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레터 시즌 9

206. 먼저 듣는 리더

2026.10.27 | 조회 7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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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코칭

 

2026.10.27 | 206호 |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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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김 팀장은 구성원과 일대일 면담을 잡았다. 연말에 말할 것을 지금 말하기로 한 것이다. 아쉬운 점을 장면으로 전했고, 남은 기간에 무엇이 달라지면 좋을지도 함께 정했다. 대화가 끝날 무렵 팀장이 물었다.

"혹시 나한테 바라는 건 없어?"

구성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답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팀장은 안도하며 면담을 마쳤다.

그런데 그 구성원은 지난 반년 동안 동료들에게 팀장의 회의 방식에 대해 여러 번 불만을 말해 왔다. 다만 팀장만 모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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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에게 먼저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글은 리더가 구성원에게 주는 피드백에 관한 것이었다. 연말에 처음 듣는 피드백은 통보라고 했다. 이번에는 방향을 바꿔 보자. 구성원을 평가하는 리더는, 올해 자기 리더십에 대해 구성원에게서 피드백을 몇 번이나 들었는가.

아마 "괜찮습니다" 이상은 듣지 못했을 것이다. 리더에게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다. 자신을 평가할 사람에게 아쉬운 점을 먼저 꺼내는 것은, 구성원으로서는 위험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가 묻지 않는 한, 리더에 대한 이야기는 리더가 없는 자리에서만 오간다.

 

부족한 점을 묻는 리더가 더 유능하다고 평가받는다

애시포드와 추이는 중간관리자들과 그들의 상사·동료·부하를 함께 조사했다[1]. 부정적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관리자일수록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더 정확히 알고 있었고, 상사·동료·부하 모두에게서 더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긍정적 피드백을 구하는 행동은 오히려 평가를 떨어뜨렸다.

리더들이 흔히 걱정하는 것과 반대다. 부족한 점을 묻는 것은 약점을 드러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을 점검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잘하고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행동은 그렇게 읽히지 않는다. 다만 리더가 묻는다고 해서 구성원이 바로 답하는 것은 아니다. 그 위험을 감수할지는 평소 상사와 피드백을 주고받은 경험에 달려 있다.

디터트와 버리스는 관리자의 어떤 행동이 구성원의 발언을 끌어내는지 조사했다[2]. 관리자가 의견에 열려 있다고 구성원이 느낄수록, 즉 제안을 끝까지 듣고 공정하게 검토하며 그에 따라 움직인다고 느낄수록, 구성원은 개선을 위한 의견을 더 자주 냈다. 그 사이를 이은 것은 '여기서는 말해도 안전하다'는 믿음이었다.

리더가 묻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답이 돌아오는 환경은 그 질문 이전에 리더가 평소에 만들어 둔 것이다. 그리고 그 환경을 만드는 데 먼저 책임져야 할 사람은 리더 자신이다.

 

리더가 묻지 않는 이유, 구성원이 말하지 않는 이유

리더는 "물어봐도 어차피 안 말한다"고 하고, 구성원은 "말해도 어차피 안 바뀐다"고 한다. 지난 글에서 말한 불편함은 리더만의 것이 아니다. 구성원에게는 그 불편함에 평가권자라는 무게까지 얹혀 있다.

그래서 "바라는 거 없어?"라는 막연한 질문은 거의 언제나 "괜찮습니다"로 끝난다. 질문이 막연해서가 아니라, 그 자리에서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구성원에게 리더를 통째로 평가하라는 요구이고,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어디까지 말해도 되는지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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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하기 전에 먼저 묻는다

평가 면담은 리더가 구성원의 한 해를 판단하는 자리다. 그런데 그 판단의 조건 가운데 상당 부분은 리더가 만들었다. 기대를 어떻게 전달했는지, 우선순위를 언제 바꿨는지, 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내렸는지가 구성원의 실행에 그대로 영향을 줬다. 그 영향이 어땠는지는 리더 혼자 돌아봐서는 알 수 없다. 구성원에게 물어야 보인다. 그것을 모른 채 점수를 매기면, 리더가 만든 조건의 결과까지 구성원의 성과로 평가하게 된다.

그래서 평가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한다. 11월부터라도 시작할 수 있다. 미리 들어야 리더가 행동을 바꾸고, 구성원이 그 변화를 경험할 시간이 생긴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12월 면담에서 리더의 말이 일방적인 판정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은 대화의 연장으로 들린다.

 

그렇다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막연한 질문 대신 좁은 질문을 한다.

구체적인 상황을 지정한다. "지난주 회의에서 충분히 말하지 못한 의견이 있었어?" "내가 보고서를 돌려보낼 때 뭘 더 설명하면 좋겠어?" 장면이 있어야 답할 수 있다. 그리고 장면이 좁을수록 구성원이 감수해야 할 위험도 작아진다.

둘째, 해명하기 전에 먼저 듣는다.

구성원이 어렵게 입을 열었을 때 리더의 첫 반응이 그 다음을 결정한다. "회의에서 제 의견을 끝까지 말하기 어려웠습니다"라는 말에 "그날은 시간이 없었잖아"라고 답하면, 구성원은 자신의 경험을 설명하는 대신 리더의 사정을 이해해야 하는 자리로 돌아간다. 해명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먼저 무엇을 보았는지, 그때 어땠는지를 묻는다. 듣는 것과 동의하는 것은 다르다. 판단은 다 들은 뒤에 해도 된다.

셋째, 들은 것을 어떻게 했는지 돌려준다.

답이 돌아오는 환경은 묻는 순간이 아니라, 들은 뒤에 리더가 무엇을 하는가로 만들어진다. "지난번에 회의에서 의견을 끝까지 말하기 어렵다고 했던 거, 이번 달부터는 결정하기 전에 각자의 의견을 끝까지 듣는 시간을 갖기로 했어." 그리고 몇 주 뒤에 실제로 나아졌는지 다시 묻는다. 리더가 바꿨다고 생각하는 것과 구성원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말이 진지하게 다뤄졌다는 경험이 다음에도 말할 힘이 된다. 말만 듣고 결과를 보지 못한 구성원은 "괜찮습니다"로 다시 돌아간다. 반영하기 어려운 의견이라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바뀐 행동만큼은 아니어도,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는 것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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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물어보자.

  • 올해 구성원에게서 들은 나에 대한 피드백 가운데, "괜찮습니다." 이상의 것이 있는가?
  • 내가 마지막으로 구성원의 말을 듣고 바꾼 행동은 무엇인가? 그 구성원은 그 변화를 알고 있는가?
  • 나는 부족한 점을 묻는가, 잘하고 있다는 확인을 하는가?
  • 12월에 내가 구성원을 평가하기 전에, 나는 누구에게 평가 받을 것인가?

 

피드백이 일상이 되는 조직은 리더가 말을 잘하는 조직이 아니다. 리더가 먼저 듣는 조직이다.

구성원에게 피드백을 구하지 않는 리더는 자신이 어떤 리더인지 알기 어렵다.

 


[1] Ashford, S. J., & Tsui, A. S. (1991). Self-regulation for managerial effectiveness: The role of active feedback seeking.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34(2), 251–280.

[2] Detert, J. R., & Burris, E. R. (2007). Leadership behavior and employee voice: Is the door really open?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50(4), 869–884.

 

 

 

 

하우코칭 파트너

박신후 코치(K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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