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처럼 부드러운 하이브의 매출 성장

김루씨 안녕하세요 도우너. 오랜만입니다.
도우너 한 달 만에 또 뵙습니다.

김루씨 지난 뉴스레터는 잘 받아 보셨나요? 본인이 참여한 첫 뉴스레터였는데, 어떠셨나요?
도우너 독자분들 반응이 어떨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어요.

김루씨 제 주변에서는 어렵고 재미없는 재무분석을 쉽고 재밌게 풀어줘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도우너 오... 그렇군요.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김루씨 독자분들이 약간 '영어로 팝송 배우기' 같은 느낌을 받으시는 것 같아요.
도우너 '팝송으로 영어 배우기'죠.

김루씨 네, 국어도 잘하고 회계도 잘하시는 도우너님,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야죠?
도우너 네, 국어도 부족하고 회계도 부족한 김루씨. 시작하시죠.

근데, 공시가 뭐죠?

김루씨 엔터 3사의 상반기 실적 공시가 8월 중순 쯤에 모두 완료됐다고 합니다.
도우너 네 맞습니다. 하이브, SM, YG 모두 공시를 완료했죠.

김루씨 근데 공시가 정확히 뭐죠? 공시는 왜 하는 거예요?
도우너 공시는 앞으로 지겹도록 듣게 될 말이니 한 번 짚고 넘어갈까요? 공시란 상장기업들이 경영과 관련한 중요한 이슈들이나 실적, 변동사항 등을 공식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입니다. 기업 정보를 공개해서 주주나 예비 투자자들이 기업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거죠.

김루씨 아, 어디서 이상한 얘기 주워듣고 투자하지 말고, 제대로 알고 투자를 하라는 목적이군요. 그럼 공시는 보통 언제쯤 하는 건가요?
도우너 의무 공시는 일반적으로 3개월에 한 번씩 나오는 분기 보고서, 6개월에 한 번씩 나오는 반기 보고서와 1년에 한 번씩 발행하는 연간사업보고서가 있어요. 분기와 반기 보고서는 결산 기간 종료 후 45일, 연간사업보고서는 90일 이내에 보고해야 합니다.

김루씨 근데 그렇게 늦게 나올 이유가 있나요? 그렇게 중요한 거면 바로바로 알려주면 더 좋은 거잖아요.
도우너 이 공시라는 것의 목적은 결국 투자자를 보호하는 겁니다. 근데 업체들에게 '너희 회사 실적 공개해라!'라고 시키고 그냥 내버려 두면 실적을 마음대로 부풀리거나 거짓되게 보고하는 회사들이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걸 방지하기 위해 사업 기간 후의 45~90일 동안 각 회사가 제출한 공시 내용을 회계사들이 검토하면서, 이 공시 내용이 진실인지를 판단하는 '감사'를 진행해요. 감사를 통과해야 공시를 할 수 있어서, 공시 내용은 일반적인 소문이나 뉴스 기사보다 신뢰도가 높을 수밖에 없죠.

김루씨 공시라는 거, 엄청 중요하고, 또 엄청 신경을 써서 만드는 거네요.
도우너 그렇죠. 지난주에 말씀드렸듯, 기업의 공시 지표들은 재무 분석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죠.

엔터 3사의 상반기 매출 구성

김루씨 그럼 이제 이번에 공시된 엔터 3사의 상반기 실적에 관해 얘기해볼까요?
도우너 좋습니다. 역시 가장 먼저 봐야 할 항목은 매출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올해 상반기에는 하이브 4569억 원, SM 3407억 원, YG 18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였네요.

김루씨 오 이렇게 그래프로 보니까, 3사의 매출 격차가 눈에 확 보이네요.
도우너 그렇죠. 그래서 그래프로 옮겨서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하이브>SM>YG 순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데, 숫자로만 본다면 이건 하이브>SM>YG의 순으로 시장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어요.

김루씨 네, 확실히 하이브가 격차를 점점 벌리고 있다는 점과 YG가 생각보다 매출이 적다는 점이 눈에 들어오네요. 
도우너 실제로 각 회사들이 어떤 사업으로 얼마나 돈을 벌고 있는지는 앞으로 차차 알아가겠지만, 지금 상황에서의 YG는 시장 점유율에서 좀 아쉬운 상황인 것 같아요. 

김루씨 그러게요. 확실히 매출이 적으니까 힘이 부족한 느낌이 있네요.  
도우너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은 일시적인 이유로 반짝 오를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매출액은 회사가 자신의 상품을 얼마나 팔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결국 회사의 실적, 시장에서의 영향력과 직결되는 항목이거든요.

