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주가 금방 지나갔습니다.
레터를 정리하고 있는 지금은 일요일 오후입니다. 비가 정말 많이 내리고 있네요.
조금 전 둘째 딸의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갔다 왔습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비상등을 켜고 운전해야 할 정도로 비가 쏟아졌습니다. 떨어진 낙엽이 배수구를 막아 여기저기 도로가 침수되고 교통도 엉망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비 내리는 일요일, 한 주를 돌아보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테슬라의 로드스터 발표 장면입니다. 누군가 AI로 만들어 올린 영상이었다면 "에이, 이게 말이 돼?"라고 했을 법한 장면을 현실에서 보여줬으니까요. 그야말로 현실이 AI를 뺨친 날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기술도 잘 봤지만 제 눈길을 더 끈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일론 머스크의 뒷모습과 표정이었습니다.


자신이 상상했던 일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가 보여준 모습에서 묘한 기쁨이 느껴졌습니다.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사람인 그가 무엇이 부족해서 저렇게까지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도전하고, 수많은 실패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끝내 그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짜릿함이 얼마나 행복할까?
어쩌면 그 맛을 알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는 일을 하면서 성과를 이야기하고, 돈을 이야기하고, 성공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마침내 해냈을 때 느끼는 기쁨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영상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을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힘은 어쩌면 성공에 대한 보상보다 무언가를 이루어냈을 때의 짜릿함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도 살면서 그런 순간을 조금 더 많이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큰돈이 되지 않아도, 스스로 뿌듯해서 웃음이 나는 순간 말입니다. 이번 주 제가 본 영상에서 가장 멋있었던 것은 하늘을 뛰어오른 자동차보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한 사람의 뒷모습이었습니다.
1. 일주일도 안 돼 5만 뷰, 대기업 직장인들이 공감한...
이번 주에는 ‘대기업에 다니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링크드인에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노출 수가 5만 회에 가까워졌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글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삼성에서 25년 넘게 근무하면서 좋은 동료들과 많은 것을 배웠지만, 회사를 떠난 뒤에야 제가 모르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대기업은 좋은 직장입니다. 하지만 회사 안에서 인정받는 인재라고 해서 회사 밖에서도 반드시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다니는 회사를 열심히 다니되, 배우는 곳까지 회사 안으로 한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독서모임에 참여하거나, 작은 책방의 북토크에 가보거나, 다른 업계 사람들과 커피챗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조금 더 일찍 회사 밖의 세상을 만났더라면 삼성에 있을 때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회사는 언젠가 떠나게 되지만, 내가 쌓은 경험과 실력은 온전히 나의 것이니까요.
혹시 아직 글을 못 보신 분들이 계신다면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2. 서장훈은 모르고 추신수는 아는 것
지겨워도 열심히 하는 것과 즐기면서 하는 것, 무엇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까요?
방송에서 서장훈 씨가 했던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농구를 하면서 즐거웠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즐기면서 살 수는 없다는 취지의 말이었죠. 충분히 공감합니다. 특히 김제동 씨가 젊은이들에게 가만히 있으면 어떠냐, 가만히 있는 것도 사람의 권리라는 취지로 했던 말과 대비되어 더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때로는 힘든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서장훈 씨의 생각에 저 역시 공감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습니다. 무언가를 이루려면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서장훈 씨가 최고의 농구선수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을 했을지도 짐작이 갑니다.
그런데 최근 끝난 예능 프로그램 <야구여왕2>을 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추신수 감독과 두 코치가 보여주는 리더십 때문입니다. 국가대표 출신의 승부욕 강한 여성 선수들이 야구라는 새로운 종목에 도전해 벌써 두 번째 시즌. 많이 나아지기는 했는데 아직까지 실수도 많고, 생각처럼 되지 않는 순간도 많습니다. 그런데 선수들을 보면 정말 열심히 하면서도 그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 중심에 추신수 감독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잘할 때는 누구보다 기뻐하고, 실수했을 때는 격려합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실책이 나오면 화도 냅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면 혼자 뒤돌아서면서 씨익 웃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저는 그런 모습이 좋은 리더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의 표정 하나, 말 한마디를 선수들은 모두 보고 있습니다. 잘했을 때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감독이 있다면 선수들은 얼마나 더 잘하고 싶을까요?
추신수 감독이라고 선수 시절이 즐겁기만 했을까요? 낯선 미국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습니까. 그 역시 하기 싫은 훈련도, 견디기 힘든 순간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태도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을 견디게 하는 리더와 힘든 일도 즐기면서 하게 만드는 리더는 다릅니다.
회사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매일 해야 하는 일이 즐겁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적에 대한 압박도 있고, 하기 싫은 일도 있고, 때로는 실패도 경험합니다. 그런데 그 모든 과정을 지겹고 힘들지만 무조건 참아야 하는 일로만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직장생활은 얼마나 피곤할까요? 같은 일을 하더라도 함께 웃고, 작은 성과에 기뻐하고,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는 리더가 있다면 어떨까요?
서장훈 씨의 말이 틀렸다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이 살아온 삶에서 얻은 소중한 경험이고, 그 안에도 분명 배울 점이 있습니다. 다만 저는 추신수 감독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 과정까지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아무나 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아닐까요?
성과를 내기 위해 즐거움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몰입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성과가 나오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리더가 해야할 일 같습니다.
3. 금주 독서는 '역행자'
이번 주에 읽은 책은 50주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출간 후 재고 부족 현상까지 일으켰던 『역행자』입니다. 자기계발서인데, 저에게도 생각에만 머물던 것을 행동으로 옮기게 해준, 일종의 부스터 같은 책입니다.
역사책이나 다른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분들 중에는 자기계발서를 별로 추천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최근 저와 동갑인 정치학 박사 한 분도 자신은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어떤 책이든 하나쯤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장르를 가릴 필요 없이 관심이 가는 책이라면 읽어볼 가치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저는 SNS를 워낙 좋아해서 어떻게 하면 인스타그램 조회수를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식당을 찾아오게 만들 수 있는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어야 하나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결국 방법을 아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미 읽으신 분들도 많겠지만, 아직 읽지 않으셨거나 대충 넘기셨던 분들은 다시 한번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자신을 브랜딩하고 스스로를 알릴 줄 알아야 하는 세상입니다. 너무 샤이하게 살아서는 아무도 나를 찾아주지 않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똑똑하기만 한 사람은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웬만한 지식은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니까요.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아는 것을 얼마나 행동으로 옮기느냐가 아닐까요?

