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月 6日] 아낌없이 커다란 감탄사🔦

사진가 정멜멜, 그리고『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

2026.07.06 | 조회 4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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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레터]는 책과 영화를 아끼는   구독자  님께 띄우는 텍스트 기획자 임유청의 ‘읽고 쓰고 공유하기’ 활동 일지입니다. 온라인 레터 서비스를 통해 텍스트 사이에서 건져 올린 문장과 생각을 소개하고, 인터뷰 모임으로 작가와 독자가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조직합니다. 질문에서 이해로 나아가는 대화를, 멈춤 없는 글쓰기를 시작할 당신 작은 용기의 모티브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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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님,

요즘 저는 못난이병에 걸려 있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잘 되면 배가 아픈 병입니다. 
그런데 세상 대부분이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니 저는 내내 배가 아프단 소리죠…. 속이 이렇게나 좁을 일인가…. 
인스타, 유튜브, 티비 가리지 않고 눈에 띄는 족족 다 부럽습니다. 
배가 아픈 걸 넘어 약간. 가슴이. 읍.하고 아픕니다. 
아니 이렇게 관련없는 사람들이 부러울 일인가? 
요즘 포모(FOMO)가 유행(?)이라더니, 드디어 트렌드의 최전방에 선 것인가? 
전 원래 질투와 거리가 먼 사람인(줄 알았는)데요, 
맨날 초보인 인생 + 혼자 일하는 생활이란 
생각보다 남을 의식하게 돼… 
는 변명. 
그냥 뭐. 
제가 요즘 뭘 더 잘 하고 싶나 보죠! 
이런 때도 있나 보죠! 
그런가보다 해야죠! 

 

이처럼 속 좁고 소심한

(둘은 같은 말처럼 생겼는데 되게 다르네요. 갑자기 부피와 크기의 차이를 깨닫는 저) 데에는 이유가 없지 않습니다. 인제서야 자기 이름을 걸고 일하기 시작한 사람이 요즘 저의 정체성이기 때문이에요. 새로 시작한다는 난망함, 남들보다 늦었다는 조급함, 혼자 내리는 결정의 자신없음, 마음만큼 따라주지 않는 생산성에의 좌절. 이런 감정들은 주변의 그 수많은 응원에도 불구하고 저를

늘. 항상. 언제나. 한결같이. 
불안하게 합니다.

그러다 올초에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어요. 사진가 정멜멜의 에세이,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 입니다. 생각해보면 그는 늘 너무너무 웃긴 (트친)분이셨는데요, 웃긴 사람이 글을 잘 쓴다는 건 참인 명제이며 진리 아니겠습니까? 도서관에서 뭘 찾다가 이 책을 발견했는데요, 당연히 재밌겠지 싶어 빌렸고, 읽고, 반납하고, 구매했습니다. 

 

 오늘 레터의 모든 이미지는 정멜멜 작가님 사진입니다. 사실 다음 레터에 쓰라고 주신 것인데... 이 사진으로 시작하지 않는 법을 찾지 못했답니다. 이해하시죠? 🥹   
 오늘 레터의 모든 이미지는 정멜멜 작가님 사진입니다. 사실 다음 레터에 쓰라고 주신 것인데... 이 사진으로 시작하지 않는 법을 찾지 못했답니다. 이해하시죠? 🥹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는 

의외로 일 얘기부터 하는 책입니다. 정멜멜 작가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주 작은 단위의 스튜디오로 공간과 인물과 사물을 두루 찍는” 텍스처 온 텍스처의 멤버입니다. 이야기는 정멜멜, 신해수, 정수호로 이뤄진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 우당탕탕 오픈기로 시작합니다. 정멜멜과 신해수는 누하동 한 작은 술집의 손님과 사장님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각각 웹 디자이너와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겸하는 술집 사장으로 일하던 둘은 모종의 의기투합 끝에 생선구이 술집을 열기로 합니다.(?) 그러나 내정된 셰프(멜멜님 아버지)가 “생선은 좀… 징그럽다”고 거절하신 바람에 디자인 스튜디오로 노선을 변경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진 스튜디오가 됩니다.(???)

 

평소에 생선구이를 그렇게 좋아하냐 묻는다면 사실 그렇지도 않다. 언젠가 번듯한 술집을 여는 것이 원대한 꿈이었냐고 묻는다면 그 역시도 아니다. 그때의 나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선로 변경을 위해선 오랜 계획과 탄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했다. (...)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니 새롭고도 끔찍한 나의 면면을 알 수 있었고, 몹시 다행히 신해수는 나와는 정반대인 사람이었다. 

