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독자님! 구독자님은 영화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무엇인가요? 탄탄한 서사? 배우들의 연기? 아니면 화면을 가득 채우는 감각적인 미장센? 에디터 이티는 최근 '음악'이 유난히 귀에, 또 마음에 오래 남았던 작품이 있었어요. 바로 화제의 영화, <해피엔드>입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해피엔드의 메인 테마곡인 테크노 음악의 세계로 함께 들어가 보려고 해요. 테크노 음악이 이야기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리고 왜 이 장르여야만 했는지를 함께 알아볼까요?
<해피엔드>는 대지진의 위협이 드리운 30년 후, 근미래의 일본를 배경으로 유타와 코우 그리고 음악연구동아리 친구들의 우정과 균열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영화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이민자들이 일본에 정착해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죠.
<해피엔드>의 첫 시작에서 주인공 유타와 코우는 몰래 불법 테크노 클럽에 갑니다. 이때 등장하는 테크노 클럽의 DJ는 언더그라운드 테크노 씬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DJ인 유스케 유키마츠입니다. 유스케 유키마츠는 '보일러룸'과 'H?R Berlin' 등의 글로벌 음악 플랫폼에서 소개되며 주목받은 월드 클래스 뮤지션이에요. 영화는 그의 강렬한 비주얼과 사운드로 영화 초반부터 관객들에게 테크노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테크노란 컴퓨터와 신시사이저, 샘플러, 드럼 머신 등의 전자기기 및 악기를 이용해 멜로디와 가사를 최소화하는 전자음악의 하나에요. 이 때 동일한 멜로디와 비트를 반복해 기계적이고 미니멀한 리듬을 만들어내는게 테크노의 특징입니다. 테크노는 차갑고 도시적인 사운드가 주를 이루고 음악 자체에서 디스토피아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죠.
그렇다면 테크노 음악은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테크노의 탄생에는 미국 미시간주의 디트로이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디트로이트는 1900년대 자동차산업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었죠. 이곳에는 포드와 제너럴모터스, 크라이슬러등 미국의 3대 자동차회사의 공장이 몰려있어 과거에는 185만명의 거대한 인구가 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 미국에는 백인과 흑인의 인종차별이 만연했고, 이에 불만을 품은 디트로이트의 흑인들은 폭동을 일으켰어요. 백인들은 이를 계기로 디트로이트를 벗어났고, 이후 1970년대 오일쇼크의 발생과 값싼 일본 자동차의 수입으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디트로이트는 인구 유출과 자동차 산업의 쇠퇴로 점차 슬럼화가 되었고, 빈곤율이 치솟았죠. 경제적 침체와 인종 갈등 속에서 디트로이트에 남은 흑인 청년들은 그 당시에 생소했던 여러 전자 악기들을 통해 새로운 음악 장르인 테크노를 만들어냈습니다. 테크노 음악은 디트로이트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운 미래에 대한 미래지향적인 메시지를 담아 탄생한 장르인 것이죠.
이번 레터를 읽고 인터넷 검색창에 테크노를 검색하는 분들은 음악에 대한 정보와 과학기술에 대한 정보가 함께 떠서 난감하실거에요.😂 하지만 테크노라는 용어는 과학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디트로이트에서 테크노를 창시한 인물로는 벨빌 쓰리(Belleville Three)라고 불리는 세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후안 앳킨스, 데릭 메이, 케빈 선더슨인데요. 이 중에서도 후안 앳킨스가 테크노라는 용어를 만든 장본인이에요.
그는 고등학교 시절 앨빈 토플러의 책 『제3의 물결』*을 읽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책에 나오는 ‘Techno-Rebels(테크노 반항자들)’라는 개념에 주목했죠. 이 개념은 새로운 기술을 무작정 따르지도, 그렇다고 배척하지도 않고, 인간 중심의 방식으로 기술을 받아들이려는 사람들을 의미해요. 이런 생각에서 ‘테크노’라는 음악 장르 이름도 탄생했답니다. 산업혁명의 물결이 지나 황폐해진 디트로이트에서 기술을 이용한 음악으로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그들의 마음이 테크노의 이름 속에 녹아있는 것이죠.
<해피엔드>에서 코우는 오랜 친구였던 유타와 점점 멀어지고, 대신 정치적 억압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친구들과 가까워집니다. 대지진이라는 공포가 짙게 깔린 가운데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혐오와 억압을 일삼는 환경에서 재일한국인인 코우는 사회에 불만을 갖고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하죠.
이런 모습이 사회 변화와 저항, 미래에 대한 갈망을 담아낸 테크노 음악의 정신과 묘하게 닮아 있는 것 같지 않나요? 디트로이트에서 경제적 침체와 인종 갈등에 맞서 테크노 음악으로 사회적 저항과 미래지향을 표현했듯이 유타와 코우도 각자의 방식으로 디스토피아적 세계에서 저항과 변화를 외치는 것이죠.
유타와 코우가 테크노 음악에 빠진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테크노 음악과 영화 <해피엔드>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도, 같은 시대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의 내면과 외부의 변화를 반영하며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과연 어떻게 지금의 현실에 맞서 싸우고, 또 어떤 미래를 꿈꿀 것인가 말이죠.💭
오는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립니다. 올해 주제는 ‘믿을 구석(The Last Resort)’.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 책은 여전히 우리가 기댈 수 있는 마지막 미디어일까요?
올해는 대만이 주빈국으로 참여해 특별 전시를 선보이고, 17개국 530여 개 출판사가 참가해 다양한 책과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특히 ‘2025 한국에서 가장 좋은 책’ 40종이 선정되어 디자인, 그림책, 만화 등 다채로운 장르의 책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책은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묻는 매체이기도 하죠. 이번 도서전, ‘책덕후’뿐 아니라 ‘요즘 뭐 읽지?’ 고민 중인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어요.
2025년, 책은 여전히 우리의 믿을 구석이 될 수 있을까요? 📖
넷플릭스 예능 데블스 플랜이 돌아왔습니다. 지난 시즌 화제가 되었던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게임쇼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심리전과 연합, 그리고 사회적 전략이 교차하는 두뇌 서바이벌인데요.
시즌2는 참가자 구성이 더 다채로워졌습니다. 전통 강자 퀴즈 마스터부터 심리학자, 변호사, 인플루언서까지. 게임의 룰은 복잡해졌고, 플레이어들은 더 빠르게 판단하고, 더 냉정하게 사람을 읽어야 합니다. 제작진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이번 시즌은 “사람의 선과 악을 시험하는 심리 게임”을 지향한다고 해요.
관전 포인트는 ‘게임의 전략’보다 ‘인간의 본성’. 누군가를 속이고, 배신하고, 때로는 연대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질문이 떠오릅니다.
데블스플랜은 결국, 게임을 빌려 사람을 말하는 예능인지도 모르겠네요! 🎭
영화의 리듬감을 중요시 한다는 네오 소라 감독...
저는 네오 소라 감독의 리듬을 타고 해피엔드 N회차하러 갑니다🎧- 에디터 이티 -
⭐️ 더 많은 리드나잇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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