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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306번째 뉴스레터 관점은 ‘바쁨을 재해석하기 ’ 입니다.
요즘 우리는 참 바쁘게 살아갑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휴대전화를 확인합니다. 밤사이 도착한 메시지와 이메일을 읽고, 오늘 해야 할 일과 이동 시간을 계산합니다. 아이를 깨우고 아침을 준비하고, 가족들과 짧은 대화를 나눈 뒤 각자의 일터와 학교로 흩어집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도 온전히 대화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로의 근황을 묻다가도 업무 메시지를 확인하고, 다음 일정을 생각합니다. 만나자는 약속은 자주 하지만 서로의 빈 시간을 찾지 못해 한두 달 뒤로 미뤄지기도 하죠. 나 자신을 돌보기 위해 운동도 합니다. 헬스장에 가고, 필라테스를 하고, 달리기를 합니다. 그런데 운동을 하는 시간에도 오늘 처리하지 못한 일과 내일 해야 할 일을 떠올립니다. 운동이 끝나면 몸은 잠시 쉬었지만, 생각은 여전히 일터에 머물러 있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회사에서는 더 바쁩니다.
회의가 끝나면 다음 회의로 이동하고, 이동하는 동안 메신저에 답합니다. 급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직접 개입합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메시지와 이메일을 읽고, 누군가의 요청에 답하고, 보고서를 검토하고, 다시 회의에 들어갑니다.
그렇게 하루 종일 많은 일을 했는데 퇴근할 때가 되면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오늘 나는 무엇을 한 거지?”
분명 많은 일을 처리했습니다. 누군가를 만났고, 여러 번 의사결정을 했고, 수많은 메시지에 답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일은 시작하지 못했고, 오늘 경험한 일을 돌아보지도 못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부족한 것은 단순한 휴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생각하고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 무엇이 중요한지를 구분하는 시간, 오늘의 경험에서 배운 것을 기록하는 시간, 다음 행동을 계획하는 시간이 사라진 것이죠. 여유가 없다는 것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미만이 아닙니다. 내 삶과 일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사라졌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바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여유가 사라졌을 때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그리고 여유를 어떻게 계획하고 지켜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 여유는 바쁘지 않다가 아니라 중요한 일을 생각하고, 선택하고, 더 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확보한 시간이거든요.

[Keywords]
1) 바쁨의 착각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많은 일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열심히 살았고 일을 잘했다고 잘 못 판단하는 것
2) 사고의 여백
정보를 탐색하고, 경험을 회고하고, 학습을 통해 다른 관점을 이해하며 더 나은 판단을 준비하는 시간
3) 계획된 여유
시간이 남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회고, 학습, 기록, 관계를 위한 시간을 먼저 배정하는 것
4) 선택과 우선순위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기보다 지금 가장 중요한 역할과 행동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
◆ 여유는 시간이 남아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시간을 먼저 확보한 결과입니다.
① 바쁨을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로 오해합니다
“요즘 너무 바빠요.”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죠.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하루를 잘게 쪼개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 겁니다.
출근 전 운동을 하고, 이동하면서 강의를 듣고, 점심시간에는 개인적인 일을 처리합니다. 퇴근 후에는 공부를 하거나 부업을 하고, 주말에는 가족 일정과 개인 약속을 소화하죠.
회사에서는 더 심할 겁니다. 우선 저는 경기도민이라 서울로 출퇴근 하는 날에는 왕복으로 3~4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일, 그것도 23년째 말입니다. 사무실에서는 회의와 보고, 메신저와 이메일, 고객과의 소통, 상사와 동료의 요청, 갑자기 발생한 문제까지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갑니다. 해야 할 일이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일이 들어오고, 중요한 일보다 급한 일을 먼저 처리하게 되는 것이 일상이죠.
문제는 바쁨 자체가 아닙니다.
바쁘게 살아야 하는 시기도 있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일정 기간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해야 할 때도 있고, 새로운 역할을 맡았거나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일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바쁨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 이죠.
우리는 바빴다는 이유만으로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정말 정신없이 일했어.”