-30쪽, 「틀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시작되는 무언가가 있다」 중에서 

 

첫 의뢰

두세 건이 거의 동시에 들어왔다. 우린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모두 사진 관련 작업들이었다. (...)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는 더욱 소심한 사람이었던지라 꽤 난처했다. 전문가도 아닌 내가 이 일을 덥석 받아도 되는 건지… 실수 없이 잘 해낼 수 있을지… 나에게 일을 맡긴 걸 후회하게 되진 않을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만일 그때 들어오는 사진 관련 일들을 두려움에 모두 거절했다면 지금 어떤 모습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작은 선택들과 결정들이 쌓여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인생의 알 수 없는 부분이다.

- 38쪽, 「부딪히는 처음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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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였던 사진으로 밥벌이를 한다,

그것도 성공적으로! ‘한 줄 요약’만 보면 이보다 더 빛날 수 없을 커리어 전환의 과정입니다. 그러나 직접 자기 힘으로 해내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풀 버전'은 앞에 쓴 물음표의 갯수만큼 어렵습니다. 심지어 그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과 머뭇거리는 마음을 동시에 지녔습니다. 책은 이리 쿵 저리 쿵 부딪히며 나아가는 그의 모습 뒤로 한낮의 어리둥절한 그림자처럼 졸래졸래 따라가고 있는 그간의 사연과 고민과 헤맴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뜻밖에 이 책이 소규모 자영업자의 일과 태도에 대한 글인 이유로, 도무지 끝날 줄을 모르는 커리어 고민이 일인 제게 이 책은 넝쿨째 떼굴떼굴 굴러온 응원처럼 느껴집니다. 의욕은 있되 미숙한 우리 초짜들은 내것이 아닌 사무실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기도 하고,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부업을 벌이기도 합니다. 동업자와는 쉬지 않고 조율인지 결투인지를 하게 됩니다. 업무는 늘 긴장됩니다. 내향적이거나 말거나 촬영 현장을 진두지휘해야 합니다. 한 번의 실수는 트라우마가 됩니다. 정말 중요한 촬영을 앞두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부피있는 것에 그림자가 있듯, 어려움을 어려움으로만 남길 필요는 없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결국 그것들은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추억으로, 인생의 새로운 방향으로, 나만의 노하우로, 철저한 준비성으로, 단단한 신뢰로 남게 될 거라고요. 

 

사진을 클릭하시면 알라딘 도서 정보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사진을 클릭하시면 알라딘 도서 정보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1, 1.5, 2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는 세 개의 챕터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챕터 1은 ‘일과 삶’입니다. 챕터 1.5 ‘도시와 산책’에는 정멜멜 작가의 여행 사진과 그에 관한 에세이가 실려있습니다. 정멜멜 작가의 사진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타국의 풍경을 들여다보고 싶은 독자들께 각별할 페이지들입니다. 그리고 챕터 2, ‘균형과 반복’이 있습니다. 이 챕터에서 정멜멜 작가는 자신에게 사진이 어떤 의미인지 공들여 조심스럽고 정성스레, 그러면서도 머뭇거림 없이 씁니다. 

 

분위기를 잘 담고 싶다. 그것이 언제나 큰 고민이자 과제이다. 잡을 포(捕), 잡을 착(捉)이라는 한자를 쓰는 포착이라는 단어는 너무 날카롭고 억지로 잡아두는 느낌이다. 인물과 그 인물 특유의 기운, 그리고 인물 주변의 공기를 살짝 데리고 오는 정도의 느낌으로 보는 사람에게 전송하고 싶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경험이 필요할까.

- 262쪽, 「자연스럽게 찍는다는 것」중에서

 

인간/비인간을 두루 촬영하는 ‘텍스처 온 텍스처’에서 정멜멜 작가는 인물 사진을 많이 찍는 쪽입니다. 백은하 배우연구소의 액톨로지 시리즈 『배우 박해일』, 한강 작가의 책 『디 에센셜 한강』의 표지도 그의 작업인데요. 문득 정멜멜 작가가 찍은 한 가족 사진을 보다가 - 연희동 선술집 또또의 이야기를 담은 최윤선 작가의『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의 표지 등에 실린 사진이었습니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사람의 얼굴은 정말로 다 다르네! 

 

아, 예쁘다

정멜멜 작가의 사진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공감하시겠죠. 제가 그의 사진을 볼 때 가장 처음 드는 감상은 십중팔구 “아, 예쁘다”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쁨이 넘쳐나는 세상. 예쁨은 이 세계에 끼기 위해 지녀야 하는 기본 자격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러니 그의 사진을 볼 때 예쁘다고 감탄하는 것으로 충분한가, 자문하게 되는데요.

