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섹남녀 어디로 가나요

'Brain Drain'

2026.09.06 | 조회 95 |
0
|
from.
fryhard

최근에 트럼프가 미국 취업자들 이제부터는 1억씩 내야 비자 내주겠다고 으름장을 놔서 논란이 일었지요. H-1B비자라고, 통상 미국 대졸자가 취업할 수 있는 정도의 기업을 외국인이 미국 입국하여 취업할 경우 발행되는 비자입니다. 호주에는 457 비자라고 있었어. 내가 그걸 받고 취업했지요 20년전에. 지금은 아마 비자 이름 바뀐 것으로 압니다.

 

이러한 종류의 비자는 발급 취지가 당연히 해외 인재 유치입니다만 자국내 우파들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항상 있어요. 호주의 경우 요즘 난리도 아니더라. 그 푸줏간 주인 Pauline Hanson 이 여자가 One Nation이라고 극우파 정당 만들어 국회 입성한 후 회의 때 부르카 입고 등장해서 나라가 발칵 뒤집힌 일 있었지요. 잠깐 삼천포 빠지는데 워낙 해괴망칙한 행동이라 사진 잠시 공유하기로.

첨부 이미지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지요 - 왜 귀한 일자리 다른 나라 애들한테 주냐. We don't need foreigners. 트럼프가 이 말 듣고 옳거니, 중간 선거도 다가오는데 Rust belt Red neck들아, 일자리도 지키고 돈도 벌자, 하여 H-1B 비자 요금을 무지막지하게 올린 것이겠지요.

  • Rust belt: 쇳덩이로 물건 만들어 돈 버는 미국 내륙 지역. 낙후된 제조업 기반의 도시들
  • Red neck: 그 쇳덩이를 흡입하여 목이 빨갛게 되었나는 모르겠으나 일반적으로 시골 촌뜨기 백인들을 일컫는 말 

 

이와 관련한 일련의 조치들이 트럼프 2기 집권이후 하나 둘씩 시행되고 있으니, 아래 표는 주요 국가의 정부 산하 과학 기구 및 대학에 지원되는 금액을 나타낸 것인데 미국은 2026년 들어 대략 20% 지원이 감소하였네요.

첨부 이미지

미국이 외국인 취업자들, 유학생들에게 찬물 끼얹는 정책으로 일관하다 보니 박사학위를 받으려고 미국행을 고려했던 지원자들은 호주, 유럽, 캐나다 등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래 표는 국가별 PhD 프로그램의 웹페이지 뷰 증감.

첨부 이미지

미국으로의 인재 유입이 제한되는 만큼, 미국 내 과학 기술계에서 활동 중인 해외 출신 인재들도 하나 둘씩 짐 싸고 있대요. 이걸 영어 표현으로는 Brain Drain, 즉 두뇌유출이라 하잖아요.

 

이 두뇌들은 위의 표 처럼 유럽 캐나다 호주 등으로 옮겨가거나, 중국 출신 인재들의 경우 자국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합니다. 이와 관련, 유럽의 경우를 보면 아래 표를 통해 유럽에서 미국으로의 이동(빨간색)과 미국에서 유럽으로의 이동(주황색)이 트럼프 취임 이후로 역전되었음을 알 수 있네요. 주식 그래프 많이 보는 분들, 아 이거 golden cross 비슷하네 ㅎㅎ 하실 수 있겠어요.

첨부 이미지

한편, 이코노의 기사에서는 현재 유럽에서 뜨고 있는 과학 기술계의 세 가지 부류를 집었는데,

  • 친환경: 북유럽 저푸른 초원 위에다 풍차를 돌리고 있으니 유러피안 여러분 에어컨 사지마세요.
  • 방위산업: 러시아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포탄이 떨어지는데 드론이라도 날려 응수해야겠지요. 우크라 젤렌스키 검은 군복 벗는 최소한 그 날까지는 이 산업 번성합니다.
  • 트럼프가 저버린 기초 과학 기술 분야: 우리가 이름 많이 들었던 막스 플랑크 연구소의 거대한 솥뚜껑.원심 분리기로 팽이 돌리듯 돌려 입자 가속 시켰더니 어금니 속 금가루만 쏙 빠져 나오더라, 이런 거 있잖아요.

