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바다에 놓이면 물결로 일겠지. 수도꼭지로 흐르면 동그란 물줄기가 되겠지

기후 대위기로 인해 안일해질 경우의 수

2024.08.23 | 조회 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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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원두 사러 카페에 갔는데, 창밖으로 비가 쏟아지는 거예요. 조금 전 바깥에 있을 땐 말갛던 게 어떻게 이러나 싶었어요.

어쩌면 우산 챙기지 못하도록 만들어둔 덫에 걸려든 모양새예요. 그러거나 말거나, 차양 밑에 숨어 커피 쪼옵 마시며 비 구경하고 있으니 하늘이 다시 말간 표정 짓습니다. 기후 대위기를 맞은 게 피부에 와닿습니다. '지구야 미안해!'를 외칠 필요는 없어요. 46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지구는 멀쩡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니 어제가 처서였군요. 처서가 되면 마법처럼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는 이른바 '처서 매직'이 올해는 없을 거라는 뉴스를 봤어요. 지구는 혹시 '인간아 미안해!'를 외치고 있을까요?

최근에는 생각이 많아요. 지금까지의 나와 앞으로의 나에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에 관해서요. 돌이켜보면 저는 안일한 무척 사람이었거든요. '물처럼 흐르다 보면 모든 게 자연히 알맞은 모양을 찾겠지. 바다에 놓이면 물결로 일겠지. 수도꼭지로 흐르면 동그란 물줄기가 되겠지' 같은 생각하며 살았어요.

어렸을 때는 학교에 빠지지 않으면 좋은 학생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저는 중고등학교를 개근했어요. 취직해서 회사 다니면 자연스레 원하는 삶 어딘가에 놓여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스스로 원하는 삶이 무언지는 인지하지 못한 채로요. 처음 골몰해 본 나이가 스물일곱이었습니다. 남들은 주변 둘러보며 스스로 원하는 것과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는데, 그리고 할 수 있는 시도를 해보는데. 저는 그런 세계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거예요. 뒤통수를 후드러 맞은 것처럼 멍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처음 한 게 회사 그만두고 목공 배운 거였어요. 그마저도 큰 뜻은 없었고요.

그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옵니다. 목공은 저에게 무엇이었을까요? 이게 제 목적지가, 결과물이 되면 안 되잖아요. 그러나 또 안일하게 안주해버리고 말았어요. '목공을 배웠고, 작업을 하고. 공방도 차렸으니 됐지!' 목공은 목적지를 향한 이동 수단 정도였어야 했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것 같습니다(사실 지금도 어렴풋해서 '같다'라는 말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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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 경력에 비해 빨리 공방을 차렸어요. 스스로 더디다는 걸 잘 알아서 어차피 겪을 시행착오 미리 얻어맞자는 생각이었거든요. 스스로 생각한 것보다 좀 더 더디군요. 저는.

인터넷 짤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게 있는데, 아이돌 그룹 '아이들'의 소연이라는 멤버가 그러더라고요. '진짜 엄청 스트레스 받는데 여러분,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은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거예요! 저는 이걸 해결해야 돼요... 무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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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말인가 싶을 수 있는데요. 고민이 있는데 어쩌지 어쩌지 하면서 시간을 흘려버린다거나, 본질을 외면한 채 나아지길 바라고 있는 건 도움이 안 된다는 거예요. 문제의 본질을 알고 그걸 해결하는 것만이 마음이 좋아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거죠.

할 수 있는 일을 조금 더 집요하게 파고들어 보려고 합니다. 핑계는 대지 않으려고요.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해보려고요. 요즘 수면 패턴이 엉망인데,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하겠습니다. 늦게 자면 다음날 내내 몽롱할 때가 많고요. 늦게 자면 배고파서 자꾸 뭔가 먹고 싶단 말이죠. 몸도 무거워지는 것 같고. 비가 자꾸 내리니까 뛸 수가 없어서 그래요. 결국 기후 대위기로 인한 것이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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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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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탱의 프로필 이미지

    0
    1년 이상 전

    스트레스 받을 땐 진짜 스트레스 원인을 해결한다는 게 진짜 공감되네요 ㅋㅋ 저는 해결될 때까지 그 문제에 대해서 머리 속으로 붙잡고 있어서 굉장히 피곤하더라구요... 이번 작담이 통신도 재밌었어요!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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