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 속에서 초록색 마음의 문을 열어봅니다.)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어둠을 피하려 했습니다.
사진은 밝을수록 좋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촛불을 담아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촛불은 주변을 모두 밝히려 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불꽃 하나만으로도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카메라도 그 빛 하나에 초점을 맞추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어둠 속으로 물러납니다.
그때마다 저는 한 가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을 드러내려 할수록 사진은 분주해지고,
가장 소중한 하나를 바라볼 때 비로소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을.
돌이켜 보면 우리의 삶도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소식을 만나고,
수많은 말과 생각 속을 지나갑니다.
모든 것을 다 붙잡으려 하면
마음은 금세 지쳐 버립니다.
하지만 오늘 가장 소중한 한 사람,
한 가지 마음,
한 가지 해야 할 일을 끝까지 지켜낼 수 있다면
오늘 하루는 이미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세상의 소음을 어둠으로 덜어낼 때 비로소 마음의 정원이 보입니다.)
어둠은 빛을 가리는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빛을 더욱 또렷하게 드러내 주는 배경이었습니다.
삶에도 그런 시간이 있습니다.
조용한 밤,
혼자 걷는 시간,
말없이 견뎌야 하는 순간들.
그 시간을 지나며 우리는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 조금씩 알게 됩니다.
사진은 그렇게 제게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갈 것인가를 조용히 들려주었습니다.”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지
않아도 된다.
밀려드는 소음은
잠시 어둠에
머물게 두고
내 마음 깊은 곳
작은 빛 하나를
오늘도 조용히 지킨다.
새벽이 오면
깊은 어둠도,
그 모든 소음도
말없이
빛 속으로
스며든다.

(고개 숙인 할미꽃을 바라봅니다.
깊은 시간을 견딘 생명은 말없이 자신의 빛을 품고 있습니다.)
오늘 당신이 끝까지 지키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사람일 수도 있고,
약속일 수도 있으며,
잊고 싶지 않은 마음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하루,
그 하나만 충분히 지켜보세요.
그것만으로도 하루는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갖게 됩니다.
(사진을 바라봅니다.)
어둠 속에서 조용히 타오르는 촛불을 바라봅니다.
숨을 깊게 들이쉽니다.
작은 빛 하나가
마음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껴봅니다.
천천히 내쉽니다.
분주했던 생각들이
조금씩 멀어집니다.
다시 한번 숨을 쉽니다.
어둠을 없애려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내 안의 작은 빛 하나를 조용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합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당신이라는 빛은 더욱 선명하게 빛납니다.
오늘도 수많은 소음 속에서
자신의 마음을 지켜내느라 애쓰셨습니다.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오늘 하루,
단 하나의 빛만 지켜냈다면
그 하루는 이미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내 안의 작은 촛불 하나만
꺼뜨리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지켜 낸 작은 빛은
언젠가 새벽빛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조용히 번져 갑니다.
끝까지 지켜 낸 작은 빛은
어느새 따뜻한 말이 되고,
미소가 되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조용히 전해집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그렇게 지켜 낸 작은 빛이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따뜻한 온기로 전해지는지,
사진과 함께 천천히 걸어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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