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왜 했던 이야기를 매번 반복할까요?"

🎐엄마는 왜 했던 이야기를 매번 반복할까요?

엄마랑 종종 대화를 하다 보면 늘 느끼는 게 있어요. '엄마는 왜 했던 이야기를 처음 꺼내는 것처럼 또 이야기할까?'라는 생각이 매번 대화할 때마다 들어요. 한두 번은 처음 들은 척 듣다가 이제 귀에 딱지가 앉겠다 싶을 무렵 "엄마.. 그거 전에도 했던 이야기잖아." 또는 뒷이야기를 가로채서 "~했다는 거잖아. 전에 말했어."라고 이야기를 끝맺곤 해요. 그러면 엄마는 또 다른 이야기를 다시 처음 한 것처럼 또 꺼냅니다.

언젠가 이제 엄마도 나이가 있어서 깜빡깜빡하나 걱정이 되기도 해서 "엄마 요즘 자주 뭔가 까먹고 그래?" 물어보면 아니라며 괜찮다고 하는데 왜 매번 했던 소리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지난 주말에는 사촌 결혼식이 있어 전라도 순천으로 엄마를 모시고 갔는데 가는 길에 또 반복되는 이야기에 순간 짜증이 올라왔어요. "엄마 피곤하면 자도 괜찮아."라며 돌려서 이야기하고 한참을 혼자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는데. 왜 그러는 걸까 한참을 생각하다가 깨달았어요. 물론 정확한 정답이 아닐 수 있겠지만...

'엄마는 10대의 나를 잘 알고 있지만 20-30대의 나에 대해서 잘 모를 수도 있겠구나. 그리고 그때의 추억이 우리에겐 없어서 할 이야기가 없어서 좋았던 때를 계속 이야기하고 했던 이야기를 꺼내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리고 뭐라도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제가 알만한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는 게 아닐까 하고요. 그러고 보니 운전하는 내내 저는 엄마에게 별다른 질문이 아닌 대답만 하고 있었고, 엄마는 오랜만에 저와 있는 시간이 좋아서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다 엄마가 깼을 때 엄마가 제 나이였을 때에 대해 묻기도 하고 질문을 하면서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엄마는 그저 나랑 대화가 하고 싶었구나. 그리고 우리가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 참 길었다는 사실을요.

물론 이렇게 알게 되었지만 또 엄마가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불쑥 성을 낼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이번보다 좀 더 빠르게 엄마가 그러는 이유를 떠올릴 수 있다면 좋겠어요. 혹시 저와 같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요? 

📝오늘의 느린 질문

✉️ “엄마는 왜 했던 이야기를 매번 반복할까요?”
✉️ “부모님과 가장 시간을 오래 보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 “부모님은 20-30대를 보내고 있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실까요?”

💬 구독자 님에게 전하는 말

어쩌면 반복되는 이야기는 줄어드는 추억을 아쉬워하는 마음일지도 몰라요. 다음에 만날 때는 그 마음을 좀 더 빨리 알아챌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저와 같은 경험을 해본 적 있나요? 구독자 님의 부모님께서는 어떤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시는지도 궁금해요! 10대의 모습도 궁금하고요! :)

📮 똑똑 느린 질문 입니다.

느린 질문은, 마음의 속도에 맞춰 건네는 질문입니다. 가끔은 질문하고, 가끔은 기억을 꺼내며 구독자 님의 마음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함께 나눠요. 이 질문이 당신의 하루를 조금 덜 외롭게 했다면 또는 전하고 싶은 한 사람이 떠오른다면 전해주세요. 그리고 구독해 주시면 조금은 더 빠르게 느린 질문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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