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Farcaster는 어떤 합의 모델을 사용하는가?
해당 글은 구 코인베이스, 현 Farcaster의 Varun Srinivasan이 작성한 것으로, Farcaster의 합의 모델에 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합의 모델은 왜 필요한 걸까?
서로 신뢰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네트워크에서는 공통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여기서 ‘상태’란 네트워크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블록체인을 들 수 있다. 블록체인의 합의 모델은 이중결제(double spend) 문제를 방지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따라서, 처리 속도가 느리고 비용이 높더라도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반면, Farcaster는 이중결제 문제에서 자유롭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Farcaster의 시스템에서는 모든 행동이 엄격한 순서 정렬(ordering)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에서는 트랜잭션의 순서가 바뀌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Farcaster에서는 서로 다른 유저들의 ‘게시물 올리기’ 순서가 뒤바뀌어도 큰 문제가 없다.
예를 들어, ‘게시물 업로드’ 트랜잭션과 ‘게시물 삭제’ 트랜잭션이 있다고 하자. 만약 ‘게시물 삭제’의 규칙을 *"게시물이 한 번 삭제되면, 이후에 업로드 트랜잭션이 오더라도 무시된다"*고 정의한다면, 두 트랜잭션의 순서는 최종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즉,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들은 같은 집합의 트랜잭션을 수용하기만 하면 되며, 그 트랜잭션들이 어떤 순서로 도착했는지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러한 데이터 모델을 CRDT(Conflict-Free Replicated Data Types)라고 한다.
공교롭게도 Delta에 합류한 이후, Delta와 관련된 글들이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어쩌면 반대로, Delta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합류하게 된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Delta 역시 CRDT 모델을 사용한다. Delta를 설명할 때 이러한 기술적 디테일까지 언급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Delta의 베이스 레이어는 CRDT를 기반으로 하기에 글로벌 오더링이 필요 없으며, 이에 따라 밸리데이터들의 부담이 다른 블록체인보다 훨씬 적다. 물론, CRDT를 도입함으로써 발생하는 트레이드오프도 존재하지만, 이 부분은 글이 길어지고 있으므로 여기까지만 다루겠다.
(2) 암호학의 0 to 1 모먼트
해당 글은 Compound VC의 Mackenzie Morehead가 작성한 것으로, 암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마치 Daft Punk의 *"Give Life Back to Music"*이 떠오르는 글이다.
Morehead는 왜 하필 지금이 암호학의 0 to 1 모먼트인지 설파한다. 증명, 금융,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암호학 기술이 발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을 다룬다.
글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3Jane이다. 3Jane은 zkTLS 및 기타 암호학적 도구를 활용해 온체인 기록과 실제 은행 기록 및 신용 정보를 기반으로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다.
‘온체인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개념이 크게 새로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존 은행에서는 수입 없이 단순히 자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3Jane과 같은 프로젝트는 단순히 온체인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ZK 기술이 실제 B2C 서비스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 같은 온체인 서비스라고 묶지는 말아다오
이 글의 핵심 요지는 온체인 파이낸스와 갬블링을 구분하자는 것이다.
현재 크립토 산업에서는 온체인 파이낸스(Stablecoin, 토큰화된 자산, 대출 서비스 등)와 갬블링(밈코인, 스포츠 베팅 등)이 같은 카테고리로 묶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서로 다른 성격의 산업이다.
최근 1년 동안 이러한 주장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크립토 산업에서 투기적 요소를 깎아내리는 주장을 하면, 마치 자신만이 도덕적 우월성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는 바에 동의하는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얘기해 보자면, 이는 가치 판단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성격을 명확히 구분하자는 이야기다.
아래 표를 보면 온체인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투자, 투기, 갬블링으로 구분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애초에 모든 금융 상품에는 투기성이 들어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분리할 수 있냐"는 반론이 나올 수 있다. 나 역시 이 주장에 어느 정도 동의하지만, 그렇다면 결국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이산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하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대략적인 구분을 통해 논의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다.
결국, 같은 ‘온체인 산업’에 존재하더라도, 누군가는 투자 서비스를, 누군가는 투기 서비스를, 또 누군가는 갬블링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여기서 무엇이 더 낫고 못한가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온체인에서 투자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람을 온체인 갬블링 서비스와 동일 선상에서 보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이미 투기나 갬블링을 위한 인프라들은 많이 만들어져있는 만큼, 그 외의 빌더들이 함꼐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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