“밥 먹을 시간도 없었어.”
“회의만 여섯 개를 했어.”
“퇴근할 때까지 한 번도 쉬지 못했어.”
이 말들은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용했는지를 설명해 주지만 내가 그 시간을 통해 어떤 결과와 성과를 만들었는지는 설명해 주지 못합니다. 시간은 흘러갔지만, 내 시간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거든요.
많은 회의에 참석했다고 중요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수십 개의 메시지에 답했다고 핵심 문제를 해결한 것도 아니고, 늦게까지 일했다고 반드시 높은 성과를 만든 것도 아닙니다. 바쁨은 내 노력과 내가 사용한 에너지의 크기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성과의 크기와 방향까지 증명해 주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바쁨을 성실함과 실력의 증거로 사용합니다.
리더는 늘 바쁜 자신을 보며 “나는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은 많은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며 “나는 조직에서 중요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은 회의와 보고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모습을 보며 “우리 구성원들은 몰입해서 일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할 때도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바쁜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하나 더 맡겨라.”
“슈퍼맨 한 명이 조직을 이끌어 간다.”
바쁜 사람은 일을 잘하기 때문에 많은 일이 몰린 것이고, 그런 사람에게 일을 맡겨야 결과가 나온다는 의미였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의 구조를 빠르게 파악하고, 책임감 있게 실행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거든요. 상대적으로 중요한 일을 맡지 못한 구성원은 성장에서 멀어질 수 밖에는 없었고요.
하지만 바쁨이 오래 지속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일을 잘해서 바빠진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는 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처리만 합니다. 중요한 과업을 맡았지만 충분히 정보를 탐색하지 못하고 아주 적은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리더는 구성원을 성장시키기보다 가장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몰아줍니다.
- 가장 중요한 일에 시간을 사용했는가?
- 내가 해야 할 일과 맡겨야 할 일을 구분했는가?
- 이번 행동이 조직의 목표와 결과에 기여했는가?
- 반복되는 일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 이전과 다른 다음을 만들 준비를 했는가?
하루의 바쁨을 통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1주일의 바쁨을 통제하는 것도 과업 / 상황에 따라 달라지겠죠. 하지만, 1달 이후로는 조금 다릅니다. 1달 내내 바쁜 사람과 1달 중 하루 또는 반나절 여유를 갖고 생각하고, 회고하고, 학습하고 새로운 방법을 계획하는 사람과 조직은 드립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심히 보다, 중요한 일을 잘하며 이전보다 성장하는 것 이거든요.
바쁨 ≠ 성과
바쁨은 상태이고, 성과는 결과가 만들어 내는 영향력입니다. 바쁨을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로 사용할 수는 있지만 일을 잘했고, 성장했다는 증거로 사용할 수는 없는 거죠.

② 여유가 사라지면 삶과 일의 다섯 영역이 흔들립니다
여유가 사라질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변화는 피곤함입니다. 그런데 피곤함은 시작일 뿐, 여유 없음이 반복되면 신체와 정신, 관계와 업무, 그리고 성장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더라고요. 여유 없음이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부정적 상황을 기록해 보겠습니다.
1) 신체적 여유가 사라집니다
바빠질수록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은 잠과 운동, 식사 시간입니다. 조금 늦게 자면 일을 하나 더 할 수 있고, 운동을 건너뛰면 회의를 하나 더 잡을 수 있습니다. 점심을 빨리 먹으면 밀린 메시지에 답할 수 있고, 휴가를 미루면 중요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죠. 그런데 단기간에만 가능한 방법입니다. 수면과 운동, 회복 시간이 부족해지면 집중력이 낮아지고 피로가 누적됩니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이전에는 쉽게 처리하던 일도 어렵게 느껴지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면서 계속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일을 할 시간이 있어도 일을 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게 됩니다. 특히, 리더의 건강은 개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리더의 피로는 의사결정의 질과 감정 조절, 구성원과의 관계에 영향을 줍니다. 이를 의사결정 피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피곤한 리더는 충분히 듣기보다 빠르게 결론을 내리고, 기다리기보다 지시하며, 질문하기보다 자신의 답을 전달하게 됩니다. 그게 자신의 에너지를 관리하며 최대한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입니다.
