문제로 괜히 의심 남길 것 없이, 빠르고 안정적인 차 가진 김에 제대로 겨뤄보았으면 합니다. 양쪽 드라이버 팬들은 어지간히 스트레스 받을 거고, 저도 어느 순간에는 반지 끼워 주고 싶은 손가락을 고르게 될 것 같은데 지금은 둘 다 깨물면 아픈 손가락 상태여서요. 누가 드챔을 할지보다 우리집이컨챔드챔둘다가 중요한 쪽.

아무튼, 드챔경쟁-비스무리를 그래도 둘 다 작년에 찍먹은 해 봤으니까 어련히 올해 잘해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왜 "막연한 기대"냐: 가 봐야 알 일이기 때문입니다 탈것경주동네 특히 F1에선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게 마련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세상 일들이 그렇듯이요.

어쨌든 월요일새벽2시스타트라는 말도안되는 시간대에 일어나 볼 만 한 레이스였냐의 문제: 저희집드라이버가우승했는데 저야 당연히 좋았죠 그런데 그런 팩터 치워놓고 보면 아 이거 너무한데 싶었어요. 누가 빠르고 자시고를 떠나 퀄리파잉 결과가 전부, 처럼 되어가는 모양새여서요. 타이어 탓도 크다 봅니다. 그렇다고 2013시즌같이 피렐리가 대대적으로 개입/롤백을 시도할 것같진 않은데 ... 좀 더 지켜보기는 하려고요(*이러다 시즌 끝까지 보게 되는 편;). 

 

 

그리고 다가올 이것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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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아카데미 넷플릭스 시리즈가 마침내! 옵니다! 5월 28일 공개 예정. netflix.com의 시리즈 소개글도 살펴보셔요. 저 넷플릭스의 [F1: The Academy]에서는 F1아카데미 2024시즌 얘기를 다룰 예정이라(에피소드 7개 구성 예정이라 합니다) 요즘 이야기는 직접 확인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제가 두드린 엪1아카데미 소개글은 이쪽에.

 

* 난데없이 메르세데스가 키미 안토넬리 다큐멘터리 [The Seat]를 넷플릭스 통해 공개한다 알렸습니다. 5월 5일 공개 예정이라는데 스폰서십이나 뭐나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어린 드라이버한테 지나친 부담 안겨주기가 되는 건 아닌지 싶기도 하네요. 루키 시즌은 좀 루키 시즌답게 보낼 수 있게 냅두면 좋겠는데, "그 자리" 전 주인 문제도 있고 지금 그 팀 입장도 그렇게 마냥 냅둘 수만은 없고 그렇겠지요. 잘 하고 있는 어린 드라이버의 첫 시즌 지켜보는 입장에서 약간 복잡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예고편 1분 버전은 이쪽

 

* 멧 갈라 2025 호스트 중 한 명으로 루이스 해밀튼이 참가한다-는 이야기는 이 뉴스레터에서도 한 적 있었지요? 보그 미국판 2025년 5월호 표지에도 등장했고 - 남자 유명인이 이 잡지 표지에 등장하는 건 대단히 드문 일입니다, 역시 전시 주제가 주제여서인지 - 커버 인터뷰도 흥미로웠습니다(특별호 만들기 뒷이야기 영상도 좋았고요). 미국 동부 표준시 5월 5일 저녁부터 유튜브 중계도 있다고 하니까 한국시각으로는 6일 오전이 되겠습니다. 마이애미 그랑프리 직후겠네요. 자고일어나서 아침부터 폭풍트윗하고있을 저에게 미리 치어스...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편지는 5월 13일에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마이애미 GP 이야기와 이몰라 GP 앞두고 있을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될 것 같습니다.

즐거운 날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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