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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찾는 사람'과 '시장을 키우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한다

2026.03.04 | 조회 1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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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 My CMF

PMF는 찾으면서, CMF는 안 찾아?

"아이디어 좋네요, 바로 해보시죠."

시리즈 A 스타트업에서 이 말은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실행하고, 결과를 보고,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속도가 성과를 만들었고, 그 성과가 이직의 자신감이 되었습니다.

시리즈 C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뒤 같은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돌아온 반응은 달랐습니다. "데이터 근거가 있나요? 예산 승인은 받으셨어요?"

지난 뉴스레터에서는 프로덕트 메이커 직군의 미스매치를 봤습니다. 비즈니스 직군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시장을 찾는 사람'과 '시장을 키우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합니다.


패턴 1: 1인 마케팅 팀이 조직 마케팅에서 부딪힌 것

시리즈 A 스타트업에서 1인 마케팅 팀으로 2년간 일한 마케터가 있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팅, 콘텐츠, SNS, 커뮤니티, 랜딩페이지 제작까지 전부 혼자 했습니다. 예산 거의 없이 MAU 3만을 만들었습니다.

시리즈 C 스타트업에 지원했습니다.

면접에서 받은 질문:

"CRM 리텐션 캠페인으로 Day-30 리텐션을 개선한 경험이 있나요?"

이 마케터에게 CRM은 메인이 아니었습니다. 예산 0원에서 시작해 유저를 직접 데려오는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돌아온 피드백:

"다재다능한 분이시지만 저희는 Acquisition 퍼널 전환율을 CRM으로 0.1% 끌어올릴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해당 회사에서는 좋은 결과를 받지 못했지만 다른 시리즈 C 스타트업에 지원해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입사 후에 시작됐습니다.

첫 주에 아이디어를 10개 쏟아냈습니다. "이 채널 테스트해 보죠, 이 캠페인 돌려 보죠." 시리즈 A에서라면 바로 실행에 옮겼을 겁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매번 같았습니다. "예산 승인부터 받아야 합니다.", "데이터 기반 가설 문서를 먼저 만들어 주세요.", "프로덕트팀이랑 일정 조율이 필요합니다."

시리즈 A에서는 프로덕트팀과 한 몸으로 움직였습니다. 유저 피드백을 직접 수집하고, 바로 반영했습니다. 마케팅과 프로덕트의 경계가 없었습니다. 시리즈 C에서는 각자의 영역이 명확했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요청하고 조율해야 했습니다.

3개월 뒤에야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면접을 통과한 건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 진짜 적응해야 할 건 역량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였습니다.

결국 이 분이 찾은 방법은 시리즈 A에서의 속도를 버리는 게 아니라, 시리즈 C의 구조 안에 녹여내는 것이었습니다.

"예산이 제한된 환경에서 A/B 테스트를 직접 설계해 전환율을 개선한 경험이 있으니, 지금 이 팀에서는 그 실험 설계 역량을 기존 예산 운영에 적용하겠습니다. 빠르게 돌리되 데이터는 함께 쌓겠습니다."

속도를 포기한 게 아닙니다. 속도를 발휘하는 방식을 바꾼 겁니다.


패턴 2: 혼자서 고객 10곳을 따온 사람이, 팀을 설계하지 못하는 경우

시리즈 Pre-A에서 3년간 일한 영업 담당자가 시리즈 B의 세일즈 매니저 포지션에 지원했습니다. 회사의 첫 번째 매출을 직접 만든 사람이었습니다. 잠재 고객을 찾고, 미팅을 잡고, 데모를 보여주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전 과정을 혼자 해냈습니다.

면접에서 받은 질문:

"세일즈 플레이북을 표준화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팀원 5명이 일관된 성과를 내려면 어떤 구조가 필요한가요?"

세일즈 프로세스 전체가 이 분의 머릿속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꺼내어 문서로 만들고 다른 사람이 따라 할 수 있게 설계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돌아온 피드백:

"개인 역량은 뛰어나시지만, 저희에게 필요한 건 반복 가능한 세일즈 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분입니다."

시리즈 Pre-A에서 세일즈는 어쩌면 창업자 다음으로 고객을 만나는 사람입니다.

고객이 "이 기능 없으면 안 써요"라고 하면 바로 옆자리 개발자에게 말하여 다음 주에 반영되곤 합니다. 고객의 목소리가 곧 로드맵입니다.
이 단계에서 영업 담당자는 단순한 영업이 아니라, 시장이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찾아오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시리즈 B의 영업 담당자는 다릅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개인이 잘 파는 것보다 누가 해도 비슷한 성과가 나오는 구조를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고객 요청은 우선순위 미팅에서 다른 팀의 요구사항과 경쟁하고, 데이터로 근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분은 같은 규모의 영업 담당자로 직행하지 않았습니다. 한번 거쳐갈 경유지를 선택했습니다.
타 스타트업의 첫 번째 시니어 영업 담당자로 합류해, 혼자 파는 경험 위에 팀을 만들고 프로세스를 표준화하는 경험을 아래와 같이 쌓았습니다.