2) 정신적 여유가 사라집니다
바쁜 사람의 머릿속에는 끝나지 않은 일이 계속 남아 있습니다. 회의 중에도 다음 회의를 생각하고, 가족과 식사를 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떠올립니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도 업무 메시지를 확인하죠. 몸은 이곳에 있지만 생각은 여러 곳을 이동합니다. 정신적 여유가 사라지면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알아차리기 어려워집니다. 왜 예민해졌는지, 왜 특정 사람에게 화가 나는지, 왜 일에 흥미가 사라졌는지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감정을 해석하지 못하니 상황과 사람에게 원인을 돌리게 되고, 작은 문제도 크게 느끼게 되죠.
여유 없음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도 약하게 만듭니다. 나는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돌아보지 못하고, 동료와 리더의 피드백이 모두 자신을 탓하는 상황으로 인식되죠. ‘나는 이만큼 노력하고 있는데,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벌어지냐.’라며 자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지만, 다른 동료들은 그저 조금은 여유를 갖기를 원해서 피드백을 주고 있을 뿐이었던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앞에 놓인 일을 해결하며 하루를 버틸 뿐입니다.
3) 관계적 여유가 사라집니다
관계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족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시간, 친구의 표정과 말투를 살피는 시간, 동료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바빠질수록 우리는 대화를 정보 전달과 의사결정의 시간으로 사용합니다.
“왜 늦었어요?”
“이것 처리했어요?”
“결론이 뭐예요?”
“그래서 제가 무엇을 결정하면 되죠?”
상대방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대화보다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는 대화가 많아지고, 가족에게 사용할 시간이 부족해지면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행동하며 스스로 미안함을 키웁니다. 집과 직장에서 모두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어느 곳에서도 기대만큼 하지 못했다고 느끼게 되고, 이떼부터 자신을 단순히 Downer 또는 Low Performancer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자기효능감이 낮아진 상태’ 또는 ‘역할 효능감이 흔들리는 상태’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합합니다. 부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역할에서 기대만큼 해내지 못했다고 느끼며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좋은 부모도 아닌 것 같아.”
“나는 배우자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못해.”
“회사에서도 중요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나는 왜 어느 것 하나 잘하지 못할까?”
여유가 없으면 실제 능력이 줄어든 것보다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는 일이 먼저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업무적 여유가 사라집니다
업무에서 여유가 사라지면 가장 먼저 의사결정의 질이 낮아집니다. 충분한 정보를 탐색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눈앞에 있는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결정합니다. 다른 부서의 관점이나 고객의 반응, 과거의 데이터와 외부 사례를 확인하지 못한 채 가장 빠른 답을 선택합니다.
학습할 시간도 부족해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배우지 못하니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지식과 방법을 반복합니다. 과거에는 효과적이었던 방식이 지금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기보다 익숙한 해법을 적용하려 하죠. 사람과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는 시간도 줄어듭니다. 구성원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어떤 정보와 권한이 부족했는지, 어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를 살피기보다 자신의 관점에서 판단하고 평가합니다.
“왜 그것밖에 못 했어요?”
“제가 전에 이야기했잖아요.”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리더에게는 쉬운 일이지만 처음 경험하는 팀원에게는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리더는 전체 정보를 알고 있지만 팀원은 일부 정보만 알고 있기에 벌어지는 상황도 많이 있죠. 그런데 리더에게 생각할 여유가 없으면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배움과 실패의 기회도 줄어 듭니다. 기다릴 시간이 없기 때문에 가장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 밖에는 없고, 새로운 구성원에게 기회를 주기보다 이미 검증된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몰아줍니다. 단기적으로는 빠르게 결과가 나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정 사람에게 업무가 집중되고, 다른 구성원들은 성장할 기회를 잃게 되죠. 직장인은 어쩔 수 없이 ‘일을 통해서만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맡길 사람이 없다”고 말하고, 팀원은 “중요한 일을 맡아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조직이 되지만, 중요한 일을 맡기 위해 준비된 인원은 이미 이전에도 준비가 되어 있었던 직원입니다. 리더가 의도적으로 키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성장했던 거죠.
