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96 | 연극뮤지컬 편] 사라져가는 것에 숨을 불어넣다 外

2025.01.07 | 조회 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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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뉴스레터 허시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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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새해 처음 인사드리는 허시어터입니다. 올해는 푸른 뱀의 해라고 하죠. 을사년의 ‘을’은 푸른색을 뜻하면서 또 나무를 뜻하기도 해서 생명력과 성장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또한 뱀은 뛰어난 통찰력과 직관력을 가진 동물로, 푸른 뱀의 해는 ‘새로운 시작’, ‘지혜로운 변혁’, ‘성장과 발전’의 의미를 갖는다고 하네요. 모쪼록 허시어터를 구독하시는 모든 독자분들이 새롭고 지혜롭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한 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연극 아홉 편, 뮤지컬 한 편으로 총 열 편의 공연을 소개해드립니다. 먼저 연극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보이는 여성국극제작소의 <벼개가 된 사나히>와 윤혜진 연출과 배해률 작가가 의기투합한 신작 <목련풍선>, 소극장 혜화당에서 주최하는 123페스티벌 무대에 올라가는 극단 그럼에도불구하고의 <체크메이트>와 극단 노을의 <하녀들>이 준비되어 있고요.

또 공연제작스튜디오 컨템포러리테일즈의 <네버랜드>, 라이브러리컴퍼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꽃되지 프로젝트와 플레이랩 진액터의 공동제작 <10층>, 극작가 동인 괄호의 <다른 부영>, 앤드씨어터의 <유원>까지 기대되는 신작과 흥미로운 재연작들을 사이에서 선택의 즐거움과 고민을 느끼시면 좋겠습니다. 뮤지컬은 30주년 기념공연으로 돌아온 <명성황후>를 준비했습니다.

올해도 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와 함께 무대 위 여자들을 만나며 즐거운 관극 생활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에디터 이수아, 한보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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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극장 혜화당에서 올해부터 123페스티벌을 시작합니다. 페스티벌의 명칭은 극예술의 근원인 1인극, 연극 본연의 상호성을 볼 수 있는 2인극, 다양한 다인극의 기본인 3인극까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공연예술에서 연극의 근원을 돌아보기 위해 붙여졌습니다. 허시어터에서는 두 편의 공연을 소개하는데요, 먼저 극단 그럼에도불구하고의 <체크메이트>입니다. 김옥미 연출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는데, 김 연출은 2006년부터 써온 일기, 시, 에세이, 정신과 치료 일지 등을 바탕으로 텍스트를 추려 극본을 썼습니다. 트라우마를 겪는 극작가 석영과 상담사, 석영의 내면 속 미지의 존재인 체스말이라는 세 캐릭터의 3인극으로 전개되며, 석영 역은 김윤아, 체스말 역은 박연하, 상담사 역은 이산 씨가 맡아 무대를 이끌어갑니다.

일시 01.08 ~ 01.12 | 장소 소극장 혜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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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제작스튜디오 컨템포러리테일즈가 신작 <네버랜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네버랜드>는 202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온라인미디어 예술활동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선보인 다형식 뮤지컬 <콤플리체>를 연극으로 개작한 작품으로, 루마니아 차우셰스쿠의 인구정책이 빚어낸 비극과 동화 <피터팬>을 결합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셰스쿠는 저출생으로 인구감소 위기에 처하자 콘돔 판매와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들의 직장으로 찾아가 임신 검사를 하는 일명 ‘생리 경찰’을 운영하고, 심지어 중학생의 출산을 권장하는 등의 인권 파괴적인 강력한 인구 증가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강제적인 출산이 늘게 되자 영아 유기와 유아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산모 사망률도 급증했습니다.

작품은 루마니아와 인접한 불가리아의 국경마을 루셰를 배경으로 70대 자선사업가 안드레이 도프가 살해당한 뒤 입양된 딸 테사와 간병인 벨, 지역경찰 피터가 살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추리극으로 전개됩니다. 원작의 제목이었던 ‘콤플리체(complice)’는 ‘공범’이라는 뜻의 고어로, 아이들이 잊히고 사라지게 된 비극의 공범이 과연 누구인지를 질문합니다. 김정현 연출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고 테사 역은 권영은-선유림 씨, 벨 역은 조희수-오시후 씨, 피터 역은 송민규-문병설 씨의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됩니다.

