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급망 금융과 인보이스 팩토링 알아보기
이번 주에는 온체인이 적용되기에 적합한 핀테크 산업 카테고리를 고민해보았다. 내가 상정한 자격 요건은 다음과 같다:
- 국경 간 거래: 온체인의 장점은 국가 간 결제에서 더 잘 드러난다고 판단하였다.
- B2B 거래: UX보다는 비용 절감 측면이 더 매력적이라고 보았고, B2C보다는 비용 구조에 민감한 B2B에 온체인의 장점이 더 잘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 Settlement 속도 중요: 계약 완료 시점부터 실제 정산까지의 시간이 중요한 산업일수록, 온체인의 ‘즉시 결제’ 특성이 더욱 빛날 수 있다고 보았다.
이 기준을 바탕으로 선택한 카테고리는 공급망 금융(Supply Chain Finance), 그중에서도 인보이스 팩토링(Invoice Factoring)이다.
인보이스 팩토링은 기업이 미지급 송장을 제3자 금융기관에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여, 빠르게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기업은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금융기관은 이후 실제 대금 수령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 일반적으로 약 2.5%의 할인율이 적용되며, 지급 기간이 길어질수록 할인율은 높아진다.
이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 Loop: 공급망 전반에 다양한 핀테크 기능을 제공하며, QuickPay라는 서비스를 통해 당일 지급을 지원하고 있다. J.P. Morgan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는 팩토링보다는 선지급에 가깝다.
- Outgo: 물류 업계에 특화된 팩토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은 미지급 송장을 업로드하고, Outgo는 당일 지급을 진행한다. TransPecos 은행과 제휴하여 팩토링, 대금 지급, 카드 발행을 통합 제공하고 있다.
- Fin2B: 한국 기반의 공급망 금융 서비스 업체로,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일 지급 구조가 어떻게 설계되어 있는지는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 Raft, OpenEnvoy: 현재는 인보이스 관리 SaaS에 집중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팩토링 기능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개인적으로는 Outgo가 사용한 'Outgo Card' 구조가 매우 인상 깊었다. 물류 회사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즉시 지급받고, 해당 자금을 카드로 바로 사용할 수 있다면 오프램프 없이 web2 수준의 UX를 제공받을 수 있다. 동시에 회사는 카드 사용 시 발생하는 interchange fee를 통해 추가 수익도 얻을 수 있다.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카드 인프라로는 Rain, Cypher, Kast 등이 있다.
혹시 이러한 문제를 온체인 또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거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나 사람을 알고 있다면 공유해주었으면 한다.
(2) BaaS 탄생 배경 알아보기
BaaS는 SaaS 회사들이 기존 은행 인프라와 쉽게 연동할 수 있도록 중개 역할을 해주는 서비스이다. 예를 들어, Mercury라는 네오뱅크 스타트업은 Synapse라는 BaaS 플랫폼을 통해 Evolve Bank & Trust와 연동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Synapse는 API 연결뿐 아니라 KYC/AML 등의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BaaS의 등장은 공급과 수요 측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 공급 측 (은행):
- 미국에는 지역 커뮤니티 은행이 많으며, 이는 지리적/법제도적 배경(연방 vs. 주)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이들 소형 은행은 대형 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 특히 더빈 수정안(Durbin Amendment) 이후 대형 은행(자산 100억 달러 이상)은 카드 수수료에 상한이 생기면서 수익성이 악화되었고, 소형 은행에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생겼다.
- 수요 측 (SaaS):
- 유저 리텐션 강화 및 새로운 수익 모델을 위해 금융 기능을 서비스에 포함시키고자 했다.
- 하지만 주마다 금융 라이센스를 따로 취득하는 것은 복잡하였고, 직접 은행 라이센스를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려웠다.
- 소프트웨어 회사에 대한 벤처 투자 붐이 일어나면서, SaaS 회사들이 엄청나게 새로 생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BaaS 플랫폼이 등장하여, 은행 라이센스를 가진 소형 은행과 고객을 보유한 SaaS의 니즈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Green Dot Bank와의 적접 제휴를 통해서 Uber Card를 출시한 Uber처럼, 직접 파트너쉽을 맺을수도 있으나, 여기에 드는 비용, 시간, 리소스는 상당하였으며,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중간에서 이를 중개하는 BaaS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대표적인 BaaS 회사들로는 Synapse, Unit, Synctera 등이 있으며, 대표적인 역할은 기술적 API 제공, 컴플라인스 준수 도움 등이 있다. 사실, BaaS의 미래 역시 다뤄볼만한 주제인데, 이는 다음번에 시간 나면 해보겠다.
결국, 미국 특유의 제도적 구조(커뮤니티 뱅크, 이중 법제도, 은행 중심 금융 시스템), 더빈 수정안의 스노우볼 효과, 그리고 2010년대 SaaS 투자 붐이 맞물리면서 BaaS 산업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Circle의 IPO 도전기 (였던 것)
미국 최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Circle이 최근 IPO를 위한 S-1을 제출하였다. 이는 3년 전 SPAC 상장 시도 실패 이후 두 번째 도전이었으나, 현재는 IPO 연기를 고려 중이다. 최근 트럼프발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주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으며, Klarna 등도 IPO를 연기한 상황에서 Circle의 판단은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 S-1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성장하고 있으나, Circle의 시장 점유율은 약 20~30%로 정체
- 수익 구조는 미국채 금리에 민감하며, 금리 1% 인하 시 약 $441M 수익 감소 예상
- Coinbase 의존도가 높음: 전체 매출의 약 60% ($900M 이상)를 Coinbase로부터 수령
- 주요 보유 암호자산 중 Sui의 비중이 가장 큼
- 향후 Nubank, Mercado Libre, Grab 등과의 파트너십이 예정되어 있음
정리하면, Circle은 여전히 Coinbase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금리 변화에 따른 수익성 영향도 상당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새로운 distribution 채널 확보와 금리 하락에 대비한 추가 수익 모델 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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