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에 도착한 첫날 밤이었다.
손녀가 울었다. 딸이 분유를 건넸다. 나는 받아들었다.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 기저귀를 갈았다. 준비할 틈이 없었다. 그냥 그 안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그 밤을 돌아보면서 이상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잘 안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할아버지가 되어야 한다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편안할까.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 생각들이 오기 전에 — 손이 먼저 움직였다.
그리고 되었다.
준비가 되면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나는 오랫동안 이렇게 믿었다.
충분히 준비되면 — 그때 시작할 수 있다. 글도, 모임도, 관계도. 잘 안다고 느껴지면, 긴장이 사라지면, 확신이 오면.
그런데 손녀 앞에서 그 믿음이 무너졌다.
아이는 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다. 배가 고프면 울었다. 기저귀가 젖으면 보챘다. 나는 그냥 응했다. 준비 없이. 완벽하지 않게. 그냥.
그런데 아이는 먹었다. 트림을 했다. 잠들었다.
그 순간이 오래 남아 있다.
나를 통해 흘렀다
나는 잘 안아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냥 들어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를 통해 흐르고 있었다.
손이 움직였다. 트림이 나왔다. 아이가 잠들었다.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데 되었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두려움으로 문을 잠근 제자들 앞에 나타나신다. 그리고 숨을 내쉬며 말씀하신다. "성령을 받으라."
만들어내라가 아니다. 열고 받으라.
그날 밤 손녀가 내게 그것을 보여주었다.
내가 비워졌을 때
나는 충분함을 도착지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준비되면, 충분히 알게 되면, 충분히 성장하면 — 그때 충분해질 것이라고.
그런데 그날 밤, 아이를 안으면서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사라졌을 때 — 무언가 흘렀다.
내 힘으로는 할 수 없던 것이, 내가 비워졌을 때 그냥 흘렀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이 이미 시작되어 있는가.
내가 준비를 기다리는 동안 — 놓치고 있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것이 나를 통해 흐르도록 — 내가 내려놓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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