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쓰레기 하나 없어요.
정갈한 음식, 어쩌면 그렇게 예쁜 그릇들에 담아 놓는지 사진을 안 찍어놓을 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또 왜그렇게 친절한 것인지. 예전에 어느 작은 도시 온센(温泉)딸린 료칸(旅館)에 묵었어요. 며칠간 잘 묵고 주인장한테 잘 지내다 갑니다, 인사드린 후 버스정류장을 향해 나서는데 료칸의 여주인과 어린 딸이 문 밖에 나와 내 발자취 사라질 때까지 허리굽혀 배웅하고 있는 걸보고 가슴이 뭉클했어요.
서로에 대한 배려의식이 마음 속 깊은 곳까지 새겨져 있는 것 같아요. 양보하는 자세, 여간해서는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는 겸허의 미덕에 매번 감동하게 돼요.
꼼꼼하게 기록하는 태도. 메모가 습관화되어 있으니 이 사람들 신뢰할 수 밖에 없어요.

뭘 버릴려고 해도 길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으니 결국 가방속에 오물을 넣고 다녀요.
무슨 음식들이 다 그렇게 밋밋한지. 다 먹고나면 내가 뭘 먹었나 기억에 남질 않아요. 그리고 상차림은 빠르고 간단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왜그렇게 형식에들 치중하는지 몰라.
나는 내 상사한테도 90도로 인사하지 않습니다. 고객 만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헤어질 때, 왜 얼굴 바닥에 처박고 묵념하며 보내드려야 하나요.
서로 담 쌓아놓고 사는것인지. 다들 소극적이고 책임지려 하지 않아요. 그래서 간단한 의사결정에도 시간이 몇 배 더 걸려요.
굳이 토씨 하나까지 다 적어가며 시간낭비 할 필요 없어요. AI시대에요. 효율성 떨어지는 아날로그의 미덕을 찬양하려거든 이제 그만 은퇴하세요.
さりげなく。 [sarigenaku] 은근슬쩍, 드러나지 않게, 이게 일본의 미덕이에요. 만남에 있어서도 이런 식의 형태가 좋아요. 최근에 치바(千葉)에서 가면무도회가 있었는데 대성황이었어요. 처음 만나는 상대에게 쑥스러우니 이런 형식을 빌리면 마음 편하게 서로를 알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 (아래 사진 클릭하면 Nikkei Business 8월 16일자 기사로 이동)
일본에 10년넘게 산 어느 한국인 여자분이 이런 말 했어요. 일본 남자들 찐따같어.
나도 진따스토리 여럿 알고 있는데 하나 얘기해주면, 몇 년 전에 다니던 미국계 회사의 전 직원 단합대회(sales kick off)가 라스베가스에서 있어서 몇 안되는 우리 일본 지사의 직원들이 다 함께 출장길에 올랐어요. 호텔을 배정받고 저녁 모임까지 시간이 있어 방에서 쉬고 있는데 나와 같은 팀의 일본인이 저녁 모임 장소가 어딘지 몰라 나에게 물으러 왔어요.
평소 업무 관계에 있어서 나와 거의 매일 의사소통을 주고 받는 분이지만 그는 정중하고 예절 바른 일본인이므로, 내 방문 앞에 서서는 노크하지 않고 모바일 폰을 꺼내 나의 회사 주소로 메일을 보내 나의 답장을 기다렸어요. 케빈상 방에 계신지요, 묻기 위해. 아마 그는 밤중에 남의 방 노크하는 것이 도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전화를 통한 연락은 불편했을 것이며, 나와 일 년 넘게 바로 옆자리에서 같이 일했지만 메신저로는 사이를 트고 싶지 않았을 것이야.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행위가 이해되지 않아.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이 '상대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입니다. 남에게 방해가 되지 말 것.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핸드폰 통화를 금기하는 것도 공공 환경 내 소음 발생으로 타인에게 폐를 유발시키지 말자는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어요. 성숙된 인격체로서 서로서로 말을 아끼고 조심하며 지낼 것.
너 어느 동네 사니, 니 집 몇 평이니 연봉 얼마니 학교 어디 나왔니 따지고 드는 한국 생활에 지쳐서 일본을 택한 사람들 저는 알고 있어요.
이 나라엔 욕이 없어요. 싫어도 싫다 내색 못하고 평생 서로 눈치만 보다 노인이 된 일본인들은 이제 자식이나 손자 손녀에게 디지털 기기의 복잡한 사용법을 묻는 것이 역시 상대에 폐를 끼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차라리 단순 조작으로 가능한 전자 계산기, 전자 영어 사전, DVD 재생기 등을 연금 털어 구입합니다. 아래 광고는 7인치 대화면으로 시청 가능한 5만엔 대의 DVD 재생기. 아직도 이런 걸 판단 말이야? 헬스장 TV에 뜬 광고가 신기해 캡쳐해 올립니다.

순수하고 깨끗한, 어린이 같은 마음. みんなに笑顔で、모두에게 웃는 얼굴로, 頑張ります! 힘 내겠습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산과 강을 더럽히지 말고 재생에너지를 썼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우리가 꿈꾸던 유토피아의 세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해요. (아래 포스터는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폐지를 촉구하는 일본 공산당 포스터. 낫들고 도끼들고 빨간색 바탕에 콧수염난 레닌 스탈린 공산당 포스터는 망가[漫画]와 아니메[Anime]보고 자란 일본인들에게 어울리지 않아요)

오타쿠에 히끼코모리(집에만 틀어박혀 있음)로 살아온 일본인들아, 노년에는 몸이 쇠하여 혼자 살기 힘들다. 그래서 시설로 들어갑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일본은 이러한 실버타운으로의 입주에 거부감이 덜 한 것 같아요. 아래 그래프처럼, 대도시를 중심으로 노인 요양 시설의 입주 비용은 꾸준히 증가하여 교토 1391만엔, 도쿄 1001만엔, 효고현(県) 900만엔등 우리나라로 치면 1억이 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그림 클릭하면 Nikkei Business의 동영상으로 이동)
시설에서 죽음을 맞이한 영혼들은 거의 대부분 화장을 거쳐 동네 공원 묘지에 묻히게 됩니다. 지난 달 운전면허 갱신하러 자전거 타고 가던 길에 노가와(野川) 공원 옆 대규모 공원 묘지를 지나가게 되어, 이런 문화에 생소할 여러분들에게 한 번 봐보시라고 영상 찍어봤습니다. 분위기 왠지 을씨년스럽지요?
일본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공원 묘지가 동네방네 들어 차 있어서, 일본이라고 국토가 넓진 않으니 이제 공원에 묻혀 납골(納骨)할 공간은 없을 것으로 압니다. 이날 이후로 일본에서 돌아가시는 분은 나 죽어 한 줌 흙으로 돌아가리의 소원이 아파트식 납골당 속 봉인함 안에서나 들릴 것이에요.
* 참고: 오늘 텍스트의 파란색은 일본 생활 기모띠(気持ち良い 기분 좋아요)의 감정, 주황색은 나는 싫어 야메떼(やめて 그만둬)의 심정으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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