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이코노미스트 기사 중에 또 한국 관련 눈에 확 띄는 기사가 있길래 전해드립니다.
이름하여 글로벌 혁신 지수 순위입니다. WIPO라고, 국제 지적재산 기구(World Intelectual Property Organization)에서 매년 조사하는 통계입니다.
와~ 우리나라 4등 했어요 짝짝짝 👏👏👏
좁은 땅덩어리에 사람 수는 많아 티격태격 경쟁이 극심해 살림살이도 팍팍해 그러니 애도 안 낳아 망조야 어쩌네 저쩌네 해도 머리를 써서 하는 분야에서는 미국 바로 다음 가는군요. 위대합니다.
통계를 좀 더 깊이 들여다 보기로 합니다.
일반적으로 부잣집 애들이 공부 더 잘한다 하잖아요. 국제 혁신 지수 순위에서도 대개 부자 나라와 혁신 지수가 비례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중에서도 국민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혁신 지수가 비례치를 웃도는 나라들이 있으니, 여기서도 우리나라가 또 등장하네요. 아래 표의 가로 축은 구매력 지수로 환산한 1인당 국민 소득, 세로 축은 혁신 지수. 회색 국가들이 비례치의 평균에 해당하는 국가들. 빨간색은 소득에 비해 더 혁신적인 국가들. 반대로 파란색은 소득해 비해 혁신 나몰라라 하는 국가들. 주목할 만한 국가로 중국이 단연 돋보이지요? 소득에 비해 월등히 혁신적. 쉽게 말해 농어촌 자녀 대거 서울대 입학 케이스 되겠습니다. 이런 거 볼 때 마다 두려워요. 가만있다가는 수년 내에 중국 굴기 로봇들한테 길거리에서 2단 옆차기 맞을것 같아요.

재미있는 통계는 계속 나옵니다.
아래 표는 심층과학(Deep Science)분야 스타트업의 수(가로 축)과 최근 5년간의 증가율(세로 축). 짙은 빨간색의 경우 최근 5년간 증가율이 두 배 이상(100% 이상). 원의 크기는 스타트업 밸류. 증가율 두드러지는 국가들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는 중국 다음으로 크군요. 물론 전체적으로는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이지만.

내친김에 관련 통계 하나만 더.
15년 긴 시간 놓고 봤을 때 어느 나라들이 약진했는가. 역시 가장 큰 순위 변동을 보인 나라는 중국. 그다음 인도. 와~ 베트남도 큰 걸음으로 달려오고 있어요. 요근래 들어 이코노 기사에서 베트남 얘기 심심찮게 나오고 있으니 주시해 둘 필요 있을 것 같아요. 그 밖에, 같은 아시아권 중 필리핀과 인도네시아가 보이긴 합니다만 미안, 얘네들은 발전 얘기보다 어디 말아먹었다 꽁쳐먹었다 기사가 아직은 더 많이 보입니다. 분발해다오 동남아.

머리 쓰는 얘기 나와서 오늘은 내가 경험한 천재 얘기 한 토막 들려드릴려 합니다.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만난 천재들 세어보면 금방 떠오르는 애들이 몇 있어. 호주애 하나, 홍콩애 하나, 일본애 하나, 그리고 한국 애들은 내가 자란 곳이니 몇 명 있는데 가장 최근 바로 옆에서 경험한 천재 알현 사례가 있어요.
요즘 내가 회사 일 이외에 거의 시간을 다 바치다시피 하는 비지니스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화장품 (https://dermacentric.com) 사장님 도와 IT 업무와 글로벌 확장 돕는거, 그리고 또 하나는 호주 이민 시절 가까이 지냈던 동갑내기 친구의 문어발 비지니스(그의 대표작 https://ycellbio.com.au)에 직원 고용 / 전반적 IT / 가끔은 세일즈로 호주 시장 원격 cold call, 또 시간나면 같이 비니지스 전략 토의 등으로 엮인 일종의 advisor관계가 되겠습니다.
잠시 이 친구 약력 얘기하면, 그냥 천재에요. 제가 고등학교때 전교에서 몇십 등 할때 이 친구는 전국에서 몇십 등 했으니까. 당시 제일 좋은 학교 제일 좋은 과 나와 투자회사 등에서 승승장구 하였는데, 가정사가 좀 꼬이는 바람에 호주로 건너와 맨땅에 헤딩하며 비지니스를 일구어 왔어요.
그 친구가 마침 지난주 잠시 한국에 들어왔어요. 나도 때 맞춰 한국 출장이 있었기에 옳거니, 저는 아예 김포공항 내려 부천시 그의 어머님 댁 집으로 직행 후, 같이 brain storming + workshop을 반바지에 난닝구 입고 진행했어요.
그는 작년에 아버지를 여의었고 올해 89되신 어머니의 파킨슨 병 간병으로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정신없이 지내고 있는데 거기에 그가 벌려 놓은 몇 개의 사업은 거의 1인 기업으로 운영하다보니 시간을 쪼개도 쪼개도 모자른 것이지. 그날도 그는 어머니 입원하신 병원에서 정신과 의사, 비뇨기과 의사, 산부인과 의사와 차례차례로 병의 경과와 약의 처방 등에 관해 며칠째 옥신각신 하느라 상당히 피로해 보였고, 둘이 저녁 먹은 후 그의 빈 집에서 비지니스 현황과 전략을 밤 늦게, 정말 늦게까지 하나하나 짚어가다 보니 시간은 벌써 밤 한 시를 가리키고 있던 것이야.
나도 피곤하긴 마찬가지라, 그날 입국했으니 트렁크 끌고 오느라 자정 넘기자 눈이 스르르 감겨서 한 시 땡 치자 나는 이제 die, 그만 자겠습니다 양해 구하고 남는 방에 들어갔지.
자다가 한 네시쯤 되었나, 화장실 때문에 잠깐 깼어. 그래서 일어나 방문 열었는데 엄맘마, 이 놈은 아까 우리 한 시에 바이바이하고 워크샾 시마이했던 마루 소파에 책상 놓고 그 자세 그대로 유지한 채 아직도 일하고 있는 거야.
이 지독한 놈아 이제 그만 자라, 하고 나는 다시 방으로 들어왔지.
그리고는 아침이 되었어. 일곱시 경에 일어나 방문열고 마루에 나왔더니 어이구나 세상에, 이 놈은 아직도 그 자세 그대로 일하고 있네.
야 이 미련 곰탱아 너 진짜 그렇게 하다가 뒈진다요, 하며 그 친구에게 걱정 어린 말투로 핀잔을 줬어. 뭐 할게 너무너무 많다는거야. 그 사이 한 시간 정도 눈 좀 붙이긴 했대.
사실 이 친구, 말투가 좀 어눌해서 언뜻보기엔 뭐야 그냥 보통 사람이잖아 천재는 무슨 천재냐고 반문할 경우 많을 것이겠으나, 바로 옆에서 이렇게 지켜본 바, 천재는 머리로 만들어지는게 아니고 엉덩이로 탄생하는구나,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물론 정말 머리가 비상해서 뭐 한 단어 툭 던지면 백과사전처럼 지식이 줄줄줄 터져나오는 진짜 휴먼 AI들도 있지만, 내 인생에서 본 대부분의 소위 천재라고 불리우던 사람들은 사실 엄청난 집중력과 몰입도로 지금이 몇 시인지 잊은 채,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유체와 공간 이탈하여 주어진 과제를 기어이 완수해 낸단 말이지요.
정말 귀중한 경험한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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