5) 성장의 여유가 사라집니다
성장은 지식과 경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경험을 돌아보고, 그 경험에서 배운 것을 정리하고, 다음 행동을 바꿀 때 성장의 기회가 만들어 지죠. 하지만 바쁜 사람은 경험은 많아도 회고가 없고, 이전과 다른 레벨업이 어렵습니다. 회의와 의사결정을 많이 하지만 자신의 판단이 왜 맞았고 왜 틀렸는지를 돌아보지 않고, 프로젝트를 많이 하지만 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이전 프로젝트와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비교하지 못하죠. 또 과정과 결과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록하고 공유하지 못하고 바로 다음 프로젝트와 과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배운 것을 머리 속에 입력시키지 못합니다.
새로운 경험이 이전 경험 위에 쌓이지 않고 흩어지는 것이죠. 바쁨이 반복되면 오늘과 내일의 행동이 비슷해 질 수 밖에는 없습니다. 새로운 시도보다 익숙한 방식을 선택하고, 실패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익숙해 집니다. 결국 바쁨은 현재의 일을 많이 하게 만들지만, 미래의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게 되는 것이죠.
③ “여유가 생기면”이 아니라 여유를 계획해야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끝나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지.”
“조금 여유가 생기면 운동을 시작해야지.”
“일이 정리되면 책을 읽고 공부해야지.”
“바쁜 시기가 지나면 한번 제대로 회고해야지.”
그런데 일상을 그렇지 않죠. 지난주의 시간들을 한번 되돌려 보면 우리는 하루, 일주일을 얼마나 바쁘게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유가 생기면 해야지가 아니라 여유를 만드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여유를 계획한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시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물론 생각을 비우고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성장과 성과를 위해 가장 중요한 여유는 네 가지입니다.
※ 여유 시간 =
(회고하는 시간 X 계획하는 시간 X 학습하는 시간 X 기록하는 시간)
= 성장의 시간
이 시간을 가족, 일터, 나 자신이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먼저 확보해야 합니다.
1) 가족과의 여유를 계획합니다
가족과의 시간은 남는 시간에 배정해서는 안 됩니다. 일정을 모두 채운 뒤 남은 시간에 가족과 함께하려고 하면 가족은 항상 가장 뒤에 놓이게 되더라고요. 가족과의 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작더라도 반복되는 약속이 필요합니다.
- 일주일에 한두 번 함께 식사하는 시간
- 배우자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
- 자녀의 등하교나 학원 이동을 함께하는 시간
- 한 달에 한 번 가족이 함께 계획하는 시간
-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
중요한 것은 함께 있는 시간의 양보다 그 시간에 어떤 방식으로 함께 했는가 입니다.
가족과의 시간에도 계속 업무 메시지를 확인한다면 몸만 함께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일상을 묻고, 다음 계획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고 평가하고 판단하고 짜증을 내는 것보다 일상과 관계를 궁금해 하고, 도움을 줘야 하는 부분과 응원해줘야 하는 부분을 함께 찾는 대화여야 하죠.
2) 일터에서의 여유를 계획합니다
일터에서의 여유는 일을 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 중요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회의 전 정보를 공유하고 학습하는 시간
- 회의 후 결정 사항과 쟁점을 정리하고 가설을 세우는 시간
- 프로젝트 중간에 진행 과정을 회고하는 시간
- 팀원과 결과가 아닌 과정에 대해 피드백하는 시간
- 새로운 지식과 사례를 학습하는 시간
- 조직과 개인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예상되는 리스크를 공유하는 시간
회의가 끝나자마자 또 다른 회의를 잡으면 앞선 회의에서 무엇을 결정했고 무엇을 실행해야 하는지 정리하지 못합니다. 하루 종일 실행만 하면 무엇을 멈추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생각하고, 정리하고, 결정하기 위한 회의 없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3) 나 자신을 위한 여유를 계획합니다
나를 위한 시간은 다른 역할을 모두 수행한 뒤 남는 보상이 아니라 가족과 조직에서 좋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입니다.
