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똑똑한 마케팅’ 레퍼런스를 찾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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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이즈 구독자 여러분, 요즘 어떤 영화나 드라마를 즐기고 계신가요? TV는 물론, 유튜브와 OTT까지! 매일같이 쏟아지는 다양한 콘텐츠들 덕분에 어떤 콘텐츠를 봐야하나, 즐거운 고민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콘텐츠 안에는 빠지지 않고 항상 등장하는 게 있죠. 바로 ‘PPL’, 간접광고인데요.
예를 들어 드라마 속 인물이 갑자기 음료를 마시거나, 특정 브랜드 제품을 언급하면 우리는 그것이 PPL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눈치채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익숙한 광고 방식이 최근엔 조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AI 기술이 이제는 간접광고를 더 똑똑하고, 더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바로 이 새로운 간접광고인 VPP(Virtual Product Placement)에 대해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 우선, VPP가 뭔지부터 알아야겠죠?
VPP는 Virtual Product Placement의 약자로, 말 그대로 가상 간접광고를 뜻합니다.
기존의 PPL은 드라마를 제작하기 전에 브랜드와 미리 계약을 맺고, 그 제품이 어떻게든 화면에 등장하도록 연출하는 방식이었죠. 예를 들어, 배우가 갑자기 뜬금없는 상황에서 컵라면을 먹는다든가, 로고가 뚜렷하게 보이는 냉장고 앞에서 대사를 하는 식으로요. 이때 너무 과하면 흐름이 뚝 끊기고, “이건 좀 억지잖아?” 싶은 반응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VPP는 다릅니다.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영상 편집 단계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어, 원래는 비어 있던 테이블 위에 자연스럽게 커피 브랜드의 머그컵이 생긴다거나, 흰 간판이 특정 브랜드 이미지로 바뀌는 식인데요. 광고는 영상에 나중에 들어오게 되지만 전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콘텐츠의 흐름을 방해하지도 않습니다.
완성된 콘텐츠에 맞춰 광고를 넣을 수 있으니, 제작자에게는 더 유연한 편집이 가능하고, 브랜드 입장에서도 원하는 타이밍에 맞춰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 광고를 나중에 입힌다? 아마존 프라임의 VPP 활용
VPP는 아직 다소 낯설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인데요.
아마존은 오리지널 드라마 ‘보슈(Bosch)’에 VPP를 적용하며 자연스럽게 광고를 삽입했습니다. 예를 들어, 원래는 아무것도 없던 테이블 위에 어느 날 브랜드 초콜릿 바구니가 슬쩍 등장하는 식이죠. 촬영 당시엔 없었던 제품이, 나중에 편집을 통해 아주 자연스럽게 콘텐츠 속으로 스며든 겁니다.
더 흥미로운 건 그 효과입니다. 아마존은 VPP를 통해 노출된 브랜드의 선호도가 6.9%, 구매 의도는 14.7% 상승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는 콘텐츠의 몰입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현재 아마존은 이러한 기술을 자사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인 Freevee는 물론, 프라임 비디오 본편에도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 사전제작 드라마의 한계를 깬, '마에스트라'
이러한 VPP의 물결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CJ ENM은 국내 최초로 VPP를 도입하며,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폭넓게 활용 중인데요.
그 첫 시작은 이영애 배우의 복귀작으로 주목받은 tvN 드라마 ‘마에스트라’였습니다. 이 작품은 사전제작 드라마였기 때문에, 기존 방식으로는 광고 삽입이 쉽지 않았어요. 신제품을 노출하려 해도 이미 촬영은 끝나있고, 광고주는 콘텐츠를 미리 볼 수 없으니 광고 진행 결정도 어려웠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에스트라는 VPP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촬영이 모두 끝난 이후, AI 기술로 완성된 영상에 광고를 뒤늦게 삽입한 방식인데요. 실제로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러그’와 왁티의 ‘SW19 핸드크림’은 방송 2주 전, AI 솔루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화면 속에 추가되었습니다. 기존이라면 드라마 한 편에 광고를 넣기 위해 최소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걸리던 작업을 단 몇 주 만에 완성한 셈이죠.
이처럼 마에스트라는 사전제작 콘텐츠와 최신 광고 제품 사이의 시간 차를 줄이고, 광고주가 콘텐츠를 미리 확인한 뒤 결정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만든 첫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셰프의 선택이 광고가 되다?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
그렇다고 VPP가 항상 사전제작 콘텐츠에서만 쓰이는 건 아닙니다. CJ ENM은 리얼리티 예능에서도 또 다른 방식으로 VPP를 활용했는데요. 바로 tvN의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셰프 에드워드 리가 다양한 요리를 직접 선보이는 콘텐츠로, 사전 각본 없이 현장에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중심이 됩니다.
한 회차에서 에드워드 셰프는 된장, 막걸리, 닭고기, 두유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요리 ‘두유 라이크 된장 닭’을 만들어냈는데요. 이 과정에서 그가 선택한 재료 중 하나가 바로 매일유업의 두유였어요.
사실 이 장면은 원래 광고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지만, 촬영이 끝난 뒤 매일유업과 협의해 VPP 광고로 확장한 사례입니다. 콘텐츠가 먼저 만들어지고, 광고는 나중에 자연스럽게 따라간 구조인 거죠.
이 방식은 특히나 리얼리티 콘텐츠에서 유용합니다. 광고를 억지로 끼워 넣지 않아도 출연자의 자연스러운 행동 안에서 브랜드가 설득력 있게 녹아들 수 있기 때문이죠. 광고주 입장에서도 이미 잘 나온 장면을 골라 광고로 활용할 수 있으니, 제작 리스크도 줄고, 노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Editor’s Point
같은 콘텐츠 속 광고라도, 예전에는 광고가 먼저였습니다. 광고주가 미리 정해둔 제품을 콘텐츠에 넣고, 배우는 뜬금없이 제품을 들고 등장했으며, 대사는 어쩔 수 없이 어색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제는 콘텐츠가 먼저 만들어지고, 광고는 그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이게 바로 VPP, AI가 만들어낸 간접광고의 새로운 방식입니다. VPP로 구현된 광고는 더 이상 컨텐츠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서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자기 자리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OTT 플랫폼이 가진 이용자 데이터에 AI 기술이 더해지면, 같은 장면에서도 각자에게 맞는 광고가 노출되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같은 영상이어도 누군가에겐 커피, 또 다른 누군가에겐 헤드셋 광고가 노출될 수 있는 거죠. 지금 우리는 그 새로운 시대의 문 앞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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