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vs. 외국인🌎, 같이 일해보면 어떻게 다를까?

* 이번주까지 일잘러의 성장노트는 링크드인에 올린 적 없는 새로운 글들을 뉴스레터로 공개합니다.

글로벌 대행사에서 근무하며, 또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며 외국인들과 일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 국가나 지역마다 성향과 각기 다른 강점을 관찰하는 것이 참 재밌었어요.

🌎 대환장파티였던 글로벌 컨콜

정말 거의 모든 나라 담당자가 모여 화상회의를 해야했던 브랜드가 있었어요. 너무나도 탄탄한 회사였기에 화상회의를 위한 기기도 최신이었죠. 담당 고객사 분이 “이 기계 1억짜리에요.”라고 말해줘서 참 신기했습니다. 그 기기는 세계의 모든 담당자들을 한 컨콜에 모으고 누군가 말할 때마다 앵글을 바꿔가며 자동으로 그 사람들을 화면에 비추더라고요.

그 때 거의 올림픽 경기같은 느낌이었는데요.

？ 어떤 나라는 영어를 거의 못해서 내내 웃기만 했고

🇯🇵 일본은 정말 아침 일본 방송 아나운서처럼 나긋나긋한 직원 분들이 너무 상냥하게 내용을 설명했어요.

🇮🇳 인도에서는 갑자기 노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는데 “미안 우리 지금 밖에서 축제가 시작됐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 아시아를 주관하는 싱가포르 보스는 누구보다도 무섭게 실적을 압박했습니다.

🇰🇷 저는 엑셀 빼곡한 리포트를 가져가서는 이 상황이 다 신기해서 어버버 중이었네요.

💌 매일 30여개 국가에 메일을 보내야 했다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했을 때에는 30여개 국가에 메일을 보내며 추적 코드는 제대로 심었는지, 원하는 광고 타겟팅은 따로 있는지 커뮤니케이션 했어요. 그 때도 나라마다 다른 성향을 참 많이 느꼈어요.

매년 전세계에서 모여 전략에 대해 회의했던 출장 사진

*수~~운전히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 기본적으로 한국만큼 엑셀을 깔끔히 & 잘 하는 나라는 정말 없습니다. 그래서 이 기대치 sync를 맞추는 게 참 힘들었어요.

수식 오류나 서식이 엉망인 부분들을 잡느라 에너지 소비가 컸는데 나중에 돌이켜보니 너무 한국 수준에 맞추면 안되는 거였더라고요.

🇵🇦 남미 쪽은 너~~무나 여유롭습니다. 메일을 보냈을 때 보통 답장에 1주 정도가 소요됐어요. 그런 문화가 한편으로는 부러웠어요.

🇸🇦 중동 쪽은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면 대부분 부잣집 자제인 경우가 많아요. 특별히 무례하지는 않았지만 업무 설득이 쉽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화가 나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

🇺🇸 제일 많이 알고 있기도 하고, 제일 많이 알고 있음을 절대 감추지 않습니다. 정말 쎄게 말해요.

🇧🇪🇨🇦 한 국가에서 여러 언어를 사용하니 광고 셋팅, 소재 면에서 꽤 복잡했어요.

🇨🇳 담당자 성향 차이는 못 느꼈지만, 광고 노출 자체가 기본 억단위인 것, CPM이 너무나 저렴해서 신기했어요.

🇷🇺 소셜 채널, 주로 사용하는 포털들이 다 달라 손이 참 많이 갑니다.

*공통적으로 서양 쪽은 크리스마스 앞뒤 1주는 거의 휴일로 연락이 잘 안돼요. (부럽)

🇰🇷 한국인의 강점은 뭘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만큼 체계적이고, 숫자 정리를 깔끔하게 하는 곳을 보지를 못했어요. 그러다보니 엑셀 테두리만 좀 지저분해도 알러지 반응이 왔는데 외국 엑셀파일에서 그런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었어요. 엑셀 수식은 정말 한 셀 한 셀 검토하지 않으면 안됐고요.

PPT도 외국은 너무나 심플해요. Arial 폰트의 대제목, 본문, 이미지 1개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PPT를 꾸미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니 어찌보면 효율적이죠.

(저는 그 PPT를 받아 한국 고객사에 보내느라 꽉꽉 채우느라 야근을 했고요.)

이런 PPT를 받아 이렇게 바꿔야했습니다.

🇰🇷 그럼 비교적 약점은?

엉망인 엑셀, 심플한 PPT로 외국은 어떻게 일을 진행시킬까요?

저는 분명이 이걸 느꼈어요.

‘틀릴 수 있는 것도 당당히 말한다.’

우리 나라는 혹시라도 틀려 보일까봐 PPT도 정말 빼곡히 공들여 만들고, 회의에서 의견을 말할 때에도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조심스레 말해요.

하지만 서양에서는 자칫 성의 없어 보이는 글 한 줄의 PPT를 띄워두고 20분을 말하는데 설득력이 있었어요. 본인의 의견에 대한 주관과 자신감이죠. 저는 이게 빼곡한 PPT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청도 좋은 문화죠. ‘PPT 한 장 딸랑 가져와서 말로 터네’와 같은 자세보다는 정말 일리있는 말인지 경청하며 듣는 것도 또 다른 주관과 자신감의 발현이에요.

이런 수용의 문화를 저는 미국 교환학생 때 느꼈는데, Art & Drawing 클래스에서 달을 그려야했어요. 저는 한국인 답게 3시간 땀을 흘려 정말 똑같이 그렸어요. 다른 학생들은 정말 2개의 선으로만 달을 그리기도 하더라고요. ‘쟨 혼났다’하고 있었는데 미국 교수님이 웃으며 말했어요. ‘오. 이 두 달이 마주보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