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레터 시즌 9

204. 그 점수는 누구를 설명하는가 — 평가를 준비하며

2026.09.29 | 조회 6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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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코칭

 

2026.09.29 | 204호 |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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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한 팀장이 평가를 마쳤다. 공정하게 하려고 한 달 전부터 자료를 모았고, 근거도 정리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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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등급 조정 회의에서 같은 구성원을 두고 옆 팀장이 말했다. "저는 그 친구 괜찮게 봤는데요." 두 사람 모두 그를 가까이서 봤고, 각자 근거가 있었다. 그런데 결론이 달랐다.

두 사람이 본 장면이 서로 달랐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차이도 있다. 같은 행동을 보아도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느 수준부터 잘했다고 판단하는지는 리더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올해도 12월은 온다. 지금은 3분기가 끝나갈 뿐이고, 평가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그러나 12월에 평가표를 열었을 때 리더가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은 대개 10월 이후의 것들이다. 지금 이 분기에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그때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평가에 관한 이야기를 12월에 하면 늦는 이유다.

 

평가는 사실의 기록인가?

리더는 대체로 평가를 사실 확인이라고 생각한다. 잘한 것과 못한 것을 관찰했고, 그것을 등급으로 옮겼을 뿐이라고 여긴다. 앞의 두 팀장도 각자 그렇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평가는 관찰의 기록이 아니라 해석의 기록이다. 그리고 해석에는 평가자 자신이 들어간다. 문제는 그 사실을 평가자 본인이 가장 알아채기 어렵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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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는 누구를 설명하는가?

설런과 동료들은 두 개의 대규모 다면평가 자료에서 평가 점수의 분산이 어디서 오는지를 분석했다[1]. 관리자 약 2,350명과 약 2,140명이 상사, 동료, 부하로부터 받은 평가였다.

그 중 피평가자의 성과 차이와 관련된 부분은 각각 21%와 25%였다. 반면 평가자 개인에게 고유한 채점 경향으로 설명되는 부분은 62%와 53%였다.

적어도 이 연구에서, 점수는 평가받는 사람보다 평가하는 사람을 더 많이 설명했다.

그렇다고 평가에서 평가자의 편향을 배제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다. 사람의 일을 사람이 판단하는 이상 해석은 들어간다. 조직은 어떤 식으로든 판단해야 하고, 판단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인 경우도 드물다.

그래서 물어야 할 것은 어떻게 주관을 없앨 것인가가 아니다. 내 판단에 어떤 기준이 들어가 있는지를 어떻게 보이게 만들 것인가이다. 보이지 않는 기준은 편향이 되기 쉽지만, 드러난 기준은 비교하고 조정할 수 있다.

그러면 왜 리더마다 평가가 갈릴까? 리더마다 '보통'이 놓인 위치가 다르고, 무엇을 성과로 볼지가 다르다. 결국 같은 장면을 보아도 평가자의 기준이 다르면 점수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억의 문제도 더해진다. 1년의 일을 한꺼번에 떠올리면 최근의 일이나 인상적인 사건이 더 쉽게 남는다. 이것 역시 의지만으로 피하기 어려운 사람의 기본 조건이다. 이 모두를 노력만으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드러내 놓으면 줄어든다.

그렇다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 기준을 분명히 하고, 그 기준으로 볼 것을 기록하고, 그 기준을 다른 평가자와 맞추는 것이다.

 

첫째, 점수를 매기기 전에 내 기준을 문장으로 쓴다.

이 역할에서 '기대를 넘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인가. 써 보면 대개 잘 써지지 않는다. 쓰지 못한 기준은 평가할 때마다 달라진다.

순서도 중요하다. 사람을 먼저 떠올린 뒤 기준을 쓰면, 기준이 아니라 그 사람이 기준이 된다.

쓴 기준을 언제 누구와 나눌 것인가는 또 다른 질문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연말에 처음 꺼내는 기준은 평가 기준이 아니라 사후 설명이다. 아직 한 분기가 남아 있으니 지금은 늦지 않았다.

 

둘째, 1년을 마지막 두 달로 대체하지 않는다.

평가 시점에 기억을 짜내면 남는 것은 최근 일과 사고가 났던 일 뿐이다. 조용히 잘 굴러간 일은 기억에 남지 않는다.

분기마다 사람당 세 줄의 기록이면 충분하다. 무엇을 했고, 무엇을 스스로 정했고, 어떤 판단이 좋았는지. 12월에 기억을 꺼내는 대신 이 기록을 읽으면 된다. 이번 분기가 그 첫 세 줄을 쓸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다.

 

셋째, 다른 평가자와 등급이 아니라 기준을 맞춘다.

많은 조직이 등급 조정 회의를 한다. 그러나 대개 분포를 맞추는 자리이지 기준을 맞추는 자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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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야 할 질문은 "몇 명을 A로 할까"가 아니라 "당신이 A로 본 그 행동을 나는 왜 B로 봤는가"이다. 자기 기준은 혼자서는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기준과 부딪혀야 비로소 모양이 드러난다.

등급을 맞추기 전에, 등급을 만든 판단을 맞춰야 한다.

이제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     이 역할에서 '기대를 넘었다'는 것이 어떤 행동인지 나는 문장으로 쓸 수 있는가?

•     내가 지금 적고 있는 이 기준을 구성원은 연초에 들었는가?

•     평가할 때 내가 떠올리는 장면들은 대부분 언제 일어난 일인가?

•     같은 사람을 다른 리더가 평가한다면 같은 등급이 나올까. 다르다면 무엇 때문일까?

 

평가표에 남는 것은 구성원의 1년만이 아니다. 리더가 무엇을 보는 사람인지도 함께 기록된다.

 


[1] 1 Scullen, S. E., Mount, M. K., & Goff, M. (2000). Understanding the latent structure of job performance rating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5(6), 956–970.

 

 

 

 

 

하우코칭 파트너

박신후 코치(K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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