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니 첫 번째 작업실이 생겼다(‘첫 번째’라고 굳이 쓰는 이유는 두 번째,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확하게 얘기하면 작업실이라기보다 작업 ‘방’이 좀 더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며칠 전에 10년 일기장을 보다가 맨 처음 시작하는 2021년 4월 1일의 일기를 보았다. 거기엔, 2년 후쯤엔 작업실을 마련하고 싶다,고 쓰여 있었다. 일 년 전엔 그냥 막연한 마음으로,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냥 적어본 거 같은데, 나는 그 터무니없음을 믿는 사람. 생각하고 바라고 기억하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의심할 바 없이 믿는 사람. 나는 정말 그 작업실에 앉아서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작업실의 존재는 함께 사는 가족 두 명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다. 일부러 말을 안 한 건 아닌데… 일상을 나누는 친구들을 잘 못만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작업실 구했어, 라는 말을 들은 지인들의 표정을 나도 모르게 멋대로 상상해버렸기 때문이다. 가령 의아한 표정들 같은… 왜 이런 생각을 멋대로 하냐면 내가 처음 함께 사는 S에게 작업실을 구해야겠다고 했을 때의 반응이 이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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