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테이블코인, 진짜 중요한 것은 유통
해당 글은 스테이블코인의 성공 요인을 발행(issuance)이 아닌 유통(distribution)에서 찾는다. 누구나 스테이블코인을 찍어낼 수 있는 시대지만, 시장의 진짜 채택 여부는 ‘얼마나 발행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쓰이는가’로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유통 방식은 Ethena의 USDe와 Hyperliquid의 USDH 사례로 대비된다.
USDe는 Aave, Pendle 같은 디파이 인프라에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수평적 확산을 만들었고, USDH는 자체 플랫폼 내에 깊숙이 내장되어 수직적 확산을 이뤘다. 방향은 달라도, 핵심은 발행이 아니라 사용성에 있다는 결론이다.
글은 이어서 월렛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다음 격전지’로 본다. 이미 메타마스크(mUSD), 팬텀(CASH) 등 대형 지갑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나섰지만, 단순히 “또 하나의 달러 토큰”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 대신 이들은 예치형(staked) 스테이블코인, 즉 자동으로 이자가 붙는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월렛은 자산이 머무는 기본 인터페이스이기에, 보유와 결제를 자동으로 전환하는 분배 허브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글은 스테이블코인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 거래형(USDT, USDC): 빠르게 순환하며 유동성이 높고 네트워크 효과로 성장
- 보유형(PYUSD, mUSD, CASH): 자산 저장과 예치 수단에 초점을 맞추며, 수익성과 안전성을 제공
국경 간 거래, 마이크로 결제, 달러 접근성이라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 효용은 결국 거래형과 보유형으로 나뉘고, 시장은 이 두 카테고리에 최적화된 서로 다른 스테이블코인을 따로 갖게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도 동의하며, 향후에는 대부분의 사용자가 지갑에 남는 자산을 mUSD 같은 ‘보유형’으로 두고, 결제 시에는 자동으로 USDT 같은 ‘거래형’으로 전환되는 형태가 일반화될 것이라 본다.
(2) 이번 대형 청산, 원인은 레버리지가 아니라 오라클
지난주 대규모 청산 사태를 다룬 글은, 시장 붕괴나 과도한 레버리지가 아니라 오라클 설계 결함이 근본 원인이었다고 지적한다.
사건 전개는 다음과 같다.
- 10월 10일 새벽 5시 43분, 누군가 6천만 달러 규모의 USDe를 특정 거래소에 매도
- 오라클이 이를 즉시 반영하면서 담보 자산 가격이 급락
- 대규모 청산 연쇄 발생
- 서버 과부하로 인프라가 마비
- MM이 호가를 못 올리며 유동성 공백 심화
흥미로운 점은, 이 패턴이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bZx 플래시론 조작(2020), Harvest Finance 가격 왜곡(2020), Compound 단일 오라클 의존(2020), Mango Markets 담보 인플레(2022) 등 지난 5년간 반복된 공격 방식이 이번에도 그대로 재현되었다고 글은 설명한다.
핵심 문제는 오라클이 가격 민감성(sensitivity)을 안정성(stability)보다 과하게 우선했다는 데 있다. 실제 시장 변동은 30bp 정도였지만, 오라클은 이를 35% 급락으로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정상적인 담보까지 과잉 청산이 일어났다. 물론 반대로 안정성만 추구하면 가격 피드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두 가치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글이 제안한 재발 방지책은 다음과 같다.
- 멀티소스 검증: 단일 거래소 의존 제거, 온체인 풀과 여러 거래소 데이터를 가중 결합
- 적응형 민감도: 변동성 높을수록 반응 속도 자동 완화, TWAP 중심 설계
- 복원력 있는 인프라: 청산 폭주 상황에도 버티는 구조, 처리 용량 최소 100배 확보
- 보안 우선 배포 전략: 개선 일정을 선공개하지 않고 즉시 또는 단계적 적용
- 단계적 청산: 한 번에 전량 청산하지 말고 부분 청산 단계를 두는 방식
(3) 온체인 대출, 스테이블코인의 다음 장
해당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를 넘어 온체인 신용 인프라의 핵심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Visa와 Allium은 금융기관이 이 시장에 진입할 창구를 설명하며, 이를 단순 실험이 아닌 새로운 신용 네트워크의 시작으로 본다.
2025년 8월 기준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 월 대출 규모 517억 달러
- 평균 금리 6.4%
- 평균 대출액 12만 달러
- 체인 비중은 Ethereum과 Polygon이 85%
- 프로토콜은 Aave·Compound가 89% 점유
Terra·FTX 붕괴 이후 침체는 있었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는 다시 성장 흐름이 뚜렷하다.
해당 사례는 이 시장이 단순 디파이를 넘어 실물 금융의 대출 인프라로 확장 중임을 보여준다.
- Morpho: 글로벌 유동성 계층 역할. Coinbase, Société Générale과 연결. 월 17억 달러 대출. 금리 4~5% 수준까지 낮춰 경쟁력 확보
- Credit Coop: 카드 발급사 미래 수익을 담보로 신용 확보. Rain은 이를 활용해 1억7,500만 달러 규모 차입·상환
- Huma Finance: 무역금융과 크로스보더 결제 특화. 월 5억 달러 트랜잭션, 1억4천만 달러 유동성 보유
Visa는 결제 시장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이 프로그래머블 머니 기반의 신용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 본다. 금융기관은 이 인프라 위에서 투명하고 자동화된 대출 상품을 직접 발행하거나 참여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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