인재의 이동과 유출, Brain들! 이들이 오늘 주제였는데, 나야 뭐 이제 명퇴 앞두고 있는 고인 물이라 인재라고 부르기도 뭐하지만 어떻게 입사 원서 내면 아직도 100개 중에 하나 둘은 응답 옵니다. 그래서 얘기 나온 김에 최근 경험한 면접 사례 한 건 알려드릴려고.

 

뭐 또 회사에서 잘린 거 아니고요. 회사 재정 상황이 위태위태 하긴 한데 맡은 일은 열심히 하므로 당분간 실직에 대해 큰 걱정은 안 합니다만, 우리 집 애도 중2라 다 커서 주말에 시간이 많이 남고요, 일본에 있으면 친구도 거의 없어 매번 혼자 골프 연습장 가는 것도 맥 빠지고, 해서 혹시 자투리 시간 아르바이트라도 없을까 인터넷 구직란을 살펴봤지. 나의 경력에 매칭되도록 필터링을 해서 part time job search를 했더니 AI annotation job이 여럿 뜨네. 이게 무엇인고 하니, 쉽게 말씀 드리면 ChatGPT나 Claude같은 LLM(large language model) AI가 데이터 학습을 할 때 실수가 있으니 그걸 인간이 교정해 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나의 직업이 속한 산업 분야인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AI annotation의 경우, AI가 보안 이슈가 될 만한 서버 로그들을 채취해 나한테 가져오면 내가 그 중에서 false positive, 즉 요놈 요놈은 사실 정상적인 활동이니 관계 없어요, 라고 annotation(주석 달기) 작업을 해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AI annotation 기업들은 주로 샌프란시스코가 본사고요, 아마 내 나이 절반되는 애들이 창업하여 자유분방한 분위기 속에서도 엄청나게 효율적으로 일하고 있을 것이에요. (최근 읽었던 소설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가 꼭 그런 분위기던데, 하버드 출신 여류 작가가 나름 쿨하게 쓸려고 그랬는지 몰라도 IT 게임 회사 경영하는 아이비리그 출신 20대 주인공 묘사하기를 until now he has slept with 3 girls and 1 boy 이런 식으로 쓰더라. I don't think it is cool at all sister.) 미국 IT 기업 효율성은 최고지, 내가 그걸 면접에서 느꼈잖아. 그래 일단 원서 냈단 말이에요. 며칠 후에 어느 AI Annotation회사에서 연락 왔어. 면접을 하재, 당장. 에? 거기 밤 열두시 아니냐, 뭐 좋다 하자, 클릭했더니 oh my god, 아예 AI가 나의 면접관이네. 나보러 자기소개 하래. 네, 이름 케빈이고 네트워크 보안 분야에 종사합니다, 답했더니 구체적으로 좀 더 얘기해보래. 오냐 임마, 니가 이런 거 알려나 Next Generation Firewall(NGFW)이 modern cyberspace에서 layer 3와 4를 넘어 layer 7의 application layer까지 방어해주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는데 내가 그 전문가다, 했더니 한 5초 있다가, 어 어 그 정도는 나도 안다, 자 그럼 거기서 깊이 들어가 보자, NGFW말고도 기업은 IDS / IPS / ZTNA / CASB / SWG / Anti-malware / Endpoint를 요구하는데 이러한 종합적인 보안 생태계를 구성함에 있어서 니가 아까 말한 network layer들과 security stack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을 것 같으냐, 상호 interfacing 측면에서 vulnerability(취약점)를 논하시오, 물어 오더라.

 

Holy moly shit.

 

이젠 뭐 누구누구 소개로 지원하였는데 아직 전문 지식은 부족하나 맡겨만 주신다면 불철주야 휴가도 반납하여 6개월 내에 제품과 서비스에 관해 완벽 통달하겠습니다~ 와 같은 낭설은 어디에 갖다 붙일 곳도 없구나야.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해감을 느끼며 면접 끝냈습니다. 그 annotator회사의 AI 면접관은 상냥하게, 오늘 시간내주어 고맙다며 조만간 결과 통보할 테니 stay tuned! 기다리라 했지만 그 후로 지금까지 저의 메일함에는 '쿠팡 로켓 세일 지금 클릭'과 같은 광고 메일만 보이니 나름 고소득이라 생각했던 annotator로의 알바맨 꿈은 로켓 배송의 속도로 멀어져가고 있어요. 🄺🅺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KK Biz 뉴스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KK Biz 뉴스레터

이코노미스트(英),니케이 비즈지스(日) 및 중화권 뉴스 종합하여 일요일에 발행합니다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대표번호: 070-8027-1409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