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6조 시장의 방문요양 비즈니스가 쉽지 않은 이유

실버산업 아이템 : 방문요양 창업을 고민중이라면

2025.11.13 | 조회 114 |
0
|
from.
Lifelab
롱라이프랩 뉴스레터의 프로필 이미지

롱라이프랩 뉴스레터

초고령사회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 📚넥스트 에이지 싱크탱크 [롱라이프랩]

첨부 이미지

 

 안녕하세요. 에이징테크 스타트업 '보살핌' 대표 장한솔입니다. 저는 벌써4년 넘게 시니어 시장에서 큰 기회가 있다고 믿고 방문요양, 방문목욕, 요양보호사 매칭 플랫폼, 오프라인 요양보호사 교육원, B2G시니어 일자리 사업, 시니어 대상 직무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와 비즈니스를 시도하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사실 조금이라도 더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리서치하고, 특히 사업 초창기에는 일본사례를 탐구해왔지만 좋은 자료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롱라이프랩 뉴스레터를 접하며 이렇게 수준 높은 콘텐츠가 나온다는 것이 반가웠고, 4년 넘게 이 시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저도 이 시장의 참여자로서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롱라이프랩 뉴스레터의 객원 에디터(?)로 앞으로 제가 이 시장에서 시도했던 것들과 실패담들, 그리고 조사하거나 만났던 사례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궁금하신 점들있으시면 적극적으로 알려주세요. 저도 그럼 더 많은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시장에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시기를 기대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이야기로, 방문요양 사업을 1년 넘게 직접 운영하면서 겪었던 현실을 솔직하게 나눠보겠습니다.

 


연 6조 시장의 방문요양 비즈니스가 쉽지 않은 이유

초고령사회의 기회와 함정: 방문요양 사업의 구조적 한계

 

 저희 보살핌 팀은 현재 시니어케어 인력들을 교육하고 일자리를 연결해드리는 '케어파트너'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있습니다. 다만 창업 초기부터 케어파트너 서비스를 운영한 것은 아니구요. 저희는 ‘보살핌’이라는 방문 요양 서비스로 시작하였습니다. 

 

 2021년, 저는 법인 설립 후 2개월만에 투자를 유치하며 호기롭게 방문요양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연 4조 규모의 시장(21년 기준), 빠르게 고령화되는 사회, 온라인으로 확보한 수백 명의 잠재 고객. 모든 조건이 완벽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1년 뒤, 저희는 이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투자금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시장이 작아서도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저희가 세웠던 '완벽한 가설'들이 현실에서는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한 방문요양 사업

 

첫 투자 당시 내세웠던 보살핌의 미션과 비전
첫 투자 당시 내세웠던 보살핌의 미션과 비전

 2021년, 저는 시니어 시장에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보살핌을 시작했습니다. 막연히 시니어 시장에 대한 기대로 이것저것 시도해봤는데 온라인상에서 시니어 고객을 획득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니어 고객을 획득할 수 있는 강한 니즈가 있는 문제를 찾다보니 자연스럽게 장기요양 등급 신청을 돕는 서비스로 시작했습니다. 모바일에서 몇 분 만에 등급을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예상 등급과 비용을 미리 계산해드리는 서비스를 만들었는데요. 제가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분들이 서비스를 신청해주셨고(높은 전환율), 저는 '이거다' 싶었습니다.

 

 충분히 온라인에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고, 등급신청 고객들이 방문요양을 이용하게 만들면 비즈니스를 키워갈 수 있을 거라는 비즈니스 가설을 세우게 됩니다. 그 생각이 들자마자 방문요양센터 인허가를 준비하면서 투자를 유치하였습니다. 당시 저희는 "노인이 집에서 매일 더 나은 생활을 하도록 돕는다"는 비전을 세우고, 노인 돌봄을 잘 해내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됩니다. 

 

방문요양에서 세웠던 네 가지 가설

 

고객 인터뷰 내용 일부 발췌
고객 인터뷰 내용 일부 발췌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보호자분들의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요양보호사가 자주 바뀌어 매칭이 어렵다는 것, 요양보호사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 치매 케어가 어렵다는 것, 비급여(병원동행)에 니즈가 있다는 것 등 수많은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비즈니스를 성장시켜 가기 위해 네 가지 큰 가설을 세웠습니다.

 

첫 번째, 온라인 상담으로 고객을 확보하면 CAC(고객획득비용)이 낮아질 것이다.

