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름씨입니다. 👋
몹시 더운 여름이었죠. 저는 작년에 이어 오마이걸의 <Dolphin>을 들으며 간신히 여름을 보낸 것 같아요.
얘기가 나온 김에, 이번 시간에는 <오마이걸은 얼마나 흥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음악과 청취에 관한 데이터 분석을 실제로 어떻게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래서 오마이걸을 좀 아시는 데이터분석가 중명님도 모셔와서 같이 진행을 했어요.
Step 0. 데이터 모아 계획 세우기
서비스를 운영하는 플랫폼이라면 사용자별로 어떤 행동을 하는지 개별 데이터를 볼 수 있지만, 일반인인 우리는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공 데이터를 위주로 살펴보아야 하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가공 데이터는 수집할 수 있는 게 적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있었습니다.
모아보니 적진 않더군요!
더불어 이 분야의 선배님 케이팝 레이더를 살펴보니, 플랫폼별 구독자와 90일간의 추이가 제공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인스타그램 팔로우수, 트위터 팔로우 수, 다 플랫폼별로 숫자 차이가 상당하네요.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약간 고민이 됩니다. 그래서 분석의 기준은 널리 쓰이는 마케팅 퍼널을 참고하였습니다. 오마이걸이 하나의 서비스라면 인지도에서부터 구매하기까지의 과정을 데이터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 6단계를 우리는 3단계로 간단하게 줄여서 살펴보려고 합니다. 의도(intent)나 평가(evaluation)와 같은 주관적인 영역은 좀 깊은 연구와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라 살짝 빼보고요. 수집된 데이터들을 다음의 3단계에 맞추어 해석해보겠습니다.
- 인식(awareness) : 오마이걸을 들어본 적이 있다.
- 흥미(interest) : 오마이걸의 활동이 궁금하다.
- 구매(purchase) : 오마이걸의 앨범을 구매할 수도 있다.
Step 1. 오마이걸의 인지도는 어느 정도일까?
유튜브 조회 수 : 오마이걸의 그간의 활동한 타이틀곡 중, 21년 8월 현재 유튜브에서 가장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는 것은 작년에 발매한 <살짝 설렜어> 입니다. 7천만 뷰가 넘은 이 조회 수는 안타깝게도 당장 어떻게 해석이 어렵네요.
지니의 누적 청취자 수 : 국내에서 유일하게 청취자 수를 제공하는 음원 사이트는 지니입니다.
- 지니 기준 오마이걸 최고 히트곡은 <살짝 설렜어>로, 청취자수가 누적 215만명쯤 됩니다.
- 차트인을 한 오마이걸의 곡을 우연히 들은 사람도, 팬도 포함되어 있을 테니, 지니의 마켓쉐어(약 20~25%)를 고려해서 적어도 1천만 명은 오마이걸의 음악을 접해본 적이 있다고 봅시다. (한국인의 1/4은 오마이걸을 우연히 한번이라도 들어본 적이 있다!)
'오마이걸'의 구글 트렌드 : 긴 기간의 흐름을 보여주지만, 오마이걸 데뷔 때 인지도가 몇 명이었다가, 지금의 1천만명이 되어갔는지를 이해하기는 어렵겠어요.
Step 2. 오마이걸에 관한 관심을 가진 고객은?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 : 한 135만 명 정도는 오마이걸의 소식을 받고 있어요. 단, 올해 8월 기준의 데이터라, 시간에 따른 변화, 즉 몇 년도에 오마이걸의 인지도가 늘었는지는 파악이 어렵죠.
오마이걸의 가장 최근 앨범의 수록곡을 청취한 사람 : 우리는 최근 앨범 중 청취자 수가 가장 적은 <Quest>를 들은 약 6만 명 을 오마이걸의 최근 앨범을 흥미 있게 찾아 들은 고객이라고 추정해보려고요. 지니의 마켓쉐어를 고려하면, 약 28만 명 정도는 관심이 높은 흥미 고객이라 추정해봅니다.
Step 3. 오마이걸의 구매력이 있는 팬은?
