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새벽,
첫차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니
일기예보와 다르게
조용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 오는 연밭을 만나고 싶었는데,
예상과 달리 빗님이 먼저 와
함께 길을 나서자고 손을 내미는 것 같았습니다.
잠이 덜 깬 사람들과 함께 첫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누군가는 일터로, 누군가는 저마다의 하루를 향하고,
그리고 나는 빗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을 만나러 관곡지로 향했습니다.
연밭에 도착하니
푸른 연잎 위를 빗방울들이
진주처럼 또르르 굴러다닙니다.
연잎은 자신의 품으로
빗물을 가만히 받아 줍니다.
그러다 견딜 수 있는 무게를 넘어서면,
살포시 고개를 숙여
주르륵 진주알 같은 물방울을
대지 위에 내려놓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연잎과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끝까지 버티려 하기보다,
내려놓을 것은 조용히 내려놓고
다시 가벼워질 수 있기를.
비가 내리는 새벽에도
매미는 오히려 더 힘차게 노래하고,
벌들은 백련과 홍련의 향기에 취해
부지런히 꽃과 꽃 사이를 오가고,
주변에서는 진사님들의 셔터 소리가
연꽃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아름다운 음악이 됩니다.
나는 연잎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에 마음을 맡긴 채
잠시 사진기를 내려놓았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조용히 눈을 감아
나를 바라봅니다.
사진을 찍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가끔은 찍지 않는 시간이
더 깊은 사진이 되어 마음에 남습니다.
비를 피하기보다
비와 함께 살아가는 자연을 바라보며,
오늘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마음을 배웁니다.
이번 한 주도
우리의 마음이
조금 더 가볍고,
조금 더 환했으면 좋겠습니다.
연잎처럼 내려놓을 줄 알고,
매미처럼 오늘을 기쁘게 노래하며,
평안한 한 주를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 관곡지에서 명상하는 사진사 海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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