 

 저희는 이미 등급 신청 서비스로 많은 보호자분들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상등급조회, 돌봄 비용 계산기, 각종 정책 알림 등을 통해 보호자 고객들을 온라인으로 획득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도(?) 이 분들을 방문요양 고객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방문요양 서비스로 고객 유치 비용을 10~20만 원 정도로 예상했고, 이것이 저희의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두 번째, 고객들이 믿을 수 있는 요양보호사를 빠르게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저희는 '내일돌봄'이라는 이름으로, 고객이 방문요양 서비스를 요청하면 24시간 이내에 요양보호사를 보내드리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프로토타입으로 고객들과 대면 인터뷰를 해봤을 때 24시간 이내 파견된다는 내용에 가장 크게 반응하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쿠팡맨처럼 정규직 요양보호사를 채용해 사무실에 대기시키고, 요청이 들어오면 바로 파견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만의 교육 프로세스도 만들었습니다. '보살핌 프로'라고 이름 붙인 정규직 요양보호사가 먼저 서비스를 시작하고, 그 사이에 다른 요양보호사를 교육해서 매칭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첨부 이미지

 

세 번째, 등급 받기 전 비급여 서비스까지 제공하면 LTV(고객 생애 가치)가 높아질 것이다.

 

 등급 신청 후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달 반 정도 소요됩니다. 그 사이에 비급여 돌봄이나 병원 동행 서비스를 제공하면 매출이 늘어나고 LTV(고객 생애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등급 신청을 할 정도로 어르신이 케어가 필요한 상태라면, 보호자나 가족들이 전담으로 케어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비급여 서비스로 전환이 어느정도 일어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고객을 미리 확보한다는 차원에서도 비급여 서비스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번째, 이 모든 것을 시스템화하면 스케일업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방문요양센터와 달리 저희는 온라인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체계적인 교육으로 서비스 퀄리티를 보장하고, 빠른 매칭으로 만족도를 높이면 충분히 규모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미 많은 O2O 서비스들이 이런 스케일업에 성공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저희도 여러 사례들을 학습하고, 경험있는 분들께 자문을 구하면서 운영 시스템을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완벽한 계획이었습니다.

쳐맞기전에는요.

 


현실에서 마주한 첫 번째 벽: 고객 유치의 어려움

 

첨부 이미지

 

저희는 고객 유치 비용을 10~20만 원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60~70만 원, 많게는 100만 원 가까이 소요되었습니다. 등급 상담을 신청하신 200명 중 겨우 10명 정도만 방문요양 이용 고객으로 전환되었고, 그나마도 절반은 금방 이탈하셨습니다. 전환율은 5% 미만이었습니다. 이탈율이 높은 이유는, 등급 상담신청 후 이탈 지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선, 상담은 전국에서 들어오는데 저희가 수도권에서 서비스할 수 밖에 없고, 등급 신청 하신 분 중 절반정도만 실제 등급을 받고, 등급 신청 후 한달 반가량을 기다리는데 이 기간 동안 다른 센터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온라인에서 강남 3구 같은 특정 지역을 타겟팅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다양한 마케팅 채널로 지역 타겟팅할 수 있는 소재와 랜딩페이지를 만들어서 고객을 유치하려고 했지만 저희가 원하는 지역의 고객만을 데려오기 어렵기 때문에 CAC(고객 획득 비용)이 자연스럽게 올라갔습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으로 직접 그 지역에서 고객을 찾고, 서비스를 노출시키기 위한 시도들을 해봤습니다. 지역 주민센터에 서비스 소개서 부착도 해보고, 아파트 관리실들과 계약해서 서비스 소개도 붙여보고, 직접 지역을 돌아다니며 빌라나 주택에 전단지를 배포해봤지만 서비스 신청이 거의 없었습니다. 참고로 전단지를 배포하는 것도, 아파트 게시판에 붙이는 것도 온라인 못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두 번째 벽: 요양보호사 매칭의 어려움

요양보호사 매칭이 이루어지는 과정
요양보호사 매칭이 이루어지는 과정

 당시 저희가 보유한 요양보호사 Pool은 500명 남짓되었습니다. 그리고 워크넷(현 고용24)과 요양나라 외에는 제대로 된 채용 서비스가 거의 없었습니다. Pool안에서 채용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에 단톡방, 밴드, 카페 등 여러 곳에 공고를 올렸고, 요양보호사분들이 전화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실제로 요양보호사와 어르신을 매칭하는 데는 정말 많은 조건들이 고려되어야 했습니다. 어르신 댁까지의 도보 거리, 어르신의 등급과 상태, 집 환경, 보호자 거주 여부 등 까다로운 매칭 조건들이 있었습니다. 무리하게 매칭을 진행하면 3일 안에 그만두시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하나하나 조건을 맞춰가며 매칭하자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습니다. 실제로 고객이 생기면 요양보호사를 매칭하는 데만 며칠씩 소요되었고, 그 사이에 고객분들이 다른 센터로 가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르신 등급과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평균 7일 정도 소요됩니다)

 

그래서 아무리 마케팅을 잘하고 고객을 데려와도 요양보호사를 빠르게, 적합한 분을 매칭하지 못하면 성장할 수 없다는 걸 처절하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세 번째 벽: 정규직 요양보호사와 교육의 한계

 

 정규직 요양보호사를 연결했을 때 고객 만족도는 확실히 높았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객 유치 비용이 낮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전환될 고객분들은 정규직 요양보호사가 아니더라도 전환이 잘 되는 편이었습니다. 즉, 브랜딩관점에서 가치는 있을 수 있지만 비즈니스적으로 가치를 증명해내진 못했습니다.

