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외딴섬 로맨틱

사랑은 바다 건너 피는 꽃이 아니래

2026.06.18 | 조회 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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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검정치마와 잔나비 노래만 골라서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 왜 그렇게 잔나비를 좋아했었는지 알 것 같았다. 익숙한 듯하면서도 대체 불가한 감성이라고 해야 하나.... 지금은 예전만큼 좋아하지는 않고 (이 노래 역시 추천받아서 알게 된 노래다) 들었을 때 예전과 같은 기분도 들지 않아서 예전 그 기분대로 노래를 듣지는 않지만 여전히 좋은 노래들이 많다.

 

전에는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이나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같은 유명한 곡 위주로 들었던 것 같은데 이 노래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노래 역시 즐겁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노래를 추천해 준 사람한테 왜 나한테 이 노래를 추천했냐고 했더니 1. 내 블로그랑 분위기가 비슷하고 2. 내가 좋아할 멜로디 + 가사라서 3. 이 노래를 들었더니 내가 떠올라서

라고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게 노래 추천할 때 1번을 이유로 드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잔나비 노래들이 뭔가 다 산문집이나 시 한 편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런 건지.... 

 

그래서 나도 가사를 좀 집중해서 봤는데, 가사에 집중해서 들으니 또 다르게 느껴지는 노래였던 것 같다. 어떻게 설명해야 와닿을지 모르겠지만 미지의 세계를 함께 나아가는 연인들의 노래 같다고 해야 하나? 앨범 커버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이대로 이대로

더 길 잃어도 난 좋아

노를 저으면 그 소릴 난 들을래

쏟아지는 달빛에

오 살결을 그을리고

먼 옛날의 뱃사람을 닮아볼래 그 사랑을

 

사랑은 바다 건너 피는 꽃이 아니래

조그만 쪽배에로

파도는 밑줄 긋고

먼 훗날 그 언젠가

돌아가자고 말하면

너는 웃다 고갤 끄덕여줘

 

특히 그렇게 느껴지는 부분들. 들을 때마다 감탄이 나온다. 어떻게 이런 가사를 쓰지? 이 노래가 언제 만들어진 노래인지는 모르겠지만 비교적 예전 노래들과 비교하면 가사도 더 함축적이면서도 의미있는 가사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느껴진다. 

 

문득 어제 쓴 글과 이어지는 노래 같다는 생각도 든다. 새벽에 올린 글의 부제목이 '사랑이라는 것은 때때로 품지 못할 꿈을 품게 만든다'였는데, 의도한 건 아니지만 가사랑 조금은 이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사랑은 불가능할 것 같은 것들을 가능하게끔 만드는 힘도 분명히 있으니까. 당장 내일을 잃는다고 해도 계속 함께 나아가고 싶은 사랑도 있는 것 같다. 

 

여담으로 나는 노래를 들을 때 (특히 인디 계열) 가사랑 멜로디를 들어 보면서 내 마음대로 장면을 상상하는 것을 좋아해서 뮤직비디오를 가장 나중에 보는데 이 글을 쓰면서 뮤직비디오를 보니까 내가 상상했던 이미지랑 절반 정도는 일치하는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는 내 취향이랑은 살짝 거리가 먼 부분도 있기는 하고. 제일 좋았던 뮤직비디오는 위에서 말했던 두 노래들의 뮤직비디오와 콜라보 노래인 <사랑의 이름으로!> 뮤직비디오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나중에도 올릴 예정이지만 <사랑의 이름으로!>는 아이돌과 콜라보한 음원인데 나는 이런 노래들은 잘 손이 안 가는 편이지만 이 노래만큼은 좋게 들었던 것 같다. 콜라보한 가수가 원래 좋아하던 가수이기도 했고....

 

여하튼 큰 변화의 폭 없이 꾸준히 비슷한 장르의 좋은 노래들을 내 준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외딴섬 로맨틱>이라는 노래를 더더욱 좋게 들었던 것 같다. 같은 앨범의 다른 좋은 노래들과 <초록을거머쥔우리는> 앨범에도 좋은 노래들이 많은데,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또 글로 풀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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