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도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시도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연휴 내내 가족 일정에 어제는 또 간만에 그와 둘만의 온전한 시간을 보냈어요(연휴 내내 발송을 시간을 지키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에요. 기다려 주셔서 감사해요!ㅠㅜ). 실은 둘 다 집에서 쉬고 싶었지만, 긴 연휴에도 가족 일정으로 돌아다니며 바쁘게 지내느라 정작 둘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른 시간 눈을 떠서 어디든 떠나자 하고 이동했어요. 비록 가까운 서울이었지만요. 20대 때 연애할 때는 먼 지역도 당일로 슝~ 떠나기도 하고, 할 게 없어도 즐겁고 신났는데. 서른이 넘고 나서는 다음날 쓸 체력까지 계산하게 되느라 계획 없는 이동은 체력만 쓸 것 같아서 망설이곤 해요. 백화점 구경도 하고, 북촌마을 근처에서 밥을 먹고, 길가에 있는 운세 뽑기에서 재미 삼아 운세 뽑기도 해보고, 오락실에서 게임 대결도 하고 마지막으로는 그가 가고 싶어 했던 만년필 가게에 갔어요.

만년필을 그가 선물해 준 적 있는데, 저는 가게에 와서 시필할 정도로 만년필에 흥미가 없어서 버스 시간이 언제인지 시계만 보게 되더라고요. 연휴 마지막이라서 그런지, 만년필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서인지 가게가 북적거렸어요. 시필하면서 고르려면 5천 원 정도 내고 직원분이 주시는 종이에 시필을 하게 되는데요. 그다지 흥미도 없고 시필하려고 왔다 갔다 하면 피곤할까 싶어서 저는 구경만 하고 있었어요. 그는 시필을 열심히 했고요. 멍하니 돌아다니면서 시필하는 분들을 구경하는데 같이 온 일행과 만년필에 대해 진지하게 또는 즐겁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아쉽더라고요. 흥미가 없어서 재미가 없어서, 피곤할까 봐 가만히 멍 때리는게 오히려 시간 낭비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막상 저처럼 처음 왔지만 경험해보면서 이 시간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하며 열심히 시필하는 그를 봤는데 새삼 눈이 초롱초롱하고 즐거워하는 거 있죠? 그는 왜 저렇게 만년필을 좋아하고 나한테도 선물이 하고 싶었을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저도 시필 체험을 하겠다고 하고, 종이를 받아들고 이리저리 다니며 여러 만년필을 체험해 봤어요. 얼마 후 제 종이는 다양한 굵기와 색의 글들이 가득 채워졌고, 그를 따라다니며 쫑알쫑알 거리며 떠들고 있더군요.    

나이가 들수록 몸을 사리는 느낌을 받곤 해요.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했던 것들을 하곤 하죠. 이렇게 주어진 연휴에도 회복을 위한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닌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택하곤 하니까요. 새로운 시도가 어려운 건 과연 체력 분배를 위한 선택일까요? 아니면 지레짐작하며, 일상이 흔들릴까 싶은 걱정 때문일까요? 어제의 저는 결국 피곤했지만 '역시, 해보지 않으면 몰라.'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오늘의 느린 질문

✉️ “새로운 시도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 똑똑 느린 질문 입니다.

느린 질문은, 마음의 속도에 맞춰 건네는 질문입니다. 가끔은 질문하고, 가끔은 기억을 꺼내며 구독자 님의 마음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함께 나눠요. 이 질문이 당신의 하루를 조금 덜 외롭게 했다면 또는 전하고 싶은 한 사람이 떠오른다면 전해주세요. 그리고 구독해 주시면 조금은 더 빠르게 느린 질문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는 구독자 님을 언제나 늘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