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팬클럽 카페에 9월에 열릴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글을 올렸다고 합니다. 2022년에도 팬들에게 '1년 전부터 귀를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어제 공연 말미부터 귀가 안 좋아져서 리허설까지 지옥처럼 보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유는 이관개방증이었습니다. 원래도 앓고 있었지만 덥고 습한 공연장에서 땀을 많이 흘리며 탈수 상태가 되자 증상이 더 악화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배우 혜리는 영화 촬영 후 불어난 체중을 빼기 위해 5개월간 탄수화물을 끊는 강도 높은 식이 제한을 감행했습니다. 방송에서 "효과는 진짜 좋은데 너무 힘들다"고 했고, 결국 포기했습니다. 아이유의 이관개방증 악화와 혜리의 극단적 다이어트. 꼭 연예인이 아니라도 주위에서도 급격한 다이어트로 힘들어하는 사례가 종종 보입니다.

이관개방증, 귀와 다이어트가 무슨 관계?
이관은 귀 안쪽 중이와 코 뒤쪽을 연결하는 약 3.5cm 길이의 통로입니다.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할 때만 잠깐 열려 기압을 조절하고 다시 닫힙니다. 비행기를 탈 때 귀가 먹먹해지다가 침을 삼키면 뚫리는 느낌, 그게 이관이 하는 일입니다.
이관개방증은 이 통로가 닫히지 않고 계속 열려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렇게 되면 숨을 쉴 때마다 공기가 중이로 들어오고, 자신의 목소리와 숨소리가 머릿속에서 크게 울려 들립니다. 물속에 들어간 것처럼 귀가 먹먹하고, 자기 말소리가 동굴에서 메아리치듯 들립니다. 이런 상태에서 노래를 부르려 하면 음정 감각이 완전히 무너집니다. 가수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이관 주변에는 지방 조직이 촘촘하게 분포합니다. 이 지방이 이관을 부드럽게 감싸며 적절히 닫히도록 돕는 쿠션 역할을 합니다. 급격하게 체중이 줄면 이 쿠션이 얇아지고, 이관이 제대로 닫힐 힘을 잃게 됩니다. 단기간에 탄수화물을 완전히 끊어 급감량을 시도하면, 귀 주변 지방도 함께 빠지면서 이관이 열린 채로 고착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이관개방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68%가 여성이었습니다. 다이어트 압박을 더 강하게 받고, 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여성에게 이 질환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이어트가 귀를 망가뜨리는 4가지 경로
급격한 체중 감량 외에도 이관개방증을 유발하는 요인들이 있습니다. 특히 30~40대 여성에게 흔하게 겹치는 조합입니다.
첫째는 탈수입니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이관 점막이 건조해지고 닫히는 기능이 약해집니다. 아이유가 공연 중 악화된 것도 탈수가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다이어트 중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경우도 같은 위험을 키웁니다.
둘째는 호르몬 변화입니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변동하는 생리 전후나 임신 중, 또는 피임약을 복용할 때 이관 주변 조직이 영향을 받아 이관개방증이 나타나거나 악화될 수 있습니다. 같은 정도의 체중 감량이어도 호르몬 변화가 겹친 시기에는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셋째는 코 점막 수축제 사용입니다. 콧물이나 코막힘에 많이 사용하는 코 스프레이 중 혈관 수축 성분이 든 제품을 오래 쓰면 이관이 건조해지면서 닫힘 기능이 약해집니다. 이관개방증 증상이 코막힘과 비슷하게 느껴져 이 스프레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넷째는 과도한 유산소 운동입니다. 다이어트 중 유산소 운동량을 급격히 늘리면 호흡이 빨라지고 발한이 늘어 탈수와 이관 건조가 동시에 진행됩니다. 체중은 빠지는데 귀가 이상해지는 사례 중 상당수가 이 패턴입니다.
증상이 의심될 때 확인하는 방법
이관개방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고개를 앞으로 숙이거나 누웠을 때 귀 먹먹함이 일시적으로 좋아진다는 점입니다. 이 자세에서 이관 주변으로 혈액이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이관이 닫히기 때문입니다. 서 있을 때는 먹먹하고 불편한데, 누우면 나아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이관개방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는 이관 기능 검사와 고막 운동성 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자가 판단보다 전문의 진단이 필요합니다.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이어트로 인한 급격한 체중 감량이 원인이라면 정상 체중 회복이 가장 확실한 치료입니다. 실제로 체중을 되돌린 후 증상이 사라진 사례가 많습니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항콜린 효과를 가진 비강 스프레이 처방을 받거나, 더 심한 경우 이관에 필러나 지방을 주입해 닫힘 기능을 회복시키는 시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빠른 감량 뒤에 따라오는 것들
요즘 GLP-1 계열 비만치료제라는 이름으로 통칭되는 주사 처방 다이어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위고비, 삭센다, 오젬픽이 모두 이 계열에 속합니다. 식욕을 강하게 억제해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감량된 체중의 상당 부분이 근육과 제지방량 손실입니다. 근육이 빠지면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약을 끊은 뒤 식욕이 돌아올 때 요요가 더 심하게 옵니다. 여기에 이관 주변 지방까지 급격히 줄면 앞서 설명한 이관개방증 위험도 함께 높아집니다. 위장관 장애, 피로, 수족냉증, 담석증도 빈번하게 보고되는 부작용입니다.
어떤 방법이든 체중이 빠르게 줄면 몸 어딘가는 대가를 치릅니다. 처방이든 극단적 식이 제한이든 원리는 같습니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지금 내가 살이 찌는 이유가 무언가를 더하지 않아서인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빼야 할 것들이 이미 쌓여 있습니다. 야식, 늦은 시간의 간식, 수면 부족, 움직임의 부재. 이 네 가지 중 하나만 줄여도 몸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처방을 더하기 전에 지금 과도하게 하고 있는 것을 먼저 하나씩 덜어내 보세요. 이것이 귀도, 근육도, 호르몬도 잃지 않으면서 체지방을 줄이는 가장 안전한 시작점입니다.
마지막으로 드리는 말씀
아이유는 수년째 이 질환과 함께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녹음실에서는 요령을 찾았다고 했지만, 활동 반경이 크고 땀을 많이 흘리는 콘서트는 전문가들도 무리라고 판단했습니다. 이관개방증은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일상과 직업은 어려워집니다. 가수라면 무대를 잃고, 강사나 교사라면 수업을 잃고, 일반인이라면 자신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리는 불편함을 매일 안고 살아야 합니다.
몸에서 지방이 빠져나가는 속도는 귀가 버틸 수 있는 속도보다 빨라서는 안 됩니다. 한 달에 체중의 0.5~1% 이내로 서서히 감량하는 것이 이관뿐 아니라 근육, 피부, 호르몬 전반을 지키는 속도입니다. 숫자는 천천히 바뀌더라도 몸은 훨씬 안전하게 변합니다.
살을 빼고 싶다면, 무엇을 더할지보다 지금 무엇을 줄일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건강하게 먹으면서 체지방을 줄이는 구체적인 방법은 제가 최근 출간한 책 '완전해독으로 내몸 리셋'에 담았습니다. 몸이 스스로 회복하는 힘을 되살리면서 체지방을 줄이는 접근 방식을 소개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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