일시 01.10 ~ 01.26 | 장소 한성아트홀 2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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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제작소에서는 신작 <벼개가 된 사나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연극 부문 선정작으로, 안산에 상주하고 있는 여성국극제작소(이하 제작소)의 공연을 서울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모든 배역을 여성이 맡는 것이 장르의 가장 큰 특징인 여성국극 안에 ‘소년’이라는 존재를 던져넣어 여성국극이라는 형식을 통해 여성국극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공연은 여성국극이 아직 쇠락하기 전인 1960년대 초, 한 소년이 여성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국극단을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대표인 니마이 배우 왕자는 여자 역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소년에게 여자나 남자나 치장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소년은 여자만 아니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바람잽이 산마이, 악역 가다끼 등 남역 배우로 실력을 쌓아갑니다. 배우로 자리잡아가는 동안 소년의 꿈에는 병든 왕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 왕은 소년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꿈에 나타난 걸까요.

극본은 지난해 <화인뎐>으로 제작소와 인연을 맺은 고연옥 작가가, 연출은 <가해자 탐구_부록: 사과문작성가이드>, <7번 국도>, <우리는 농담이(아니)야> 등의 구자혜 연출이 맡았습니다. 여성국극 원로배우들인 이소자, 이미자 명인과 3세대 배우들인 제작소 공동대표 박수빈, 황지영 씨, 제작소 1기 연수단원 김미영 씨까지 여성국극의 전 세대 배우들이 한 무대에 오릅니다.

일시 01.11 ~ 01.19 | 장소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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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페스티벌의 두 번째 작품은 극단 노을의 <하녀들>입니다. 1933년 프랑스에서 일어난 파팽 자매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장 주네의 첫 희곡으로, 사건은 사르트르와 라캉 등 프랑스 지성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며 다수의 문학작품과 비평서가 출간되었습니다. 자매 사이인 하녀 클레르와 솔랑주가 주인인 마담을 동경하며 마담이 없는 사이 마담과 하녀라는 역할 놀이에 몰두하다 마침내 마담을 살해하기에 이르는데요, 이번 공연에서는 솔랑주 역에 박지우, 클레르 역에 윤이솜, 마담 역에 이지혜 씨가 캐스팅되어 하녀들의 무서운 연극 놀이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일시 01.14 ~ 01.19 | 장소 소극장 혜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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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극으로 처음 선보였던 라이브러리컴퍼니의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다시 돌아옵니다. 일본에서 만화와 영화로 크게 히트했고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아버지의 외도로 부모가 떠난 집에 세 자매 사치, 요시노, 치카가 살고 있는데요, 어느 날 아버지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고 이들은 장례식장에서 이복여동생 스즈를 만나게 됩니다. 세 자매와 이복동생은 어떻게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가족이 될 수 있을까요.

초연의 더블캐스팅에서 이번 재연은 트리플캐스팅으로 더 많은 배우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첫째인 사치 역에는 초연의 한혜진, 박하선 씨 외에 홍은희 씨가 새롭게 합류하고, 둘째 요시노는 임수향, 서예화 씨 외에 유이 씨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셋째 치카는 강해진, 류이재 씨 외에 소주연 씨를 만날 수 있고, 막내 스즈 역은 설가은, 유나 씨 외에 신예서 씨가 새롭게 합류했습니다. 더욱 풍성해진 캐스팅의 재연은 어떤 감동을 만들어낼지 무대에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일시 01.15 ~ 03.23 | 장소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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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되지 프로젝트와 플레이랩 진액터가 공동제작으로 <10층>을 올립니다. <10층>은 1965년 극단 실험극장에서 초연한 작품으로, 60년대 당시만 해도 매우 높은 편이었던 빌딩 9층에서 벌어지는 두 남성의 대화로 전개되는 2인극입니다. 작품은 10층이 있다고 믿는 사람과 9층만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 간의 갈등을 통해 신념의 본질이 중요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하며 낯선 사람과 사실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질문합니다. 이여진 연출은 작품을 현재로 가져와 두 여성의 2인극으로 재해석했는데요, 박세진, 이자령 두 배우가 철학적이고 시적인 대사로 일상적인 상황의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일시 01.15 ~ 01.19 | 장소 극장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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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연출과 배해률 작가가 만나 신작 <목련풍선>을 선보입니다.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으로, 등장인물들은 ‘목련풍선’을 부는 행위를 통해 환대의 경험을 공유하고 망자가 된 이들을 되살려냅니다. 어느 가을날, 마을 뒷산에는 느닷없이 목련이 피기 시작합니다. 주인공 분옥에게 손녀 연서의 영혼이 찾아와 곧 집으로 손님이 올 거라면서 그들을 잘 맞이해달라는 부탁을 합니다.