멜론 팬맺기 : 12만 명 (팬덤에서 스트리밍을 할 때 멜론 팬 맺기를 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팬 커뮤니티 앱인 아지톡으로도 가능하고, 멜론에서도 노출되기에 살펴보았어요)
오마이걸 공식 팬카페 가입자 수 : 9만 명
최신 앨범 초동 판매량 : 6.9만장 (최신곡 <던던댄스>가 포함된 올해 발매된 미니 8집)
미니 8집의 누적 판매량이 10만 장에 육박해가니, (1명이 여러 장의 앨범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구매 의사가 있는 고객의 수를 7만에서 9만 사이로 추정해봅니다.
21년 현재, 6년차 오마이걸의 팬 구성은?
오마이걸의 21년 현재 시점엔 대략 다음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흥미에서 구매 단계의 전환율(인스타그램 구독자 수 135만 대비 가장 최근 오마이걸 미니 8집의 앨범 초동 6.9만)이 5%가 넘어가니, 만약 이것이 freemium모델인 서비스라면 구매유저 비율(Paying user rate)이 5%라고 볼 수 있겠어요. 위 자료를 22년 버전, 23년 버전을 만들어나간다면 오마이걸의 꾸준함을 정량적으로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얼추 계산하니, (여자)아이들을 동일한 기준으로 구매유저비율을 찾자면 약 2%(미니 4집 초동 11.5만/인스타그램 구독자수 648만)입니다. 이에 비한다면 오마이걸이 앨범 초동 판매량 규모는 작아도 구매유저비율이 좀 더 높은 편이네요.
사실 주위의 오마이걸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여쭤보니, 대략 이런 가설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첫 케이블 1위를 했던 18년 <비밀정원>, 19년에 방영한 <퀸덤>, 20년에 발매한 <살짝 설렜어> 앨범의 힘이 컸을 것이라고요.
이런 가설을 직접적으로 증명하려면, 상당한 수의 오마이걸 팬을 찾아 설문조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입덕 시기, 입덕 앨범, 입덕 프로그램, 최애 곡, 최애 멤버, 오마이걸의 소식을 접하는 플랫폼이나 즐겨 소비하는 오마이걸 콘텐츠 등을 묻는 것이죠. 이런 사용자의 생생한 응답은 충분한 수량을 확보하기는 어려워도 값진 데이터가 될 것입니다. 구독자가 늘어나면, 이런 값진 데이터를 얻기 위해 뮤직데이터그램에서 날 잡아보려고요.
부록: 아티스트 데이터를 활용할 때 주의점
- 우리가 어느 소스의 데이터를 활용할지 결정할 때, 그 소스의 성격에 대해 잘 이해하고, 문제에 걸맞는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 공개데이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출처가 다른 여러 데이터를 크로스체크해가며 살펴봅시다.
- 구글 트렌드 : 절대적인 규모가 아니라 기간 내 상대적인 흐름만 보여주기 때문에, 적정한 비교 대상이 없으면 파악이 어렵습니다. 만약 특정 아티스트간 의 시간에 따른 바이럴의 흐름을 본다면 유용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호평과 악평이 모두 포함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 멜론, 지니의 차트 순위 : 차트인 당시의 상대적인 실적을 보여줄 뿐이고, 비수기/성수기에 따라 청취자 수가 무척 달라진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 지니, 유튜브의 공개된 청취자 수나 청취 횟수/조회 수는 성과규모를 파악하는 데에 유용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누적 집계이기에 최근 자료의 수치는 해석을 유보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앨범 초동 판매량 : 과거 자료와 지금 자료를 직접 비교하기에 적절합니다. 초동의 집계 기간이 일정하다는 점도 유튜브 조회 수의 누적 집계 값보다 유용합니다. 또한 초동 판매량은 팬덤의 구매력을 명확히 보여주는 자료로 중요하고요.
- 각종 검색어 등 텍스트 데이터 : 오마이걸을 '월별 검색한 사람 수' 같은 자료를 구하고 싶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검색창의 추천 검색어나, 오마이걸이 포함된 플레이리스트는 흥미로운 분석 대상이기에 이런 내용과 그 해석은 다음 혹은 다다음 뮤직데이터그램에서 다룰 예정입니다!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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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이
호오..
음악파는 김루씨
흥미로운 내용인가요?🧐
음악파는 김루씨
어떤 아티스트가 궁금하신지 알려주셔도 좋아요!
알랑이
흥미로웠어요~ 요즘 걸그룹 잘은 모르지만 여자아이들이라는 그룹이 왠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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