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Delta를 소개하느라 잠시 쉬었던 주간 기록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Delta에 관한 글들은 앞으로도 차근차근 나올 예정이니, 이전 시리즈 (1), (2)를 읽어보지 않으신 분들은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번 KBW 기간에는 9/25의 Asia Stablecoin Conference에서 모더레이터로, 9/26의 AI x Stablecoin Builders Meetup에서는 패널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해당 기간 중 Delta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samoyedali@지메일닷컴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ayy, Tempo와 Hyperliquid가 겹쳐 보일 때
DBA의 스타 리서처 Jon Charbonneau가 작성한 해당 글은 Payy에 대해 다룬다.
Payy는 Payy Wallet이라는 간단한 앱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인데, 이 앱은 사실상 크립토 Venmo 같은 느낌으로, 링크를 만들어 iMessage나 Telegram 같은 채팅 앱에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Alice가 Bob에게 10 $USDC를 보낸다면, Alice는 Payy Wallet에서 링크를 만들고, Bob은 해당 링크를 눌러 돈을 받을 수 있다(물론 기존에 Payy Wallet이 없으면 설치해야 한다).
Payy Wallet은 간편한 UX 외에도 프라이버시에 강점이 있는데, ZK 증명을 사용해 누가 누구에게 얼마나 보냈는지 알 수 없다. 현재는 거래소를 통해 오프램프해야 하는 점이 불편하지만, 향후 ACH를 지원할 예정이라 이 역시 간단해질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Visa 기반 Payy Card를 출시해 Payy Wallet에서 바로 실물 카드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Payy는 그 자체로도 흥미롭지만, 새로운 블록체인이 필요한 몇 안 되는 명확한 명분을 가진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Payy는 진정한 프라이버시를 위해 기존의 Account 중심 체인을 사용할 수 없었고, 따라서 Payy Wallet만을 위한 UTXO 모델의 Payy Network를 만들었다.
Payy Wallet이 사실상 distribution 역할을 한다는 점은 Stripe가 자체 체인 Tempo를 런칭하는 것과 비슷해 보이고, 자체 킬러 앱 이후 체인을 런칭한 모습은 Hyperliquid을 떠올리게 한다. 이제 외부 개발자들에게 플랫폼을 오픈하기만 한다면, 기존 Payy Wallet을 통해 확보한 유저들과 프라이버시 강점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Rye의 Agentic Commerce 도전기
Rye는 아픈 역사가 있는 프로젝트이다. Twitch 파운더 Justin Kan이 시작한 Rye는 이커머스 산업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팀이다.
과거 Rye는 API를 통해 셀러들이 개인 웹사이트에서 Shopify나 Amazon의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USDC 기반 affiliate 보상이나 캐시백 리워드 등 크립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 했다. 하지만 이 시도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듯하며, 최근에는 Agentic Commerce를 위한 프로젝트로 피벗한 듯하다.
최근 Rye가 공개한 Universal Checkout API는 Agentic Commerce를 위한 범용 결제 아키텍처로, 다음과 같은 입력값에 따라 결과값을 제공한다:
- 입력: 상품 상세 페이지 URL + 구매자 정보 + 토큰화된 결제수단(여기서 토큰화는 크립토 관련이 아니라, 카드 번호·만료일 같은 민감한 정보를 대체하는 결제 토큰화를 의미)
- 결과: 최종 가격 + 주문 확정 상태
기존 Agentic Commerce 인프라의 문제점:
- 대부분 솔루션은 특정 상점(예: Shopify)만 지원하거나 소수 플랫폼에 국한된다.
- 판매자 측 보안 시스템에 의해 봇처럼 인식돼 거래 실패가 나는 경우가 많다.
- 서로 다른 웹사이트의 레이아웃, 팝업 등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Rye의 해결 방식:
- 상품 상세페이지 URL을 통해 브라우저 에이전트가 직접 상점 체크아웃을 실행하여 범용성을 확보한다.
- 한 번 성공하면 해당 정보를 캐시에 저장해 이후 더 빠르게 실행한다.
- 실제 체크아웃을 실행해 세금 및 배송까지 반영된 최종 가격을 제공한다.
- 거주지 기반, 지리적으로 가까운 IP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으로 사람처럼 보이게 하여 주문 취소율을 낮춘다.
- 토큰화된 결제수단 입력을 통해 PCI DSS(신용카드 데이터 처리 기준) 규제 범위를 최소화한다.
이론적으로 이 API를 활용하면 AI 쇼핑 에이전트나 가격 비교 및 자동 구매 플랫폼 등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I 빌더 앱들의 핀테크화
AI wrapper 서비스들이 현재 BM(비즈니스 모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정찰제 기반 구독형 모델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 대안이 무엇일지가 관건이다.
최근 Tempo에 합류한 Simon Taylor는 그 대안으로 AI 빌더 앱들의 핀테크화를 제안했다. 물론 이 모델은 Lovable과 같이 ‘AI로 앱을 쉽게 만들어주는 서비스’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간단히 말해 AI가 만든 웹사이트·서비스에 결제 및 구독 관리 기능까지 자동 내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Lovable을 통해 쇼핑몰을 만들었다면, Lovable이 해당 쇼핑몰에 결제, 가입, 취소, 환불 기능을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대신 발생한 매출의 일부를 가져가는 형태다.
이는 Shopify가 SaaS로 시작해, Shopify를 통해 쇼핑몰을 만든 사람들이 결제까지 Shopify에서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과 비슷하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의 성공에 비례해 수익을 내고, 토큰 원가와 무관해 안정적이고 확정성 있는 매출 구조라는 장점이 있다.
물론 Polar나 Lava처럼 이미 써드파티로 결제 모듈을 손쉽게 붙여주는 서비스들도 존재하지만, Simon Taylor는 Lovable이나 Vercel 같은 서비스들이 이를 인하우스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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