- 운동과 수면을 위한 시간
- 혼자 책을 읽고, 새로운 지식을 인풋하는 시간
- 아이디어와 생각을 기록하는 시간
- 회고하고 계획하는 시간
- 새로운 장소와 사람, 멘토를 경험하는 시간
- 가끔 멍 때리며 머리 속의 생각들을 잠시 멈추는 시간
나 자신을 위한 여유는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루 20~30분 동안 산책이나 러닝을 할 수도 있고, 잠들기 전에 오늘 배운 것을 세 줄로 기록할 수도 있고, 주말 아침 한두 시간 동안 혼자 카페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자신의 일정에 먼저 넣는 것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 눈뜨고 나서와 잠자기 직전 30분 동안에 게임을 합니다. 블록을 깨는 게임이라 머리를 잠시 쉬게하죠. 매일 잠자는 시간은 동일하고, 일어나는 시간도 비슷합니다. 서재에 들어가면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혼자 집 앞 커피숍에서 책을 읽기도 합니다. 서재에서 멍 때리기도 하고 또 운동을 하죠. 그렇게 저에게 여유는
‘여유 = 회고 + 계획 + 학습 + 기록 + 충전’ 의 시간이 되었고요.
여유는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하고, 그 중요한 일에 시간을 먼저 배정하는 행동입니다.

④ 계획된 여유는 소박하지만 강력한 변화를 만듭니다
여유를 계획한다고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시간 동안 회고한다고 매출이 바로 늘어나지도 않고, 책을 한 권 읽었다고 갑자기 리더십이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바쁜 사람과 조직은 여유의 시간을 가장 먼저 줄입니다. 그런데 반복되고 계획된 여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과 조직의 판단과 행동을 바꾸게 되더라고요.
1) 피드백 데이
분기별로 진행되는 피드백 데이에서 모든 구성원들은 5가지에 대해 질문하고 자신들만의 답을 찾아갑니다.
- 우리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기대했던 결과와 실제 결과는 어떻게 다른가?
- 반복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 시작하고, 중단하고, 지속해야 할 행동은 무엇인가?
- 서로에게 어떤 도움과 피드백이 필요한가?
이를 통해 조직은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낯선 기술을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이 문화가 만든 가장 좋은 변화는 일상에서의 피드백도 쉬워졌다는 것입니다.
2) 해커톤
해커톤은 일정 기간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새로운 문제와 해결 방법을 실험하는 시간입니다. 구성원들은 평소 함께 일하지 않던 사람과 협업하고,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며, 짧은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구체화합니다.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의 가치는 완성된 결과물에만 있지 않고 많은 가능성을 만들어 내더라고요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다른 직무의 관점을 이해하고, 익숙하지 않은 방법을 시도하고, 실패를 통해 가능성과 한계를 확인하는 것
이 모든 과정이 조직의 학습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조직의 문제와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글자로 리스트업 되어 가는 것이고, 구성원들이 일상에서도 아이디어를 제안하기 쉬워졌다는 것‘ 입니다.
3) 정기적인 공유와 토론
학습한 내용을 동료들과 공유하고, 서로 다른 경험과 연결하며, 우리 조직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토론해야 조직의 지식이 됩니다.
