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

[vol.54 | 뮤지컬 편] 여기, 우리의 영웅이 있다 外

2024.02.09 | 조회 3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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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

여성주의 공연 큐레이션 뉴스레터 허시어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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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위클리 허시어터 뮤지컬 에디터 한보은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명절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을 어떻게 보내실 계획인가요? 떡국 맛있게 드시고 대체휴일이 포함된 긴 연휴 동안 허시어터가 소개해드리는 공연을 보러 극장을 방문하시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네요.

이번 호에서는 다섯 편의 뮤지컬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고전소설 《박씨전》을 모티브로 한 홍컴퍼니의 신작 <여기, 피화당>,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EMK의 <마리 앙투아네트>, 전원 여성극의 또 다른 신화 네버엔딩플레이의 <브론테>,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넥스트 투 노멀>, 항일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였던 강주룡 열사의 생애를 조명한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체공녀 강주룡>입니다.

2월에도 이달의 공연작 목록과 투어 공연 소식은 계속됩니다. 저는 3월 둘째 주 봄꽃 소식과 함께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 에디터 한보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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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컴퍼니의 신작 <여기, 피화당>이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관객들을 만납니다. 고전소설 《박씨전》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지난해 초연된 글과무대의 연극 <열녀를 위한 장례식>을 재밌게 보신 관객들이라면 더욱 흥미로운 관극이 되실 것 같습니다.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끌려갔다 고향에 돌아온 가은비는 사대부 가문의 명예를 이유로 가족들에게 버림받게 됩니다. 가은비는 같은 처지의 매화, 몸종 계화와 함께 산 속 동굴에 숨어 그곳에 피화당이란 이름을 붙이고 살아갑니다. 이들이 생계를 위해 익명으로 써서 내다 팔기 시작한 이야기는 저잣거리에서 큰 인기를 얻게 되고, 선비 후량은 아버지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이들 익명의 작가를 찾아나섭니다. 가은비 역에는 정인지, 최수진, 김이후 씨가, 매화 역에는 정다예, 장보람 씨가, 계화 역에는 백예은, 곽나윤 씨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일시 02.07 ~ 04.14 | 장소 플러스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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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를 원작으로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극작과 작곡을 맡아 2006년 일본에서 초연했고, 국내에서는 2014년 EMK에 의해 초연되었습니다. 이후 2019년, 2021년 각각 재공연되었고 10주년인 올해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여성 인물의 입지가 좁은 대극장 뮤지컬에서 드물게 여성 주역 투톱으로 전개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제목 그대로 주역의 한 축은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맡아 화려한 궁정 생활을 보여주는 한편 작가가 창조한 가상의 인물인 혁명가 마그리드 아르노가 또 다른 주역으로 프랑스 빈민의 삶과 혁명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두 인물은 각자의 계급을 대표하며 대립각을 세우지만 극 말미에 이르러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소향, 이지혜 씨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옥주현, 윤공주, 이아름솔 씨가 마그리드 아르노를 맡았는데요, 초연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로 분했던 옥주현 씨가 마그리드로 역할을 바꿔 출연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일시 02.24 ~ 05.26 | 장소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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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플레이의 <브론테>가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조민영 연출, 성재현 작가, 양지해 작곡가가 각각 연출과 극작 및 작사, 작곡을 맡아 2022년 초연한 작품으로, 개막 이후 전석 매진 사례를 기록하며 연장 공연에 돌입했고, 연장 공연도 매진 행렬로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흥행작입니다.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앤 브론테 세 자매가 각자의 대표작을 쓰기까지 그들이 책으로 쓰고자 한 이야기는 무엇이었고 또 무엇이 그들의 글쓰기를 포기하지 않도록 만들었는지, 극은 철저히 자매들의 글쓰기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됩니다.

자매들이 여성임을 감추기 위해 필명으로 남성의 이름을 사용한다거나 에밀리가 《폭풍의 언덕》을 쓸 때 들었던 벌판의 목소리 같은, 글쓰기와 관련된 에피소드들로 극을 채우며 이 이야기가 ‘여성의 글쓰기’에 관한 것임을 명확히 합니다. 같은 소재를 다루지만 사남매 중 유일한 아들이었던 브랜웰 브론테까지 포함해 브론테 남매의 유년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긴 시간선을 다루며 결혼 후 글쓰기를 그만둔 샬럿 브론테의 모습까지 조명한 또 다른 뮤지컬 <웨이스티드>와는 확연히 다른 방향성입니다. 자매들 역의 배우 세 명만이 출연하는 전원 여성극으로, 샬럿 역에는 정가희, 강지혜, 이봄소리, 한재아 씨가, 에밀리 역에는 전성민, 전해주, 이지연 씨, 앤 역에는 송영미, 박새힘, 이아진 씨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일시 03.04 ~ 06.02 | 장소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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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다섯 번째 시즌을 맞습니다.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주부 다이애나를 중심으로 남편 댄, 아들 게이브, 딸 나탈리로 이루어진 4인 가족이 겪는 갈등과 화해의 이야기로, 브라이언 요키가 대본 및 가사를 쓰고 톰 킷이 작곡을 맡아 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 공연을 거쳐 200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었고, 같은 해 토니상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여우주연상, 음악상, 편곡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퓰리처상 드라마 부문에서도 수상했습니다.

