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는 꽤 익숙한 인사를 건네는 사이가 되었네요.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편지를 보내며, 때로는 계절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때로는 무심코 지나칠 법한 일상의 조각들을 함께 바라보았습니다. 오늘은 ‘셔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떤 셔츠는 오래 입을수록 더 편안해집니다. 처음엔 빳빳했던 원단이 몸에 맞춰 부드러워지고, 소매 끝에 스며든 작은 흔적들이 그 시간을 말해주죠. 그러다 문득, 손에 익은 셔츠를 입고 거울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내가 이 옷을 처음 입던 날은 어땠지?’
좋아하는 셔츠처럼, 어떤 관계도 그렇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함께한 흔적들이 쌓이면서 더욱 편안해지는 것. 처음엔 어색했던 우리도 이제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사소한 이야기들로 미소 지을 수 있는 사이가 되었네요.
당신의 옷장 속에도 그런 셔츠가 있나요? 혹은, 그런 관계가 있나요?
오늘은 오랜 시간 곁을 지켜온 것들에 대해 한 번쯤 떠올려보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늘 이 편지를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오늘도 당신의 하루가 부드럽고 편안하길 바라며.
따뜻한 마음을 담아.자유가
<그그그 뭐더라>를 처음 기획하던 날, (미루고 미루다 겨우 맞춘 쉬는시간에...) 자유 언니의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며, 저희가 보던 영화가 <애니홀> 이었어요. 딤섬 언니가 옆에서 그 영화를 뭐라고 소개시켜줬는데, 제가 기억하는 건 주인공의 찌질함 뿐이네요.
그런데 이 정도면 영화의 절반 정도는 다 떠올린 거라고 생각해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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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편해지는 셔츠에 싫증이 아니라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랑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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