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전화기 너머

2024.03.14 | 조회 1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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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스무 살의 저와 스물여덟이 된 저는 다른 사람입니다. 8년 전의 제가 하던 생각은 기억이 나지 않고, 8년 전의 제가 좋아하던 것들 중 여전히 좋아하는 것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중 많은 것을 싫어하고 있지나 않으면 다행입니다. 실은 싫어한다기 보다는 잊고 살고 있습니다. 우연히 그때의 기억을 마주할 때에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까닭입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혼자서도 곧잘 코인노래방에 갑니다. 특히 기숙사 지하에 코인노래방이 있는데 참새가 어떻게 방앗간을 참겠습니까. 1000원이 주는 가장 큰 효용을 느낄 수 있는데 말입죠. 아무튼 구독자님께서도 노래방 마니아라면 아시겠지만은 보통은 부르고 싶은 노래가 정해져 있습니다. 인기차트를 마구 넘기다가도 그냥 제목/가수명으로 검색해서 전혀 딴판인 노래를 부르곤 하는데요.

어제는 불현듯 '전기뱀장어'의 '거친참치들'이 부르고 싶어졌습니다. 스무살 때, 밴드 동아리에서 친구들이 공연했던 곡입니다. 제가 연주한 곡은 아니었지만 저는 그 노래를 참 좋아했는데요. 박자가 하나도 맞지 않고 매번 연습할 때마다 틀리던 친구의 연주도 좋아했습니다. 지금은 썩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2016년도 겨울의 그 동아리 방은 여전히 그리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 먼지도 많고 냄새도 나고 사람들도 (저 포함) 나사가 100개는 빠져 있던 그 날들이 왜 그리도 재미있었을까요.

물론 그립다고 해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닙니다. 엉망진창이라 시간을 돌린다면 다시는 안 할 것 같은 일들 투성이라서요. 그렇지만 가끔은 딱 3시간만 그 시절로 돌아가서 제대로 끝맺지 못한 사람들에게 영원한 안녕을 말하고 싶기도 합니다. 입밖에 내지는 못하더라도 그냥 즐거웠다는 이야기 정도는 하고 싶네요.

제가 연주한 노래도 아니지만 여전히 거친 참치들이 좋은 이유는 아마 그때의 모습이 꼭 거친 참치들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출근 송으로 거친참치들을 추천합니다. 가사도 참 신명나는데요. 이어폰을 갖고 오지 못하셨을 수도 있으니 가사라도 조금 첨부합니다. 그럼 오늘 하루도 거칠고 신나는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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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전화기 너머 한숨소리처럼

꽉 막힌 세상 우리들은 어디쯤에

성난 파도 폭풍우가 와도

나는 헤엄치네 나의 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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