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강아지 전성시대다.
모두가 공감 받고 싶어하지만 오히려 인간이 소외되는 현대 사회에서 강아지는 특유의 충성심과 높은 공감 능력을 앞세워 이 시대가 원하는 진정한 아이돌(idol)이 되었다.
운동장에서 같이 뛰어놀 친구가 사라진 아이들에게, 옆집 이웃이 누군지도 모르고 사는 어른들에게 강아지는 훌륭한 친구이자 벗이 되어 주고 있다. 모 TV 프로 제목에서 주장하듯이 '개는 훌륭한' 시대가 되었다.
개는 진짜 훌륭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특히 중년 아저씨들에게 강아지는 더 절실한 의미로 다가온다.
힘들게 일하고 집에 왔을 때 유일하게 반겨주는 강아지는 그 옛날 '아빠~'하며 품속으로 파고 들던 아이들을 생각나게 한다. 혼밥이라도 할라치면 식탁을 지켜주는 식구(食口)가 되어준다. 주말에 산책 나갈 때면 함께 걷는 동반자가 되어주고, 사진을 찍을 때면 훌륭한 모델이 되어준다. 예전엔 우리 아이들이 함께 해주던 일들이다.
나이 들면 철저히 혼자여야 한다. 고독을 즐기라는 인생 명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단물 나도록 고독을 곱씹는 것이지, 혼자라는 것이 웃음이 나올 만큼 유쾌해서 반기는 것은 아니다.
혼자일 때의 평안함은 인정 하지만, 그래도 함께 할 때의 기쁨은 색다르다. 나이 들 수록 말없이 옆에서 지켜주는 살가운 친구가 필요한 것 같다. 수다스럽지 않고 충직하며, 가끔은 스킨쉽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군말 없이 내 기분을 맞춰준다면 더할 나위 없다.
누군가 God(神)을 거꾸로 하면 Dog가 된다고 한 말이 기억난다. 이제 더 이상 신을 찾지 않는 불신의 시대, 하나님이 낮은 곳으로 임하사 몸소 강아지가 되어 인간의 눈물을 닦아 주고 계신 것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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