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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돈을 아주 많이 갖는 것이니까요.환락의 집, 이디스 워튼
안녕하세요 잇이즈 구독자 여러분. 여러분은 요즘 돈 생각을 얼마나 하시나요?
얼마 전 에디터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바일 앱이 있습니다. 여느 때처럼 돈을 아주 많이 갖고 싶다고 생각하며 퇴근하던 중, 소셜 미디어에서 사진 한 장을 발견했는데요. 휴대폰만 켜면 언제 어디서나 하루 종일 볼 수 있다니! 그 자리에서 홀린 듯이 2,900원을 결제하고 다운 받았죠.
돈 값 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앱에 접속했을 때는 생각보다 더 심플한 UI에 조금 놀랐습니다. 일력다운 디자인과 마음에 와닿는 책 속 구절이 사실상 콘텐츠의 전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돈을 쓰게 만드는 이 유료 앱은 바로 올해 1월 민음사에서 출시한 2025 세계문학 일력입니다.
https://x.com/aki_0617_/status/1886071779946643732?s=46
📕기록하고 간직하는 재미는 그대로
이 앱과 함께한 이후로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매일 다른 고전 명문장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오늘의 운세를 보는 듯 한데요. 좋았던 문장은 아카이빙 해두고, 떠오르는 것들에 대해 메모를 남길 수도 있어요. 한 장 한 장 떼서 다음 날로 넘기는 일력의 묘미를 디지털로 잘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력을 느낀 것 같습니다.
텍스트 힙 트렌드의 부상에 힘입어 디지털 필사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종이에 펜으로 쓰는 것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어찌 됐든 책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고마운 기능이죠.
만약 오늘의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책이 궁금해졌다면, 그냥 책 제목을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구매 링크로 바로 이동할 수 있거든요. 책 홍보나 판매 목적의 노골적인 광고 등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마케팅은 지양하면서도 본질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앱의 실용성을 극대화한 건 바로 위젯이에요. 소셜 미디어 X에서는 이미 많은 유저들이 세계문학 일력 위젯으로 다양하게 화.꾸(화면 꾸미기)를 하고 있었는데요.
‘민음사 세계문학일력 다운 받았는데 넘 맘에 듦’, ‘올해 고능소비다’, ‘세계문학일력 구매한 후로 보물같은 문장들을 만날 수 있어 행복(⸝⸝o̴̶̷᷄‸o̴̶̷̥᷅⸝⸝)‘ 과 같은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어요.
📗 시대의 흐름에 맞게 진화해온 출판사들
사실 민음사는 작년에도 큐레이터의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웰컴도서를 고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마음에 드는 문장으로 나의 웰컴도서를 픽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어떤 책인지 알려주지 않아 궁금증을 유발하는 한편, 참여자는 마음에 드는 문장에 좋아요를 누름으로써 이 문장을 소유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죠.
민음사에 세계문학 일력이 있다면, 문학동네에는 독파라는 완독 챌린지가 있습니다. 무려 21년부터 운영된 이 챌린지는 책 전문가가 큐레이션한 도서로 다양한 미션을 열어 유저의 완독을 돕고, 자유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매일 올라오는 미션에 다른 참여자의 답변도 구경할 수 있다는 부분이 흥미로워요. 특히 연초 앱과 홈페이지가 전체적으로 리뉴얼 되면서 다양한 챌린지가 등장했는데, 이번 2월은 ‘블라인드북’으로 본인이 읽고 싶은 책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업계 종사자들을 독파메이트로 함께 참여시키는 한편 출판사가 직접 플랫폼을 운영하며 이름 그대로 문학’동네’를 만들어온 셈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Editor’s Point!
먼저 이번 2025 세계문학 일력은 아날로그의 대표주자 격인 출판사가 디지털화에 성공한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세계문학전집’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표지 디자인을 가진 민음사이기에 이들의 새로운 시도가 브랜딩의 일환으로 와닿는 것 같아요.
아직 성공이라 칭하기는 이르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유료인데다 출시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넘었음에도 사용자들의 높은 만족도와 핫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 매출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가져오진 않을지 몰라도, 한 사람이라도 책과 자사 브랜드를 더 좋아하게 만든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일이니 말이죠. 앞으로도 출판 업계에서 계속될 변화의 흐름을 주시해보자구요.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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