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의 세계적 권위자인 동경대 구로다 교수의 <반도체 초진화론>이라는 책자를 번역해서 출판하였습니다.
현재 교보문고 등 서점에서 온라인 사전 주문을 받고 있습니다. 책 서문에 또 다른 반도체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KAIST 전자공학과의 유회준 교수님이 추천서를 적어 주셨습니다. 추천서 내용을 이곳에 올립니다. 많이 구입해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서 『반도체 초진화론』을 읽고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은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야심차며 가슴을 뛰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 책은 최근의 반도체 기술과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하면서 일본의 반도체 산업 부흥 계획을 대담하게 밝히고, 가슴을 뛰게 하는 미래 기술에 대한 상상과 비전을 소개한다.
저자인 구로다 다다히로 교수는 필자와 20년 이상의 지기(知己)다.구로다 교수가 도시바에서 저전력 DSP를 개발할 당시에 처음 만났고 그가 게이오대학교로, 그리고 현재 도쿄대학교로 옮겨 교육과 연구를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교류해왔다. 국제학회에서도 만남을 이
어왔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양측 대학교의 실험실 학생들이 모두 매년 일본과 한국을 번갈아 방문하면서 워크숍에 참여하여 마치 하나의 실험실처럼 친밀하게 되었다. 또한 중국 칭화대학교의 왕지화 교수 그룹도 함께하여, 한중일 3국의 첨단 대학들로 구성된 KTT(KAIST-Tokyo-Tsinghua) 워크숍을 매년 개최했다. 구로다 교수의
말에 의하면 20여 년 동안 이 워크숍을 거쳐간 학생들의 연인원이 1,000명을 넘는다고 한다. 이런 인적네트워크가 장래 산업발전에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교류를 통해 구로다 교수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일본에 대한 애국심, 그리고 미래 기술에 대한 비전을 많이 들어왔다.
평소 유쾌하며 활발한 성격의 구로다 교수를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이 따르고 있다. 그는 반도체 분야의 최고 학회 중 하나인 IEEE VLSI Symposium의 일본 측 집행위원장을 8년간 맡
았고, IEEE ASSCC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구로다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로서, 특히 본문에서도 언급된 TCI(ThruChip Interface) 분야를 처음으로 제안하고 이 기술을 고도화했으며, 이를 실용화하기 위한 여러 연구를 선보이는 등 3D 집적 분야의 대가이기도 하다.
구로다 교수가 도쿄대학교로 옮긴 직후 코로나 사태가 발생해 방문을 못 하다가 2022년 12월 초에서야 방문할 수 있었다. 당시 구로다 교수는 라피더스(Rapidus)와 LSTC(Leading-edge Semiconductor Technology
Center) 설립에 대한 논의와 매스컴과의 인터뷰 등으로 무척 바쁜 모습이었다. 본문의 제1장에서 소개한 장면이 그즈음이었던 것 같다.
일본 반도체의 부흥을 위해 게이오대학교에서 서둘러 도쿄대학교로 옮긴 후 d.Lab과 RaaS 등을 설립하고, 이후 라피더스와 LSTC 설립 등 거대한 프로젝트들을 짧은 시간에 구현했다. 또한 그 바쁜 와중에도 이렇게 훌륭한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 놀랍다.
본서는 1. 일양내복 2. 권토중래 3. 구조개혁 4. 백화요란 5. 민주주의 6. 초진화론의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반도체 기술과 산업에 대한 역사와 최신기술,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미래 반도체 기술에 대한 단상을 말하고 있다. 또한,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애자일(Agile) 개발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국제적, 민주적인 협력에 대해서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게 기술한다. 저자는 미래의 반도체는 녹색성장, 즉 저전력 및 3D 집적이 중요하며 데이터 중심, 인간 중심의 AI 반도체칩을 중심으로 발전하리라 전망한다. 시간이 곧 경쟁력이므로 초스피드로 칩을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애자일 개발을 강조하는데,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 개발에 참여함으로써 기존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과 방법이 등장할 수 있는 새로운 반도체 생태계를 제시한다. 그리고 일본의 반도체 산업이 라피더스와 LSTC를 통해 부흥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구로다 교수가 반도체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성과를 보이는 데 감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재미있고 새로운 영감을 주는 흥미진진한 책을 집필하는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다시금 놀랐다. 더 나아가 앞으로 일본 반도체를 부흥시킨 성공 스토리에 대한 책을 집필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본서에는 28nm급에서 멈춘 일본 반도체를 2nm으로 부활시키겠다는 저자의 고뇌와 열정이 잘 드러난다. 한편 28nm를 넘어 7nm와 2nm에 이르기까지, 메모리에서 세계 1위 및 파운드리에서 세계 2위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대한민국이 현재의 우위를 계속 유지하며 미래 반도체 기술과 산업을 어떻게 선도해 나가야 할지 전략을 고민하면서 이 책을 읽는다면 더욱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한다. 반도체 산업 종사자, 반도체 관련 산업 종사자, 정책 입안자, 반도체 관련 투자자 및 전공 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유회준
한국 반도체공학회 회장
KAIST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원장
(과기정통부지원) PIM 반도체연구센터 센터장
KAIST ICT융합연구소 소장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석좌교수
IEEE Fellow
IEEE SSCS AdCom 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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