4. 있지 않은 회사에 이력서를 내겠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3.5일만 일하고, 분기 성과급으로 5,000만 원을 받을 수도 있는 회사. 이런 회사가 있다면 이력서를 내시겠습니까?
최근 링크드인에 제가 꿈꾸는 회사에 대한 글을 올렸는데 조회수가 3만 회를 넘었습니다. 허황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정말 이런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월요일은 쉬고 화요일에 첫 출근을 합니다. 금요일은 오전까지만 일하고 오후부터는 각자의 시간을 보냅니다. 거래처에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하면 알아서 재택근무도 합니다. 출퇴근 시간을 일일이 체크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오래 일했느냐가 아니라 어떤 성과를 만들었느냐니까요.
이익의 30% 정도는 회사의 미래를 위해 남겨두고, 나머지는 직급과 기여도에 따라 직원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월급은 500만 원이지만 분기 성과급으로 5,000만 원을 받을 수도 있는 회사. 대표가 그만 일하라고 해도 직원들이 스스로 더 일하고 싶어 하는 회사입니다.
정말 능력 있는 분들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그런 분들이 한곳에 모여 서로 믿고, 각자 잘하는 일을 하면서 성과를 공정하게 나눈다면 얼마나 멋진 회사가 만들어질까요?
물론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지금의 회사 운영 방식이 반드시 정답일까요? 일을 적게 시키면 직원들이 일을 더 안 할까요? 이익을 많이 나누면 회사가 가난해질까요? 저는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직원이 회사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직원이 함께 잘살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회사. 저는 언젠가 그런 회사를 꼭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링크드인에 이 글을 올렸더니 조회수가 3만, 그리고 댓글에 개인 메시지로 이력서를 제출해도 되냐고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이런 회사가 있다면 정말로 지원하겠다는 것이죠. 회사는 아직 만들지도 않았는데 이력서가 들어오다니...
5. 이번 주의 한 문장
잊지 마세요.
💛 친절도 능력이에요.
🤝 배려도 실력이고요.
💬 말을 예쁘게 하는 건 지능이고,
✨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건 품격이에요.
🌱 좋은 사람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매일의 태도가 쌓여 만들어지는 거예요.
- rich_dadc
친절, 배려, 지능, 품격, 그리고 태도! 🍀
결국 이런 것들이 모여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
마무리
일요일 아침, 운동을 나가려는데 아내가 된장찌개를 끓여주겠다고 합니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두부와 애호박, 청양고추를 사 오라고 하더군요.

된장찌개를 생각하니 문득 돌아가신 어머니와 장모님이 떠올랐습니다.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된장찌개도 참 좋아했고, 장모님이 시골 된장으로 끓여주시던 구수하고 깊은 맛도 참 좋았습니다. 같은 된장찌개인데도 두 분의 맛은 달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안에 담긴 마음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내가 끓여준 된장찌개로 늦은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었습니다. 당연히 맛있었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따뜻한 마음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어머니와 장모님의 된장찌개가 그리운 것처럼, 아내가 끓여준 이 된장찌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사랑이 담긴 된장찌개만큼은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음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 저는 목요일까지만 근무하고,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대학원 선후배들과 1박 2일 속초 골프 여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월요일 출근길도 왠지 조금은 가벼울 것 같습니다. 가을 단풍도 한창 예쁠 계절이라 더욱 기대가 됩니다.
여러분도 소소한 일상에서 따뜻한 행복을 발견하는 한 주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생각의 결
행복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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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
글 미쳤다. 유범 야호!
원유범의 생각의 결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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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희
저는 너무 자기개발서만 읽어서 다른책에도 손을 걸쳐(?)보는 중인데요 ㅎㅎ 책꽂이 한켠에 있는 역행자를 다시 펼쳐봐야 겠네요~ 의미있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원유범의 생각의 결
역행자를 가지고 계시군요. 나중에 한 번 같이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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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맛집평생단골
푸짐한 한정식 정찬 맛있게 배불리 잘 먹었네~ 올연말에는 삼부회 송년회 하자구. ㅎ
원유범의 생각의 결
네 연말 시간되시면 좋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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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청년복이
좋은데요.. 잘 읽었습니다.
원유범의 생각의 결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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