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 119호
🚨 인디&임팩트 119호는 미국 공영방송 소식을 전합니다. 1967년 설립 이후 미국 공영 미디어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CPB(미국공영방송공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예산 삭감으로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NPR, PBS는 물론 1,000여 개 지역 방송국과 독립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는데요. 😰
📺 트럼프 정부의 정치적 공격의 결말은 결국 공영방송의 폐쇄였습니다. 한국도 최근 방송3법 개정을 통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제작 편성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정권의 정치적 판단 하나로 58년 역사의 공영방송이 무너진 미국 사례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재원 구조와 제도적 안전장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
💡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의 부상 속에서 공영 미디어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요? 미국의 위기는 한국 공영 미디어의 지속가능한 구조와 공공성 강화를 고민해야 할 시급한 과제를 던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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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국 공영방송의 위기
: 미국공영방송공사(CPB), 58년 만의 운영 중단

트럼프 행정부 90억 달러 공공기금 삭감, CPB 예산 11억 달러 전액 중단
2025년 7월, 미 의회는 트럼프 행정부의 90억 달러(약 13조 원)의 공공기금 삭감안을 승인했다. 여기에는 약 7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원조 예산 및 미국 공영방송공사(Corporation for Public Broadcasting, 이하 CPB)의 예산 11억 달러(약 1조 6천억 원)가 포함되었다. 이번 삭감은 미국 공영방송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National Public Radio, 이하 NPR), 공영방송서비스(Public Broadcasting Service, 이하 PBS)에 대한 모든 연방 지원이 중단되는 조치로, 두 기관은 예산의 일부만을 연방 정부에 의존하지만, 이들의 지원을 받는 1,000여 개 이상의 회원사들은 운영 수입의 대부분을 CPB 예산을 통해 확보해 왔다. 따라서 이번 결정은 미국 공영방송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파괴적 조치로 평가된다. 실제로 의결 이후 다수의 지역 공영 미디어 방송국들은 인원 감축을 시행했으며, 지난 8월 1일 CPB는 운영 중단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1967년 공영방송법 제정 이래 최대 위기
이는 CPB 설립 이래 미국 공영방송이 맞이한 가장 큰 위기라 할 수 있다. CPB 설립 이전의 미국 공영 미디어는 인지도와 청취자가 미약한 비상업적 라디오 및 텔레비전 방송국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러한 시민 미디어들이 제도화된 것은 1967년, “미국 국민, 특히 어린이와 소수민족”을 위한 공영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의 “교육적, 문화적 목적”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공영방송법(Public Broadcasting Act)과 이를 바탕으로 CPB와 NPR이 설립되면서부터다.
NPR의 대표이사인 캐서린 마허(Catherine Maher)는 의회의 표결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 삭감은 NPR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지역 기관에 대한 부당한 해체로서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 밝혔다. 마허는 “공적 자금의 지원 덕분에 미국의 문화, 정보, 교육 프로그램 시스템이 번창할 수 있었고, 위기 상황에서 필수적인 비상경보와 신고 서비스가 가능했다”며, “이 모든 것은 미국인 1인당 연간 1.6달러에 해당하는 예산 부담으로 가능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번 삭감이 결국 미국 국민들이 감수해야 할 피해로 돌아올 것임을 우려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공영방송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NPR과 PBS가 좌편향되어 있으며, “납세자를 상대로 한 시사 프로그램이 공정하지도, 정확하지도, 불편부당하지도 않다”고 주장하며 예산 삭감을 정당화해 왔다. NPR의 첫 직원이자, 21년간 위스콘신 공영 라디오를 이끌어 온 잭 미첼(Jack Mitchell)은 한 인터뷰에서 “NPR은 대통령이 설파하고 그의 추종자들이 받아들이는, 이른바 ‘대안적 사실(Alternative facts)’ 대신, 증거와 검증을 통해 걸러진 진실을 추구하는 기관”이며, “객관적 진실은 이념적이지 않으며, 그것을 좌파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대안적 사실’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독립 다큐멘터리 창작 환경 직격탄, ITVS 존속 위기
CPB 예산의 삭감은 미국의 독립 다큐멘터리 창작 환경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폐쇄가 발표된 CPB는 2024년 기준으로 다큐멘터리 제작에 2,4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해 왔으며, 다큐멘터리가 주로 방영되던 PBS의 예산 역시 21% 삭감이 예고되어 있다. 올해 초 이미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에게 중요한 연방 기금이었던 인문학기금(NEH)과 예술기금(NEA)의 대규모 삭감이 있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번 결정은 다큐멘터리 창작 생태계 전반에 더욱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주류 공영방송에서 소외되었던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노력으로 탄생한 독립텔레비전서비스(Independent Television Service, 이하 ITVS)의 존속이 위태로워졌다. CPB는 ITVS 예산의 약 80%를 부담해 왔으며, 이번 폐쇄는 ITVS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 ITVS는 단순한 자금 지원 기관을 넘어, “때로는 대립적인 시각을 지닌 독립 감독들과 신중한 방송사 편성 담당자, 그리고 PBS 사이의 중개자”로서 기능해 왔다. 즉, 상업적 시장 논리나 단기적 정책 변화에 휘둘리지 않고 장기적 비전으로 다큐멘터리를 지원해 온 제도권 내의 핵심 구조였던 셈이다.
글로벌 공영 미디어 위기 속 우리의 과제
우리는 이러한 미국 공영 미디어의 분기점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비록 폐쇄라는 갑작스러운 결말을 맞이했지만, 지난 58년간 미국 공영방송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어 온 사례는 한국의 미디어 환경과 정책적 맥락에서 참고할 만한 공영 미디어 모델로서 의미가 있다.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공영방송과 공영 미디어는 지금 위기에 처해 있다. 전통적인 방송 산업은 코드커팅(cord-cutting) 현상으로 급격히 쇠퇴하고, 그 자리를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플랫폼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소수 플랫폼 중심의 미디어 시장은 공영 미디어의 존립 기반을 점점 더 위협하고 있다. 이에 각국 정부는 자국의 미디어 공공성과 문화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제도적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OTT 사업자들에게도 공적 책임과 규제를 부과하는 법안을 잇달아 제정하고 있다. 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번 미국의 사례를 교훈 삼아, 공영 미디어의 재원 구조와 정부의 개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지속 가능하고 회복탄력성 있는 구조를 구상해야 할 시점이다.🔗
참고 자료
Aufderheide, Patricia. “Public Television and the U.S. Independent Film Sector.” Journal of Film and Video 71, no. 4 (2019): 3–18.
Blair, Elizabeth. “Cultural Groups Across U.S. Told that Federal Humanities Grants Are Terminated.” NPR, April 3, 2025.
Neuman, Scott, and Lexie Schapitl. “Congress Rolls Back $9 Billion in Public Media Funding and Foreign Aid.” NPR, July 18, 2025.
Veltman, Chloe. “‘Can’t Stop. Won’t Stop’: Documentary Filmmakers Face Federal Funding Shortfall.” NPR, August 18, 2025.
Wyllie, Julian. “NJ PBS Hit with Layoffs Following State and Federal Funding Cuts.” Current, August 15, 2025.
Zweifel, Dave. “Opinion: A Ray of Hope for Public Broadcasting.” The Cap Times, August 11, 2025.
📸 글쓴이. 이창민
영화를 만들고 공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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