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과 어둠은 서로를 드러내는 관계이다.)
우리는 흔히 빛이 많을수록 좋은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진가는 알고 있습니다.
어떤 빛은 덜어 내야 하고,
어떤 빛은 끝까지 지켜야 하며,
어떤 빛은 다시 세상으로 흘려보내야 한다는 것을.
마음도 다르지 않습니다.
아무리 깊은 심연(深淵)을 헤매더라도, 내면의 알아차림이 닿는 순간 우리는 다시 나만의 밝은 중심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은 단지 풍경을 담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비추는 하나의 수행이기도 합니다.
이번 연작에서는 사진이 가르쳐 주는 세 가지 수행을 함께 걸어가 보려 합니다.
- 첫 번째, 비워야 보이는 빛
(하이키의 미학 : 마음을 비우는 수행)
- 두 번째, 어둠을 지키는 빛
(로우키의 미학 : 본질을 지키는 수행)
- 세 번째, 나누는 빛
(회향의 미학 : 밝아진 마음이 세상으로 흘러가는 수행)
비움은 마음에 여백을 만들고,
지킴은 그 여백 속에서 가장 소중한 빛을 키우며,
나눔은 그 빛이 자연스럽게 세상을 밝히게 합니다.
사진이 알려주는 이 세 가지 빛의 수행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 《비워야 보이는 빛》
(하이키의 미학 : 마음 비움의 수행)
(주변의 복잡한 것을 비우니 주인공이 더 잘 보인다)
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빛이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것들을 붙잡고 살아갑니다.
타인의 시선,
성공해야 한다는 마음,
지나간 후회,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까지.
그 많은 생각들이 마음을 가득 채울수록 정작 가장 소중한 ‘나’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사진도 같습니다.
그러나 사진가는 모든 것을 남기려 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지울 것인지 선택할 때, 비로소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도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 비움이 사진을 더욱 선명하게 만듭니다.
불필요한 정보가 사라질 때 비로소 가장 중요한 주인공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품으려 애쓰기보다,
조금은 비워 둘 때 마음은 본래의 자리를 되찾습니다.
오래 붙잡고 있던 생각도
아침 안개처럼 사라질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흘러가는 감정에
너무 오래 머물 필요는 없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주변의 그림자를 억지로 없애려 애쓰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온전히 알아차리는 것이 먼저입니다.
꽃이 피면 벌과 나비가 찾아오듯, 꽃잎이 지면 자연스럽게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삶의 모든 일은 억지로 쥐려 하지 않아도 시절의 인연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내 안의 빛을 더 밝혀야 한다는 조바심을 가만히 내려놓을 때, 오히려 마음은 사방이 환하게 밝아오는 자유를 맞이합니다.
사진도,
마음도,
결국은 무엇을 더 담을 것인가보다 무엇을 비워 낼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목련은 더 화려해지려고 피지 않습니다.)
말로 다 담지 못한 마음을
짧은 시 한 편에 남겨 봅니다.
하얀 빛은
세상을 지우려는 것이 아니다.
복잡한 풍경 속에서
가장 소중한 주인공을
드러내려는 것.
놓을수록
가벼워지는 마음
비울수록
선명해지는 빛
오늘도 나는
조금 덜 가지려 하고,
조금 더 비워 두니
내 마음에도
숨 쉬는 여백 하나
피어난다.
(모든 것이 선명해야만, 마음이 평온한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마음은 지금 무엇으로 가득 차 있습니까?
오늘 하루,
당신의 마음을 가장 무겁게 하는 생각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그것은 정말 붙잡아야 할 진실입니까?
아니면 잠시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입니까?
비울 수 있는 것 하나를 놓아줄 때,
새로운 빛이 들어올 자리가 생깁니다.

(사진을 천천히 바라봅니다.)
새벽을 밝히는
햇님의 붉은 기운을 바라봅니다.
외부의 어둠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등불이 되어 피어나는 내면의 빛을 느껴봅니다.
숨을 깊게 들이쉽니다.
천천히 내쉽니다.
들이쉬며
“나는 이미 충분합니다.”
내쉬며
“놓아도 괜찮습니다.”
다시 한번
숨을 쉽니다.
내 마음에도
하얀 여백처럼,
쉼을 담는 공간이 생겨납니다.
모든 것을 다 품으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비워진 공간은
결코 빈자리가 아닙니다.
새로운 빛이 들어오는 자리입니다.
오늘 하루,
마음 한편에 작은 여백 하나를 남겨 두세요.
그 여백에서
당신은 다시 숨 쉬고,
다시 웃고,
다시 당신이 주인공으로 빛날 것입니다.
(사진도 마음도, 무엇을 더 채울 것인가보다
무엇을 비워 둘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사진은 빛을 담는 예술입니다.
명상은 마음을 비추는 수행입니다.
빛을 어디에 둘지 아는 사람은
삶에서도 무엇을 비우고
무엇을 끝내 지켜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비워진 마음은 빈 마음이 아닙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온전히 품을 수 있는 여백입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그 여백 속에서
어떻게 작은 빛 하나를 끝까지 지켜낼 수 있는지
함께 걸어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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