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일상이 된다! 임베디드 금융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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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요금을 아끼기 위해 알뜰폰을 이용해보신 적 있나요? 더 저렴한 요금제를 찾아 이곳저곳 옮겨다니는 알뜰폰 유목민이라면 비슷한 경험이 있으실 텐데요. 에디터는 최근 18,000원짜리 요금제의 할인 기간이 종료되면서 이용 요금이 38,500원으로 껑충 뛰었다는 청구 문자를 받았습니다. 6개월의 할인 기간이 끝났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있었기에 뒷목을 잡았죠. 🤦🏻

새로운 요금제를 알아보던 중 우리은행도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작년 7월 전담조직인 모바일사업플랫폼부를 신설한 이후, 이제 4월 중으로 '우리WON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그동안 국민은행이나 카카오뱅크 등 은행 앱을 통해 요금제를 이용해왔던 터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 임베디드 금융?

이처럼 은행들은 점점 금융을 넘어 생활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임베디드 금융'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고 있는데요. 이는 금융 서비스가 일상 생활 서비스와 결합되어 제공되는 형태를 의미합니다. 다양한 비금융 영역으로 진출하며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죠.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는 알뜰폰 서비스입니다. 알뜰폰(MVNO) 시장은 가격에 민감한 젊은 층의 유입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국내 알뜰폰 휴대전화 회선 수가 955만 개를 기록했어요. 경기 침체로 인한 통신비 절약 트렌드와 더불어 다양한 '가성비 요금제'가 출시되며, 특히 2030의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4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요.

알뜰폰 터줏대감, 리브모바일

KB국민은행은 2019년 4월 제1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리브모바일(Liiv M)'을 통해 가장 먼저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알뜰폰 사업자 최초로 5G 서비스와 워치 요금제를 선보였으며, 국내 이동통신 3사의 망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어요. 또한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 등 혁신적인 상품으로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주 트렌드로 소개해드린 MWC를 기억하시나요? 통신 분야의 새로운 IT 기술이 선보여지는 자리였는데요.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도 이곳에서 국내외 통신사들과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디지털 전환이 금융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 만큼, 금융권이 이종산업과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죠.

리브모바일은 에디터에게도 첫 알뜰폰 브랜드였기에 꽤나 친숙합니다. 이들의 핵심 마케팅 전략은 은행 사업자라는 강점을 활용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KB청년도약계좌' 가입자가 리브모바일의 ‘청년도약 LTE 요금제'를 개통하고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연 0.3%p의 우대 이율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앞서 언급한 우리은행 역시 자사 디지털 플랫폼과 연계하여 금융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할 예정임을 강조했는데요. 이는 기존 은행 고객을 자연스럽게 통신 서비스로 유도하는 효과적인 전략이죠.

스타벅스와 모니모까지, 제휴 전략 강화하는 국민은행

이 외에도 국민은행은 스타벅스와 손잡고 내달 스타벅스 통장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스타벅스 계좌 간편결제를 도입하면서 리워드 확대 등 관련 혜택을 담은 카드 출시도 검토 중임을 알리며 수많은 스타벅스 충성 고객들을 기다리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통장 출시 이후 2030 고객 확보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또한, 삼성금융그룹과 손잡고 같은 4월에 출시 예정인 모니모 KB 매일이자 통장은 지난 달 27일 사전 예약 이틀 만에 20만 명이 넘는 참여자를 모을 정도로 이미 큰 인기를 끌었죠.

생활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은행들

이들이 본업 외에 새로운 영역으로 발을 넓히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잠재 고객 데이터 확보 때문입니다. 자사 앱을 단순 송금 플랫폼이 아닌, 고객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죠. 토스를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국적인 점포망을 가진 시중 은행은 아니지만 작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앱 7위, 금융 카테고리로서는 1위에 오르며 이미 생활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졌습니다.

토스는 공동구매 서비스를 시작으로 라이브 쇼핑, 브랜드콘 등 커머스 사업을 확대하며 토스페이 사용자를 늘려가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일일 활성 사용자(DAU)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방문 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계속해서 변화 시키고 있어요.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고양이 키우기 게임도 스타벅스, 빽다방, 롯데리아, 노브랜드버거 브랜드가 함께하며 간식 선물을 제공하고 있죠. 토스가 추구하는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변화는 고객의 일상에 더 깊숙이 스며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Editor's Point

임베디드 금융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서 디지털 시대의 필수 생존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한 은행의 디지털 전환이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냄에 따라, 앞으로 은행권은 다양한 비금융 기업들과 협업하여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요. 이제는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적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