그래서 어떤 조직은 매달 돌아가서 2~3명의 담당자들이 자신들의 분석 자료를 공유합니다. 책을 읽고 매달 토론하는 회사도 있고, 매주 월요일 제 뉴스레터를 가지고 1시간 토론을 하는 리더들의 모임도 있더라고요. 정기적인 학습과 토론은 구성원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서 벗어나도록 돕습니다. 같은 책과 자료를 읽어도 사람마다 중요하게 보는 부분이 다릅니다. 누군가는 고객 관점에서 보고, 누군가는 조직과 리더의 관점에서 보거든요. 그리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나누면서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관점을 얻게 됩니다. 그렇게 조직과 구성원들은 익숙한 판단에서 벗어나기 쉬운 내가 가지지 못했던 지식과 경험을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⑤ 모든 것을 잘하려 하기보다 우선순위를 선택해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하고 싶어 합니다. 회사에서는 유능한 구성원과 리더로 인정받고 싶고, 집에서는 좋은 배우자와 부모가 되고 싶어 합니다. 건강한 사람이고 싶고, 자신의 전문성을 키우며 커리어에서도 성장하고 싶어 합니다.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꼭 필요한 사람,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고 싶어 하죠. 그런데 여유를 잃는 순간 우리는 어느 곳에서도 중요한 존재가 되기 어려워집니다.
회사에서는 많은 일을 하지만 중요한 문제를 깊이 생각하지 못하고, 가족과는 함께 있지만 상대방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지 못합니다. 운동을 하면서도 일 걱정을 하고, 책을 읽으면서도 메시지를 확인합니다. 모든 역할을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모든 역할에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되기도 하죠.
그렇다고 회사를 포기하고 가정을 선택하라는 말은 아니고 건강을 포기하고 일과 커리어에만 집중하라는 말도 아닙니다. 반대로 일을 적게 하고 휴식만 늘리자는 의미도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우선순위입니다. 우선순위는 하나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영원히 포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 시점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정하고, 그 중요한 일에 필요한 시간을 먼저 배정하는 것입니다.
저는 매주 약 20시간의 강의와 15~20시간의 코칭을 합니다. 강의를 준비하고, 코칭 내용을 복기하고, 다음 만남을 준비하기 위해 그만큼의 시간을 다시 투자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매일 글을 쓰고, 매주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매월 한두 권의 책을 읽고, 한 달에 한 번은 북클럽에서 토론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딸의 학교와 학원 라이딩을 일주일에 다섯 번에서 여섯 번 정도 하고, 아내와도 일주일에 세 번에서 네 번 정도 커피숍에 가서 대화하거나 함께 책을 읽습니다. 강아지 산책은 자주 시키지 못하지만 빨래와 화장실 청소는 집에서 제 역할입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필라테스 PT를 받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저녁 식사 미팅도 합니다. 그렇다고 일과 성장만 생각하며 살지는 않습니다. 런닝맨과 놀면 뭐하니, 나 혼자 산다와 같은 TV 프로그램도 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는 시간도 있고 매일 게임도 하죠.
이렇게 시간을 사용하면서도 매년 한두 권의 책을 출간할 수 있는 이유는 제가 특별히 시간을 잘게 쪼개 사용해서만은 아닙니다.
나만의 여유를 일정에 먼저 넣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과 저녁에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생각을 비우는 시간이 있습니다. 매주 주말에는 혼자 책을 읽기 위해 커피숍에 갑니다. 매 달 하루는 북클럽에서 열심히 토론도 하고, 스터디 모임에도 참여합니다. 연간 계획을 세울 때는 여름에 10일, 겨울에 2주 정도의 시간을 비워 두고 그 시간에는 가족과 여행을 가기도 하고, 책을 집필하기도 합니다. 이번주가 제게는 여름 휴가 기간이고요. 상반기와 1년을 회고하고, 다음 목표와 전략을 찾는 시간으로 사용하기도 하고, 추석과 설날에도 가능한 한 쉼의 시간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우선순위는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일정에 넣는 것이고, 바쁜 사람일수록 더 의도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성과와 성장을 위한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게 없는 시간이 술을 마시는 회식 시간이고, 의미 없는 미팅과 회의시간입니다.
[결론]
“종화님 요즘 어떠세요?” 라는 질문에 저는 언제나 습관처럼 "바쁘면서 즐겁게 보내고 있어요" 라고 말합니다. 바쁨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만약 바쁨을 나쁨으로 인지하고 있다면 저 또한 바쁜 일상을 살지는 않았겠죠.