 

 저희는 '보살핌 프로'라고 불렀던 정규직 요양보호사가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안 다른 요양보호사를 교육해서 매칭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으신 요양보호사분도 실제로 어르신 댁에 방문했을 때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결국 이탈하시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미리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도 시도해봤지만, 교육을 받으신 분께 원하시는 조건의 일자리가 빠르게 제공되지 않으면 다른 일자리를 구하시기 때문에 교육 비용을 회수할 수가 없었습니다.

 

 매칭 후 교육을 진행하더라도, 이것이 서비스의 퀄리티를 어느 정도 관리할 수는 있었지만 비즈니스적으로 큰 이점을 가져오지는 않았습니다. 교육을 하지 않더라도 어르신과 요양보호사분의 케미가 잘 맞으면 서비스가 잘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비즈니스적으로 교육이 정말 필요한가? 교육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에 대한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네 번째 벽: 비급여 서비스의 현실

 

 저희가 가지고 있던 가설 중 하나는 등급 상담을 신청하시거나 등급을 받으려고 하시는 분들이 결국 비급여 서비스도 이용하실 것이라는 예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돌봄이 필요하다고 상담을 하셨더라도, 비급여 비용을 안내해드리면 이탈하시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방문요양의 경우 본인부담률이 15%밖에 되지 않고, 기초생활수급자나 의료급여 대상자의 경우 0~9%이기 때문에 비용 부담 없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 달에 몇십만 원 수준은 가족들이 나눠서 부담하실 수 있지만, 비급여의 경우 한 달에 150만 원, 200만 원씩 비용을 지불하면서 부모님을 몇 달 동안 돌보겠다는 의사결정은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실제로 저희도 비급여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거나, 이용하겠다고 하셨다가 취소하시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게다가 법적인 리스크도 있었습니다. 방문요양센터는 실질적으로 정해진 서비스 항목에 대해서만 비급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법인을 분리해야 하고, 요양보호사 채용도 비급여는 다르게 계약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다섯 번째 벽: 끊임없는 운영상의 문제들

 

운영 상의 이슈 기록 내용
운영 상의 이슈 기록 내용

 

 실제로 저희가 마주했던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습니다. 고객 불편사항들을 받아서 정리해보면, "요양보호사가 하루 만에 그만둔다고 합니다", "이전 요양보호사가 좋았어요. 다른 분으로 교체해주세요", "요양보호사와서 누워 있다 간다" 등의 연락을 하루에도 몇 번씩, 주말도 가리지 않고 받았습니다.

 

요양보호사 사이드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어르신이 자꾸 쓰레기를 못버리게 해요.”, “보호자분이 근무 끝나고 한잔하자고 하시는데 부담스러워요.” 등 상상하지 못했던 고충들을 털어놓으시는데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정말 많다는걸 알게 됩니다. 

 

근데 이 문제가 계속 반복됩니다. 당장 요양보호사나 어르신을 교체해드릴 수도 없고, 저희도 비즈니스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서비스가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운영적으로 효율화시킬 수 있을까 여러가지 시도도 해봤지만, 그것이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구조적인 어려움: 수익성의 문제

첨부 이미지

 

이런 서비스적인 가설들의 실패 외에도, 방문요양 사업에는 구조적인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방문요양을 비즈니스로 바라볼 때 결국 수익률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느냐를 봐야 하는데, 방문요양은 전체 수가의 86.6%를 인건비로 지급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매출 총 이익률이 13.4%를 가지고 운영해야 하는데, 4등급 어르신을 돌본다고 하면 137만 원 의수가를 받게 되고, 이 경우 어르신을 돌볼 때 남는 이익이 약 18만 원 정도입니다. 개인사업자 입장에서는 이 18만 원을 가지고 수익을 내려면 최소 30명 이상은 돌봐야 사회복지사 인건비도 지급하고, 본인도 어느 정도의 급여를 가져갈 수 있고 임대료도 낼 수 있는 수준이 됩니다.