연서의 말대로 분옥의 집에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하는데요, 인근 화학공장 운영사 직원인 둘째 딸 현성과 그의 가족들, 한동안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첫째 딸 현정과 그의 딸 아라, 그리고 손녀 영서의 동성 연인 영서까지, 한데 모인 이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반목하기 시작합니다. ‘목련풍선’은 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불어넣을지 무대에서 확인해볼 일입니다. 분옥 역에는 홍윤희 씨, 손녀 연서 역에는 신윤지 씨, 두 딸 현정과 현성은 김광덕, 윤현길 씨가 캐스팅되어 개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시 01.18 ~ 01.26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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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연된 극작가 동인 괄호의 <다른 부영>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여성이 느끼는 수치심과 자기혐오는 어떻게 형성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1인칭 시점으로 살아가는 ‘부영’과 그를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는 ‘다른 부영’이라는 분신격의 인물을 통해 시선에서 비롯되는 수치와 자기혐오를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괄호의 동인 작가들인 김진희, 도은, 신효진, 이소연 네 작가가 극본을 공동집필했고, 연출과 배우진은 초연과 동일하게 김미란 연출의 무대에서 백혜경, 이세준, 이영주, 장샘이 네 배우의 연기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일시 01.23 ~ 01.26 | 장소 나온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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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씨어터의 <유원>이 국립극단의 ‘기획초청 Pick크닉’에 선정되어 관객들과 다시 한번 만납니다.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백온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021년 인천에서 초연 후 지난해 대학로에서 재연을 올린 바 있습니다. 10여 년 전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18살 주인공 유원은 자신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언니와 11층 아파트에서 추락하는 자신을 받아내고 장애인이 된 이웃집 아저씨에 대한 죄책감과 부채감, 자기혐오 등으로 아슬아슬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유원에게 친구 수현이 다가오며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주인공 유원 역은 강윤민지 씨가, 수현 역은 김계림 씨가 맡아 섬세한 연기를 보여줍니다.

일시 01.24 ~ 02.02 | 장소 명동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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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명성황후>가 30주년 기념공연을 올립니다. 이문열 작가의 소설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김광림 작가가 각색을 맡고 김희갑-양인자 부부가 작곡과 작사를 맡아 199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을 올린 뒤 97년에는 국내 작품 최초로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진출했고, 또한 국내 뮤지컬 중 최초로 100만 관객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그동안 이태원, 윤석화, 김원정, 김소현, 신영숙 등 내로라할 배우들이 명성황후로 이 무대를 거쳐갔는데요, 이번 공연에는 20주년과 25주년 공연에 나란히 섰던 김소현, 신영숙 씨가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르고 차지연 씨가 새로운 명성황후로 공연에 합류합니다. 김소현 씨는 이 작품으로 2016년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1999년 이 작품에서 손탁 역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던 신영숙 씨는 20주년 기념공연에서 처음 명성황후 역을 맡으며 인연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얼굴 1895>에서 명성황후 역을 줄곧 맡아온 차지연 씨는 이번 공연으로 또 다른 명성황후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일시 01.21 ~ 03.30 | 장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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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로이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플러스씨어터 ( ~ 25.01.19)
  • 해적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 ~ 25.02.02)
  • 이프덴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 ~ 25.03.02)
  • 마타하리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 ~ 03.02)
  • 바스커빌: 셜록홈즈 미스터리 예스24아트원 3관 ( ~ 25.03.03)
  • 종의 기원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 ( ~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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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카고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01.10 ~ 01.12)
  • 시카고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 (01.18 ~ 01.19)
  • 시카고 용인포은아트홀 (01.25 ~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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