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모든 길이 초행길인 사람의 고백

2023.10.12 | 조회 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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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구독자님은 길을 잘 찾으시는 편인가요?

저는 중학생 때, 지능 검사를 했을 때 다른 항목들에 비해 유난히 낮게 나온 항목이 있었습니다. 바로 공간지각력인데요.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지능을 고려할 일은 없지만 저 사실만큼은 문득 생각나곤 합니다.

전 길을 잘 못찾는 편이거든요. 정확히 말하면 길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편입니다. 지도를 보거나 표지판을 보고는 길을 곧잘 찾지만 그냥 건물이나 혹은 정말 '길'만 보고는 이곳이 어디인지 잘 모릅니다. 정도가 좀 심하긴 해서 집 근처를 다닐 때도 종종 지도를 켜곤 합니다. 정말 거짓부렁 없이 수십 번은 찾은 집 근처 한강공원이 있는데 거길 갈 때에도 종종 길을 잘못 들어서곤 합니다..😇

어딜 가나 늘 초행길인데요. 예전에 길치들은 고정된 사물을 보고 기억하는 게 아니라 구름 등 변화하는 배경을 기억해서 길을 못찾는다는 글을 봤습니다. 그런데 그건 또 아닌 게 저는 늘 건물로 기억을 하거든요? 다만 그런 건 있습니다. 모두가 알 법한 큰 건물이 아니라 내 눈에 특이한 건물들로 기억합니다. 골목 사이 작은 철물점이라거나... 앞에 화분이 있는 흰 간판이라거나... 하는 식이죠, 하하.

집 근처에 사는 친구는 제게 그런 말을 했습니다. 길을 스스로의 의지로 걷는 게 아니라 옆의 누군가에 의존해서 걸어서 기억을 안 하는 것 같다고😏 그것도 맞는 말입니다. 길을 아는 누군가와 가면 굳이... 길을 알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니까요,, ^^,,,

그래도 지도가 있으면 길을 완전 잘 찾습니다. 문제는 지도를 따라가는 데 급급해서 그 길을 다음에 또 가도 기억을 못한다는 것이죠. 그냥 지도의 화살표가 이끄는 대로 걷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죠.

한번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지도에 의존해서 만약 휴대폰이 꺼지거나 하면 집에 못돌아가는 게 아닐까? 그래서 그날은 지도없이 표지판을 보고 따라가봤습니다. 예컨대 큰 갈래로 광화문, 양화대교, 이런 것만 보고 따라간 것이죠. 그렇게 해도 길이 잘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휴대폰이 꺼져도 길 잃을 일은 없겠다 싶어서 안심했습니다.

그래도 집 근처에서 지도 켜는 건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하긴 합니다. 좀더 의식적으로 길을 걸어봐야겠습니다. 이렇게 말만 하고 그렇게 안 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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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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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무야

    0
    about 1 year 전

    공간지각, 저도 매우 아주 부족합니다. ㅎㅎㅎ 그래서 늘 어디를 다닐 때는 준비를 많이 하는 편이기도 하구요. 여전히 네비게이션이 없다면 운전을 포기할지도 모릅니다. ^^;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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