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밭, 버드나무 아래에 서서
저 멀리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을 바라봅니다.
내가 가만히 머무르는 동안
너는 조용히 꽃을 피우고,
꽃잎은 고요히 노래합니다.
말 한마디 없어도
서로의 생을 바라보는 시간.
너는 피고 지는 순환으로 삶의 진리를 보여주고,
나는 그 마음에서 피어나는 향기로
너의 고마움에 작게 답가를 전합니다.
양산을 들고 서 있는 나도,
소리 없이 흔들리는 연꽃도,
같은 산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피고 지는 것은
자연의 흐름이자 마음의 결.
너와 내가 한 시선으로 이어지는 이 시공간,
가장 깊고 평온한 명상이 됩니다.
[작가 노트] 빛과 머무름, 그리고 연결
이 한 장의 사진은 대상을 기계적으로 선명하게 맞추는 카메라의 기술적 초점 대신, 너와 내가 한공간에서 하나 되어 고요히 머무는(Staying) 순간을 담아낸 시선입니다.
- 경계를 허무는 빛 : 몽환적으로 흩어지는 빛과 보케는 겉모습이라는 껍질을 벗겨내고 그 안에 숨겨진 내면의 빛을 바라보게 합니다.
- 피고 지는 삶의 아름다움 : 진흙 속에서 피어나 비를 맞으며 스러지는 연꽃은, 생성하고 소멸 하는 모든 순간이 그 자체로 온전하고 아름다운 삶의 과정임을 소리 없이 일깨워줍니다.
- 서로를 품는 존재들 : 버드나무와 연꽃, 양산 아래의 사람, 그리고 배경의 산은 하나의 공간과 시간 안에서 깊게 호흡합니다. 연꽃의 향기가 나의 감사가 되고, 나와 연꽃이 같은 산을 바라 보는 따스한 평온을 이 사진 한 장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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