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뭍에서 만나요

가장 깊은 곳에서 전하는 안부

2025.07.11 | 조회 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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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니기 시작한 나이는 스물셋, 대학 졸업 전에 취업 한 것이지요.

충격적인 임금체불 이슈로 첫 회사는 6개월밖에 못 다녔지만, 스무스하게 이직하며 스물일곱까지 회사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스물세 살 이후로 줄곧 창작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도, 할 줄 아는 일도 이것이라 여겼어요.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손으로 짓는 일.

회사 다니던 시절에도 바쁘지 않을 때는 퇴근 후, 주말에 개인 작업을 틈틈이 하며 포트폴리오를 쌓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창작자로서 제 지향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끝내주는 단 하나의 작품보다는 70% 수준을 이어가며 기복 없이 다작하는 창작자가 되는 거예요. 제 글을 많이 읽어오신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요?

오늘 이 이야기를 쓰는 건 스스로를 꾸짖기 위함입니다. 앞서 말했듯 단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면 두 번 세 번... 열 번도 좋으니 생각을 곱씹고 호흡을 가다듬는 게 맞지만, 제 목표는 그렇지 않잖아요. 근데 왜 제 도움닫기는 이렇게 더디고 늘어져 있냐는 거예요. 추울 땐 추워서 손이 굳고,

장마 때는 습해서 몸 눅눅해지고. 더울 땐 게을러지고.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더니 그게 제 이야기였다니까요? "그래도 너 정도면 부지런하다.", "되게 바쁜 것 같은데, 좀 쉬어가며 해." 같은 말은 위로가 잘되지 않습니다. 아니, 사실 어떤 말도 위로가 되지는 않아요. 미안하게도. 외부 자극에 영향이 없는 터라 반드시 스스로 느껴야 합니다.

스스로 어떤 사이클을 돌고 있는지, 어디쯤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또한 제 일이니까요. 저는 지금 사이클의 가장 낮은 곳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스스로에게 몹시도 실망하고 있고요. 말인즉슨, 이제 뭍으로 올라갈 시간이라는 거예요.

제 어깨에 무언가가 쌓여 있습니다. 누가 억지로 얹은 게 아닌데, 하루 이틀 스스로 주섬주섬 쌓아놓은 게 이제 와 보니 이토록 한가득인 거예요. 스스로를 미워하고 실망하는 게 좋지 않다는 걸 알지만요. SNS 속 타인들의 빛나는 하이라이트에 혹해서 '쉬어가도 않아도 괜찮아', '나에게 주는 휴식, 선물' 이런 걸 하면 행복해지는 건지.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저는 디자이너로 일할 때, 쉬는 시간에 개인 작업했거든요. 스트레스 안 받고 하고 싶은 작업할 때 마음이 편했어요. 그런 맥락에서도 저는 쉬지 않고 작업하는 사람이 되어야겠습니다. 뇌가 손끝에 달린 사람처럼 의미 부여 없이 작업을 하고 싶어요.

그러다가 쓰러지면 어쩌나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일만 하다가 쓰러져본 사람이거든요 제가. 구급차 타고 실려가서 부러진 생니 발치하고 임플란트 박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죠. 그렇지만 그때는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와 긴 통근 시간 등이 있었고, 지금은 그런 요소들이 없으니까요.

다시! 떠올라보겠습니다. 뭍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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