그러나 거대하고 숭고하기보단 친근하고 일상적이며, 그렇다고 내려다 보지 않고, 눈을 맞출 때 더욱 기뻐하고, 피사체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서고, 동시에 결코 닿을 수 없는 미지가 있음을 받아들이는. 때론 가능한 멀리 떨어지는. 그리하여 당신이 이 세상과 얼마나 다정한지 보여주는 그의 사진. 이 모든 감탄을 한번에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아무래도 예쁘다 입니다. 흔하고 무심한 말. 실은 아름답다, 귀엽다, 곱다, 흐뭇하다를 모두 담아내는 이토록 커다란 감탄사를 아낌없이, 흔쾌히 말하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택수야!
택수야!

역시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는 것은 빠르게 상대방의 장점을 파악하는 일이다. 이것만은 자신이 있다. 내가 사진을 찍는 데 가장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강점이 될 만할 부분을 잘, 그리고 재빨리 찾아낸다는 점일 것이다. 한마디로 좋은 점을 보는 좋은 점을 가지고 있다. (...) 내가 찾아낸 빛나는 부분을 상대방에게 전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처음 만난 사람과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넉살을 가지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 빈말이 아니기 때문에 느슨히 칭찬을 건네는 일은 어렵지 않다. 본인의 멋진 모습을 전해 들었을 때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긴장을 하기 시작하는 사람은 잘 없다.

- 261쪽, 「눈과 손과 발」 중에서 

너무나 예쁜 정멜멜 사진가의 사진들. 그 속에 담긴 제각각의 얼굴들. 보이는 그대로 담기보단 자신이 발견한 장점이 남들에게도 잘 보이도록 고민하고 다듬어 내어놓은 사진들. 그러니 정멜멜의 세계에서 피사체에 대한 예쁘다, 안 예쁘다의 구분과 평가는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저 한 사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와 특별함으로 그들을 알아보게 될 뿐입니다. 

 

그곳에 있었던 이야기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는 문득 사라졌거나 반드시 우리 곁을 떠나게 될 순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살아 있던 사람들이 없어지면 그 사람을 이루고 있던 모든 것들 혹은 그 사람을 알 수 있게 해주었던 것들은 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18쪽) 작가는 이렇게 쓰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내 모습을 통해 새롭게 알아 가게 되는 엄마, 어리고 순한 개, 오래 곁에 있었던 고양이. 지금은 볼 수 없는 그들과 함께 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일은 어쩌면 정멜멜 작가의 사진에 관한 고민과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함께였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기록한다는 건 어떤 사랑인가요. 

사진첩 속 행복한 순간들을 들여다보며, 더 많이 그리워할 용기를 소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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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레터] 시즌2, 7월엔

사진이라는 그림자, 
기억이라는 빛 곁에서 이야기하는 
정멜멜 작가와 그의 에세이집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를
만납니다. 

 


  *소식: 모임 당일 강아지 택수는 출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구나...  (사진을 클릭하시면 정멜멜 작가의 유튜브 채널 '멜멜은 그냥 멜멜'로 연결됩니다.)
  *소식: 모임 당일 강아지 택수는 출근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렇구나... 
(사진을 클릭하시면 정멜멜 작가의 유튜브 채널 '멜멜은 그냥 멜멜'로 연결됩니다.)

INFO!

사진이라는 그림자,

기억이라는 빛으로 이야기하는 사람

- 정멜멜 작가를 인터뷰하다. 

날짜와 시간: 7월 25일 (토) 오후 2시

장소: 스튜디오 텍스처 온 텍스처

 

* 구글폼을 제출하신 후 입금 완료해주시면 자동으로 신청 완료가 됩니다. (매진 시 구글폼 자동 종료) 모임 참석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2~3일 내에 메일로 안내드립니다. 

* 모임에 참여하시는 전원께 정멜멜 작가의 엽서집 '라피'를 선물합니다. 작가님 감사해요! 

 


🎧NEWS! 

 

  1. [서울형책방x그래서]와 함께하는 <서울컬쳐클럽>, 세 번째 모임은 <서울에서, 미술 사이로 산책하기>를 주제로 미술관, 갤러리, 전시 공간을 편안하게 누비는 법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2. 일주일 언트렌디 문화생활 팟캐스트 [까마귀의 모음: 스몰톡], 25화에는 얼마 전 출장과 휴가 겸 다녀온 짧은 제주도 여행, 특히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도 유일의 단편영화관 '숏트롱시네마'에 관해 스몰톡 했어요. 들어주시고, 구독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면 감사합니다.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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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과 댓글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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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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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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