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호] 스트리밍이 다큐멘터리를 어떻게 격상 혹은 파괴했는가?

💌 뉴스레터 91호

👨‍💻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우리의 삶에 아주 깊숙하게 들어와 많은 것을 변화시키고 있는데요. 스트리밍이 다큐멘터리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요? 인디&임팩트 91호는 최근 미국에서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통계 분석이 나와 소개합니다. 🔎

📈 스트리밍은 다큐멘터리 제작 환경과 소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는데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의 다큐멘터리의 성장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통계들은 보여줍니다. 가벼운 주제나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에 집중되고, 시리즈에 밀려난 다큐멘터리 영화는 점점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죠. 📉

📹 한국의 다큐멘터리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시장성만을 추구하는 스트리밍 전략 속에서도 다큐멘터리의 가치와 사회적 영향력을 지닌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제작될 수 있도록 공적인 논의들이 더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디&임팩트도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대안들을 소개해 나가도록 할게요~ 🧐

[동향] 스트리밍이 다큐멘터리를 어떻게 격상 혹은 파괴했는가? : 통계적 분석

스트리밍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콘텐츠 업계에도 많은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2025년은 사상 처음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방송사보다 콘텐츠 제작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장르 중 스트리밍이 다큐멘터리에 미친 영향은 무엇일까? 흥미로운 통계 분석 결과가 있어 소개한다.

다큐멘터리 스토리텔링, 스트리밍 경제의 주류가 되다

20년 전, 다큐멘터리 영화는 자금이나 주류의 관심이 닿지 않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극단적 틈새시장이었다. 하지만 현재, 논픽션 영화 제작은 (다큐 시리즈 형태로) 스트리밍 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으며, 저렴하고 시간 소모적인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로 인해 이러한 경향은 강화되고 있다.

넷플릭스를 비롯한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사업 초기부터 그들의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채우기 위한 전략으로 저비용 다큐멘터리 콘텐츠에 주목했고, 이는 재정적 투자에 있어 거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불러일으켰다. 2019년, 정치 다큐멘터리 <Knock Down the House>는 넷플릭스에 1,000만 달러에 팔렸고, 2020년 <Boys State>는 애플에 1,200만 달러에 팔렸으며, 2021년 훌루는 <Summer of Soul>을 약 1,500만 달러에 구매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들 외에도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립자 조 게비아, TV계의 전설 노먼 리어, 스티브 잡스의 미망인 로렌 파월, 그리고 오바마 부부와 같은 유명 자산가들도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어쩐 일인지, 모든 역경을 딛고 논픽션 미디어는 성장 산업이 되었다. 그 결과, 다큐멘터리 영화 및 TV 프로젝트의 수는 급증했고, 성장 지향적인 시장과 끊임없이 늘어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의해 이러한 경향은 가속화되고 있다.

스토리텔링 포맷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신규 프로그램 연도별 추이

▲ TV리얼리티와 다큐시리즈가 가장 크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Wikipedia)

장르별 TV 및 영화 프로젝트 증가 현황 (1995년 대비 증가율)

▲ 다큐멘터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출처: IMDB)

사라지는 대작들과 휴대가능한 다큐멘터리 콘텐츠의 부상

하지만 이 모든 자금 지원에는 함정이 있었다. 새롭게 투자된 자금은 예술 형식을 변화시키기 시작했으며, 전통적으로 극장에서 상영되던 두 시간짜리 영화가 스트리밍에서만 공개되는 네 파트로 구성된 다큐 시리즈로 전환되었다. 주제는 점점 더 단순하고 연성화된 이야기와 유명 브랜드 인식에 맞춰졌다. 2022년, 넷플릭스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구독자 감소를 보고하며, 콘텐츠 전략을 전면 개편하고 비용을 줄이기 시작했는데, 이에 따라 <Icarus>, <American Factory>, <Boys State> 등과 같은 명작 프로젝트들은 실제 사건 범죄 시리즈나 스포츠 시리즈에 우선순위를 내주게 되었다. 넷플릭스는 최근 오스카상을 수상한 영화 제작자 에델만의 프린스에 관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가 논란에 휩싸이자 제작을 취소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2023년 가장 많이 시청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TV 및 영화

▲ 스포츠 시리즈나 실제 사건 범죄 시리즈들이 다큐멘터리 시청 순위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출처: Flix Patrol)

이러한 다큐멘터리 작업들은 방대한 디지털 콘텐츠의 바다 속에서 쉽게 인식될 수 있는 잘 알려진 이야기와 주제를 중심으로 한다. 넷플릭스가 최적화한 다큐멘터리 예술 형식의 결론은 유명인, 컬트, 스포츠 스타, 연쇄 살인범 등에 대한 4~8부작 다큐 시리즈였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는 다큐멘터리의 질의 즉각적인 하락을 초래했다. 한때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던 논픽션 콘텐츠는 팬데믹 이후 온라인 평점에서 느리게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장르별 온라인 평점 변화 현황 (1995년 대비 변화율)

▲ 다큐멘터리 평점이 가장 많이 하락하였다. (출처: IMDB)

더욱이, 2010년대 후반 다큐 시리즈의 폭발적인 인기는 논픽션 프로젝트 개발의 경제적 유인을 영원히 바꾸어 놓았으며, 영화 제작자들을 극장 상영에서 멀어지게 했다. 팬데믹은 업계를 지우지 못할 정도로 변화시켰다. 1백만 달러 이상의 박스오피스를 기록한 다큐멘터리 수를 시간 경과에 따라 살펴보면, 2000년 세기 전환기에 돌파구를 이룬 프로젝트 수가 급증한 후,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박스오피스에서 100만 달러 이상 벌어들인 다큐멘터리의 수

▲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2000년~2010년 대 급격하게 성장하다가 2020년 이후 감소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조정된 수치임) (출처: Kaggle’s “Movies” Dataset)

극장에서 상영되는 논픽션의 생존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은 베스트 다큐멘터리 오스카상에 대한 검색 관심에서도 반영된다. (이 상은 이전에 다큐멘터리에게 가장 중요한 PR 기회였다)

연도별 아카데미 “다큐멘터리 작품상” 수상작 검색 현황

▲ 2017년과 2021년 고점 이후 지속적으로 검색량이 하락하고 있다 (출처: 구글 트렌드)

스트리밍 업체들은 다큐멘터리 감독들을 에피소드 스트리밍 프로젝트로 내몰고 있다. 이러한 업계의 작전으로 인해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난처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들이 선택한 경력 경로는 25년 전보다 100배 더 수익성이 높아졌지만, 프로젝트의 선택은 점점 더 제한되고 있다. 이는 영화 감독들에게 파우스트의 딜레마를 남긴다:

큰 재정적 보상을 위해 연쇄 살인범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팔아버리‘거나, 마음이 시키는 대로 공공적 주제에 관한 4시간짜리 다큐멘터리를 만들되 그 영화가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거나. 🔗

참고 기사

🗽 글쓴이. 김지현 

독립미디어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본인과 다음 세대를 위한 더 나은 삶의 조건에 대해 고민과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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