김루씨 그렇죠. 그런데 하이브의 매출은 생각 이상으로 높네요? 이게 정말 BTS의 힘인가요?
도우너 그렇죠. 하이브의 매출은 BTS의 활동과 함께 움직인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걸 알고 시작하면, 전반적인 매출에 대한 이해가 매우 쉬워져요. 그러면 하이브의 매출부터 자세히 살펴볼까요?

하이브 부문별 매출

도우너 우선 하이브가 어떤 사업을 통해서 주로 돈을 버는지 알아볼게요. 하이브의 사업 부문은 크게 6개로 나눠서 공시하고 있습니다.

김루씨 네, 역시 가수가 중심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이다 보니 앨범 매출이 항상 가장 높네요. 이번 상반기에도 1,615억 원이나 벌었습니다.
도우너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죠. 이번에 어떤 앨범이 나왔죠?

김루씨 Butter죠. Smooth like butter~🧈

도우너 그렇죠. 그리고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다른 팀들의 앨범도 판매 호조를 보였다고 합니다. 재밌는 건 MD/라이선싱 매출인데, 매출의 추이가 앨범 매출이랑 흐름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에요.

김루씨 음 그건... 앨범이 나오면, 그 앨범에 맞춰 굿즈가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요?
도우너 그렇죠. 보니까 '버터' 앨범에 맞춰 버터 함량이 무려 38.6%나 되는 버터 쿠키가 굿즈로 나왔다고 한 걸 봤습니다.

김루씨 네. 버터링이 3.5%이고요. 1분 만에 품절됐답니다.
도우너 오우... 하이브엔 배우신 분이 많으신 거 같네요🤤

김루씨 그러게 말이에요...🤤  앨범과 MD 다음에는 콘텐츠 매출이 있네요.
도우너 그렇습니다. 콘텐츠 매출은 대신 공연 매출과 함께 봐야 이해가 돼요.

김루씨 공연이요? 공연은 X축에 딱 붙어 있는데...
도우너 공연 매출은 공연을 해야 매출이 생기는데, 코로나19로 인해서 공연을 하지 못하니 매출이 나올 수가 없죠. 그래서 오프라인 공연 대신 최근에는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온라인 콘서트, 온라인 팬미팅 등의 매출이 콘텐츠 매출에서 잡힙니다. 특히 이번에는 BTS의 온라인 팬미팅이 진행된 덕을 크게 보았죠.

김루씨 아~ 그렇군요. 그래서 콘텐츠 매출이 저렇게 증가 추세이군요! 작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1285억이에요.
도우너 네. 그래서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이런 추세는 계속 될 거에요. 나중에도 한번 짚어보겠지만, 하이브는 온라인 콘서트를 위해 관련 회사에도 투자를 진행했죠.

김루씨 맞습니다. 올해 초였죠. 그러면 이제 나머지 부문의 매출은 어떻게 되지요?
도우너 광고/출연료 매출은 338억으로 이번 상반기에는 맥도날드랑 루이비통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이 늘어나면서 해당 사업 부문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보이고 있고, 팬클럽 수수료 등의 매출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요.

김루씨 아, 맥도날드랑 함께한 프로모션은 역대급이라고 하더라고요.
도우너 BTS 덕분에 맥도날드의 2분기 매출이 41%나 올랐다는 기사도 있습니다.

도우너 네, 이러면 이제 전체적으로 하이브의 매출 구조는 훑어봤다고 할 수 있겠네요.
김루씨 그러면 마지막으로 한번 정리를 해볼까요?

김루씨 재무제표로 봤을 때는 뭔가 복잡해 보였는데, 이렇게 보니까 생각보다 쉽네요.
도우너 회계가 사용하는 용어도 그렇고 어려워 보이긴 하지만, 관심을 갖고 차근차근 보다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서 '소우주 팬미팅을 해서 하이브가 얼마나 벌었을까?'의 답을 재무재표에서 찾는다면, 보다 재밌게 접근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김루씨 도우너는 그런 것에서 재미를 느끼나 보네요.
도우너 말이 그렇다는 거죠.

김루씨 오늘은 그러면 여기까지 할까요? 다음엔 오늘 못 본 SM, YG의 매출을 살펴봐야죠.
도우너 네, 그러시죠.

김루씨 네, 그럼 오늘도 고생 많이 하셨고 다음 시간에 만나요~👋
도우너 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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