 

이것을 기업으로 키우려면 몇백 명이 아니라 몇천 명, 몇 만명 단위의 어르신들을 케어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고, 다른 센터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도 필요하며, 거기에 투자되는 비용이 상당합니다. 이런 것들을 감수하면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투자를 받아야 하는데, 이것들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데이케어, 주야간보호와 결합한 통합재가를 운영하게 되면 받을 수 있는 가산 항목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특히 통합재가의 경우 월 정액으로 이용하시면 월 한도액의 10%가 가산되기도 하고, 정책가산금도 지급되고 있으며, 특화서비스에 대한 가산지급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가산이 있는 영역에서 통합재가로 운영하는 것이 그나마 현재 방문요양에서 수익을 만들면서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가산 정책이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고객 관점: 지역 기반 센터의 경쟁력

 

 저희가 직접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운영해보니, 저희가 지역 센터들과 비교했을 때 고객 관점에서 부족한 면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방문요양이라는 사업 자체가 일본도 굉장히 큰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방문요양 기업들도 있지만 대부분 여전히 영세하게 운영하는 곳들이 거의 80~90%이기 때문에, 국내도 결국 그렇게밖에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취득하고, 직접 어르신 댁에도 방문하고, 요양보호사분들과 면접도 진행해보면서 느낀 것은, 이런 일은 지역별로 거점을 가지고 운영하는 자영업 기반의 방문요양센터 센터장님들이 훨씬 더 고객 친화적으로 하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상담을 전화로 진행하고 최대한 방문하지 않고 어르신의 상태를 체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방문하는 것 자체가 모두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르신이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누군가 직접 방문해서 조금이라도 더 살펴봐 주고,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거기에 필요한 서비스를 어떻게든 마련해주는 것이 훨씬 더 만족스러우실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은 실제로 중앙통제식으로 하는 형태보다는 지역에 있는 자영업 기반의 방문요양센터에서 훨씬 더 잘하실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영세하게 운영되는 곳일 수록 담당해야 하는 어르신들의 수가 적고, 그러다보니 센터장(사회복지사)이 한분 한분 찾아뵙고 그 분에 대한 특징들을 기억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이 많습니다. 어찌보면, 방문요양이 영세하게도 운영될 수 있는 이유는 고객 관점에서 더 나은 돌봄이 이루어지는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봅니다. 

 

프랜차이즈 모델의 한계

 

방문요양을 운영하던 기업들이 처음에는 직접 방문요양을 시도하지만 결국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직접 운영해서 이것을 키워나가는 것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접 이 사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요양기관들을 창업하고 운영하는 것을 도와주는 프랜차이즈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있고 노인들을 돌봐야 하는 장기요양기관들은 계속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저는 프랜차이즈 또한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방문요양센터들이 수익을 내더라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30명 이상을 돌봐야 어느 정도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인데, 그 30명의 수급자를 확보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평균적으로 보면 20명도 안 되는 수급자를 가지고 운영하는 곳들이 대부분이고, 그러다 보니 이 요양기관들이 서비스에 대해서 지불할 수 있는 금액도 굉장히 낮습니다. 그러다보니 창업 비용으로 지급하는 1,500~2,000만원의 비용 외에 매월 프랜차이즈 본사에 비용을 지급하거나 수익을 쉐어하는 것은 요양기관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거기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도움을 주는게 필요했지만 점차 업무에 익숙해지고 나면 도와주는 일이 없다는 생각을 다들 하게 됩니다. 결국,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지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프랜차이즈 본사도 창업 비용으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창업 교육, 컨설팅에 매진합니다. 그럼 더 많은 방문요양센터들이 창업에 뛰어들게 되는데, 그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운영은 어려워집니다.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당시 보살핌의 피봇 방향

 

저희는 2022년에 방문요양 비즈니스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르신들과 보호자분들이 요양보호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신의 문제가 있고 그리고 장기요양기관들이 요양보호사를 채용하고 매칭하는 것에 대해 모두 어려움을 겪고 계셨기 때문에, 저희는 비즈니스를 키워가고 이 시장에 좀 더 필요한 솔루션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요양보호사 매칭 서비스(케어파트너)로 피벗하였습니다. 그리고 벌써 그 후로 현재 3년 넘게 키워가고 있습니다. 케어파트너의 어려움과 시행착오들도 기회가 되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마치며

 

올해 들어 초고령화 사회가 시작되면서 시니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걸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피할 수 없는 시니어 케어 영역에 대해서는 특히 관심이 뜨겁고, 이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방문요양 사업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을 자주 마주치곤 합니다.

 

오늘 이 글은 시니어케어 영역에서도 방문요양 사업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는 이 시장과 고객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성공하진 못했지만,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이 시장에서 시도했던 것들과 실패담들, 그리고 조사하거나 만났던 사례들을 계속 소개하려고 합니다. 여전히 풀어야 할 문제들이 많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각자만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시행착오가 이 시장에 도전하시는 분들께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longlifelab@llnc.kr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롱라이프랩 뉴스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5 롱라이프랩 뉴스레터

초고령사회 인사이트를 전합니다 | 📚넥스트 에이지 싱크탱크 [롱라이프랩]

뉴스레터 문의longlifelab@llnc.kr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1층 1109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