"초기에 혼자 첫 고객 10곳을 직접 찾아 클로징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과정을 체계화하여 세일즈 플레이북으로 만들었고, 팀 3명이 동일한 프로세스로 분기 ARR을 100% 성장시켰습니다."


패턴 3: '전략'이라고 쓰고 '생존'이라고 읽는 포지션

빅테크에서 수년간 전략 기획을 담당한 분이 시리즈 A 스타트업의 전략 포지션에 지원했습니다. 신규 시장 진출 전략, M&A 검토, 전사 KPI 체계 설계까지 구조화된 분석 경험이 풍부했습니다.

면접에서 받은 질문:

"런웨이 6개월 남은 상황에서 다음 라운드까지 어떤 숫자를 만들어야 하고, 그걸 위해 이번 주에 무엇부터 할 건가요?"

이 분이 해온 전략은 '이미 돌아가는 사업의 다음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리즈 A의 전략은 완전히 다릅니다. '전략'이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CEO의 오른팔로서 잡일부터 핵심 의사결정까지 전부 하며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증명해야 합니다.

돌아온 피드백:

"분석력은 인상적인데, 저희 단계에서는 IR 경험이나 0에서 사업을 세팅해 본 경험이 더 중요합니다."

시리즈 A 공고에서 '창업 경험 우대'라고 쓰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면접용 답변보다 중요한 것은 '나'

앞선 사례들처럼 내 경험을 상대방의 관점으로 설명해 면접을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간극이 메워지진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비즈니스 직군의 역량은 더더욱 환경과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산 0원으로 맨땅에 헤딩하며 유저를 모으던 마케팅 역량은 시스템이 갖춰진 시리즈 C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수억 원의 매체 예산을 최적화하던 경험은 시리즈 A에서 발휘할 환경 자체가 없죠.

그래서 패턴 2의 영업 담당자처럼 1~2년의 '경유지'를 거쳐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 "어떻게 간극을 줄이고 저 회사의 기준에 맞출까?"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이 방향이 진짜 내가 원하는 방향인가?"입니다.

0에서 1을 만들어내는 야생성이 체질적으로 맞는 사람이라면, 1을 10, 100으로 키우는 구조에 억지로 자신을 끼워 맞추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차라리 0→1의 가치를 알아주는 초기 시장에서 나의 역량과 경험을 극대화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커리어 전략입니다.

면접관이 듣고 싶어 하는 정답을 찾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게임의 룰이 무엇인지 아는 것. 그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나에게 맞는 게임의 룰 찾기

면접용 정답을 억지로 만드는 대신 나에게 맞는 게임과 룰을 직접 찾아야 합니다.

1. 채용 공고라는 룰북(Rule book) 해독하기

자격요건에 나열된 항목들은 단순한 스킬 셋이 아니라, 현재 그 회사가 겪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많은 분들이 채용 공고를 보며 "이 기술 쓸 줄 아는데?"라며 단순한 체크리스트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들은 다릅니다.

채용 공고는 정답지가 아니라 '기업이 던진 문제지'입니다.

  • 왜 하필 '지금' 이 포지션이 열렸는가?
  • 공고에서 유독 반복되는 키워드는 무엇인가?
  • 당연히 있어야 할 내용 중 '빠진 것'은 무엇인가?

 

💡 Tip: 채용 공고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 3가지 체크포인트와 직무별 면접 합격 사례는 이전 아티클 '채용 공고는 체크리스트가 아니다'에서 더욱 자세히 다루고 있으니 꼭 함께 참고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2. 차이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찾기

맥락을 읽었다면, 이제 '나의 게임 방식'과 '이 포지션이 요구하는 룰'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현재 비즈니스가 초기인지 성장기인지,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아예 다른 것인지,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구조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차이가 발생하는 정확한 지점을 알아야 나의 관점을 바꿀지, 언어를 바꿀지, 계획을 수정할지, 혹은 최종 목표 자체를 변경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나의 좌표

지난주와 이번 주, 2주에 걸쳐 하나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프로덕트 메이커든 비즈니스 직군이든 같은 직무명이 같은 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시리즈 A의 '마케터'와 시리즈 C의 '마케터'는 다른 포지션이고, 시리즈 Pre-A의 '세일즈'와 시리즈 B의 '세일즈'은 다른 게임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시장이 풀고 싶은 문제에 따라 CMF(Career Market Fit)는 달라집니다.

지금 내가 있는 회사 혹은 보고 있는 회사가 풀어야 하는 문제는, 나의 강점과 맞닿아 있나요?


Find My CMF는
스타트업 전문 채용 컨설팅사 Candid가 매주 수요일 오전 7시에 발행하는 뉴스레터입니다.


6,000명 이상의 커리어 컨설팅,
300건 이상의 채용 성공 사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직해야 할까?", "이 회사가 나랑 잘 맞을까?",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야 할까?"

커리어 고민이 있을 때, 채용 최전선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 나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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