하지만 바쁨이 반복될수록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 나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가?
- 많은 일을 하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을 혼동하고 있지는 않은가?
- 정보를 탐색하고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고 있는가?
- 오늘의 경험을 회고하고 기록하고 있는가?
- 새로운 지식과 방법을 배우고 있는가?
- 가족과 동료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고 있는가?
-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고 있는가?
- 내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일이 실제 일정에도 포함되어 있는가?
여유가 생기면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여유가 생기면 운동하고, 여유가 생기면 공부하겠다고 말해서는 여유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여유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계획하고 실행하는 연습을 해야 하거든요. 내 캘린더에 회고하고, 계획하고, 학습하고, 기록하는 시간을 일정에 먼저 넣어야 합니다.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 구성원을 기다리고 피드백하는 시간, 나 자신을 회복시키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탁월한 리더는 조직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과 조직의 시간을 조절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하며, 구성원들이 생각하고 성장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저 또한 많은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비어 있는 모든 시간을 일로 채웠기 때문이 아닙니다.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고, 오래 일하기 위해 회복할 시간을 확보하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시간을 미리 일정에 넣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유를 ‘일이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여유는 더 중요한 일을 선택하기 위해 잠시 멈추는 시간이고,
- 여유는 오늘의 경험을 내일의 성장으로 바꾸는 시간이고,
- 여유는 나와 가족, 동료와 조직을 더 오래 지키기 위해 내가 우선적으로 계획한 시간입니다.
바쁨을 유능함으로 착각하지 않아야 말고,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여유가 생기기를 기다리지 말고, 여유를 내 계획에 포함하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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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성장하는 정보를 공유합니다.]
1 <탁월한 리더, 성장하는 조직> 리더십 강의
포르체 출판사와 함께 하는 [포르체 클래스]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리더십을 접하기 어려운 더 많은 분들에게 리더십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3회차 과정이고, 저녁 시간을 활용해서 참석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1회차 8월 27일(목) 7시 10분 - 9시 30분
<성장, 이제는 생존이다>
2회차 9월 10일(목) 7시 10분 - 9시 30분
<리더가 가져야 할 무기>
3회차 10월 1일(목) 7시 10분 - 9시 30분
<성장하는 조직의 특징>
연속 강의가 아니라 2주, 3주 텀을 둔 이유는 강의 후 실천 - 피드백을 점검하기 위해서입니다.
좋은 책은 결국 사람을 만나게 한다. 저자와 함께하는 지적 대화, 성장하는 사람들의 모임
[강의 신청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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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퇴근 후 커리어 토크>.
커리어에 정답은 없습니다. 단지, 나만의 커리어를 만들어 가기 위해 탐색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며 내 커리어 골에 가까워 지는 노력을 할 뿐이죠. 이번에는 재미있는 커리어 토크 시간이 있어 공유해 봅니다.
8월 11일 저녁 7시, 교대역 웍스피어 라운지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지금 바로 신청하셔서 다른 사람들의 커리어를 한번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청 링크]
3 < 2인 2색, 아로마 & 브루스 BOOK 토크>
사업 통찰력과 사람 통찰력.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리더의 역할이자 리더에게 기대하는 부분입니다.
2명의 저자가 함께하는 북토크가 있어서 소개해 봅니다.
『성과관리 3.0』 AI 시대, 성과를 다시 설계하다, 이재형 작가
『리더의 마음력』 무너지지 않고 이끄는 힘, 서정현 작가
혼자 고민하지 말고, 두 분의 작가분들과 함께 풀어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2026년 8월 8일(토) 10:00~12:00
쿠퍼실테이션 7층 교육장 (역삼역 3번 출구 아름다운빌딩) *주차는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셔야 합니다.
[신청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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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양성의 기회 비용
성장 뒤에는 기회를 내어 준 조직과 리더, 기다려 준 동료, 그리고 당장의 효율과 성과를 일부 포기한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습니다.
"탁월한 리더, 성장하는 조직" 북토크 요약 - 백종화 대표
성장'과 '성공'을 돕는 리더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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