요키와 킷은 98년 정신경련요법을 받는 여성 환자를 소재로 한 10분짜리 워크숍 뮤지컬 <필링 일렉트릭>을 만들었는데, 둘은 이 짧은 작품을 바탕으로 10여 년에 걸쳐 환자들과 관련 종사자들을 인터뷰하며 <넥스트 투 노멀>의 기초 작업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다이애나의 병증에 대한 전문적인 묘사로 탄탄한 드라마가 완성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1년 초연된 후 2013년, 2015년, 2022년 재공연되었는데요, 이번 공연은 초연부터 네 번째 시즌까지 다이애나 역으로 무대를 지켜온 박칼린 씨가 없는 첫 무대입니다. 최정원, 배해선 씨가 다이애나를, 이건명, 마이클 리 씨가 댄을 맡아 공연을 이끌어갈 예정이며, 최정원, 이건명 씨는 지난 2022년 공연에 이어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춥니다.

일시 03.05 ~ 05.19 |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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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체공녀 강주룡>이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박서련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평원고무공장 직공으로 1931년 동맹파업을 주도한 항일운동가이자 노동운동가인 강주룡의 생애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1930년 8월 평양고무공업조합은 노동자들에게 종래 임금의 17% 삭감을 일방적으로 통고하였고, 노동자들은 일제와 결탁한 자본가들을 비판하며 반대투쟁을 일으켰습니다. 노동자들은 단식투쟁을 하며 파업을 이어갔고, 파업을 주도한 강주룡은 일본 경찰에 의해 공장에서 쫓겨난 뒤 지상 12m의 을밀대 지붕에 올라가 “여성 해방, 노동 해방”을 외치며 시위에 나섰습니다. 이후 경찰에 체포되어 일주일의 구류처분을 받았고 옥중에서도 54시간 단식을 결행하며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잦은 단식투쟁으로 건강이 악화된 그는 1931년 8월 13일, 평양 빈민굴에서 서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연에는 홍단비 작가와 이기쁨 연출이 의기투합했으며, 4명의 소리꾼이 주인공 강주룡을 맡는 독특한 구성으로 전개됩니다. 강나현 씨가 강주룡 역으로 도창 혹은 내레이터 역할로 극을 이끌어나가고, 김은경, 임지수, 정지혜 씨가 각각 1막, 2막, 3막의 강주룡을 연기하며, 주룡의 남편 최전빈 역에는 이해원 씨, 주룡의 어머니 역은 이승민 씨가 맡아 젠더프리 캐스팅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시 03.08 ~ 03.17 | 장소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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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터 액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 ~ 02.11)
  • 마리 퀴리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 ~ 02.18)
  • 레베카 LG아트센터 서울 LG시그니처홀 ( ~ 02.24)
  • 키다리 아저씨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1관 ( ~ 02.25)
  •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CKL스테이지 ( ~ 02.25)
  • 썸데이 업스테이지 ( ~ 02.29)
  • 아가사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 ( ~ 03.03)
  • 메리 셸리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 ( ~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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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이드 미 울산 CK아트홀 (02.27 ~ 04.07)
  • 레베카 부산 드림씨어터 (03.02 ~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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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여자 그리고 죽음

여성의 죽음으로 완성되는 고전 작품 속 파괴적인 사랑을 파헤친다!

저자는 전작 《여성, 신체, 공간, 폭력》에서 무용 작품과 대중문화 속에서 특정 전형을 만들어낸 ‘죽는 여자’의 상을 현실 속 여자들의 죽음과 연결 지으며 죽음이 하나의 문화가 된 사회상을 파헤친 바 있다. 후속작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죽은 여자다》에서는 고전 작품 속에서 이 죽음들의 원형을 찾는다. 저자는 이들 고전을 다시 읽기 위해 ‘여성’, ‘죽음’, ‘사랑’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며 여성의 죽음으로 완결성을 갖는 이 이야기들에서 사랑의 다른 한 축인 남성의 부재를 묻는다. (중략) 이 책은 표면적으로는 “사랑은 왜 여성의 죽음으로 완성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지만 결국 이 질문을 통해 묻고자 하는 것은 여성과 남성에게 다른 형태로 도달하는 파국을 언제까지 사랑의 속성이나 본질이라 기만하며 외면할 것인지다. 혹시 남성의 존재를 가부장제의 주인이자 이성애 연애의 중심축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처럼 받아들이는 시각을 비판 없이 수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저자는 여성이라는 렌즈로 고전을 다시 들여다본 이 책을 통해 원작이 말해주지 않는 ‘다른 면’을 발견해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말한다. “이처럼 오랜 세월 동안 무수히 죽은 여자들을 만나온 우리에게는 이제 살아남은 여자들이 필요하다. 아주 많이.” -출판사 서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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