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도 매번 이름이 헷갈리는 것들이 있다. 피자가 쏠리는 것을 방지해주는 ‘피자 세이버’나 귤껍질을 까면 나오는 하얀 섬유질 ‘귤락’ 같은 것…. 몰라도 딱히 문제 될 것 없지만, 이름을 다시 알게 될 때마다 괜히 한 번씩 그것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맞다, 너 사실 꽤 근사한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
아무렇지 않게 늘상 다니는 길에도 멋진 이름들이 숨어 있다. 아니다. 숨은 게 아니라 내가 미처 들여다보지 않은 것들이다. 그러데이션으로 점점이 흩뿌려지는 겨울 낙엽도, 빛바랜 담벼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의 마른 그림자도, 골목을 유유히 가로지르는 턱시도 고양이의 앞발도, 돌아보기 전까지는 무상한 풍경이지만 눈길을 주는 순간에 비로소 생경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럼 잠시 발을 멈추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남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인 이미지들은 짤막하게나마 행복 혹은 추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는 것이다.
따로 세기 머쓱할 정도로 평범한 회색 하루 중에 발견한 애틋한 이름들은 내 머리를 딸깍 클릭하듯 깨워준다. 어제와 똑같은 줄로 착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알게 된다. 비가 온 후 물웅덩이에 비친 하늘이 시시각각 움직이고 있는 것을 흐르는 구름을 보며 알게 되는 것처럼.
매번 들르는 회사 앞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었다. 몇 주째 제목을 모른 채 듣기만 하다가, 문득 궁금증이 일어 검색을 해보았다. 난생처음 알게 된 낯선 가수와 노래를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며 세상이 1cm쯤 더 넓어지는 기쁨을 누렸다. 오늘도 이름을 붙이고 싶어지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다음 편지에서 만나요, 안녕!
- 당신의 친구, 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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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니
지식이 팽창하는 우주랑 같다면 구의 부피처럼 생각했을 때 1세제곱 센티미터만큼 지식이 늘어 결과적으로는 1.3배 더 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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