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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진짜 미친 스타크래프트 콘텐츠다 | SOOP Esports 스타라떼 리뷰

SOOP e스포츠 페이지의 오리지널 영상 콘텐츠

2024.10.10 | 조회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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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크리틱

조금은 Deep하지만 다양한 e스포츠 이야기들

SOOP(아프리카TV) e스포츠 비즈니스의 핵심 종목 중 하나는 스타크래프트입니다. 직접 개최하는 최상위 티어 대회인 SSL(리브랜딩전 ASL)을 비롯해 스트리머들의 '스타대학', 김철민 캐스터의 '종족최강전' 등 지금도 수많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저는 그 중에서도 숨어 있는 보석 같은 콘텐츠를 발견했습니다.

SOOP Esports 오리지널 '스타라떼'
SOOP Esports 오리지널 '스타라떼'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콘텐츠는 SOOP Esports_공식 채널을 통해 선보여지고 있는 '스타라떼'입니다.

이 콘텐츠는 라이브가 아니라 VOD입니다. 아무래도 SOOP이 라이브 위주의 플랫폼이고, 대부분의 VOD 콘텐츠는 유튜브를 통해 소비됩니다. 때문에 SOOP에서만 볼 수 있는 VOD 콘텐츠는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아직까지 입소문이 많이 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스타라떼'는 저 같은 올드비뿐만 아니라 스타대학 등을 통해 유입된 뉴비들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의 옛날 이야기입니다. 자칫 고리타분할 수도 있는 옛날 이야기들을 위트 넘치게 다루고 있습니다.

'스타라떼'가 뭔데?

'스타라떼'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법입니다. 다큐멘터리 형식도 아니고, 인터뷰 형식도 아니거든요. 개그맨 출연자들이 당시 에피소드를 재연해 연기하는 무려 '콩트'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여기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잠깐만 하겠습니다. 저는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의 옛날 이야기들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재미도 있고, 추억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쥬콘 스튜디오와 함께 '갬성드래곤'이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약 1년 동안 운영한 적도 있습니다. 

옛날 이야기 중 하나를 소재로 선택하고, 공개되어 있는 자료와 나름대로 조사한 정보들을 토대로 나레이션 다큐멘터리 콘텐츠를 제작했습니다. 사실 한편 한편 만들면서 상당히 힘들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웠던 것은 워낙 옛날 일들이다보니 자료화면으로 사용할 소스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스타라떼'는 개그맨들의 꽁트 연기로 콘텐츠를 이끌어가기 때문에 이런 고민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개그맨들의 흉내내는 일품 연기'는 과거의 일을 보다 더 재밌고 생생하게 전달하기에 적합합니다.

스타라떼는 지금까지 총 7편이 제작되었는데요. 각 편에서 다루고 있는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썸네일을 클릭하면 본편 영상으로 연결됩니다>

프로게이머 박태민이 1시간 세팅을 한 뒤 9발업을 시전해 '세팅박'이 된 에피소드를 재구성
프로게이머 박태민이 1시간 세팅을 한 뒤 9발업을 시전해 '세팅박'이 된 에피소드를 재구성
프로게이머 강민이 MSL 경기 중 퍼즈를 걸고 코를 푼 뒤 '콧물토스'가 되어버린 에피소드를 재구성
프로게이머 강민이 MSL 경기 중 퍼즈를 걸고 코를 푼 뒤 '콧물토스'가 되어버린 에피소드를 재구성
임요환 vs 홍진호, EVER 스타리그 2004 4강 3연벙 에피소드를 재구성
임요환 vs 홍진호, EVER 스타리그 2004 4강 3연벙 에피소드를 재구성
우주복, 수박바 박성준, 광안리 이성은 등 스타 대표 짤들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재구성
우주복, 수박바 박성준, 광안리 이성은 등 스타 대표 짤들에 얽힌 에피소드들을 재구성
EP 5~6. SK텔레콤과 이스트로를 패러디하여 관련 에피소드들을 재구성
EP 5~6. SK텔레콤과 이스트로를 패러디하여 관련 에피소드들을 재구성
EP 7. 삼성전자 칸 에피소드에는 총사령관 송병구가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
EP 7. 삼성전자 칸 에피소드에는 총사령관 송병구가 직접 등장하기도 했다

빵 터졌던 포인트들

지금까지 발행된 총 7편의 '스타라떼'는 각 편당 러닝타임이 5~7분 사이로 짧기 때문에 모두 보는 것이 어렵진 않습니다. 그래도 편하게 보실 수 있도록 그 중에서도 빵 터졌던 포인트들을 소개해드립니다. 특히, 세팅박 에피소드의 1편과 스타밈모음 4편은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1. 정일훈 캐스터 흉내내는 조현민

스타밈모음 4편에서는 '하나로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를 중계하는 정일훈 캐스터를 흉내내는 개그맨 조현민의 연기가 일품입니다. 정일훈 캐스터는 1세대 게임 캐스터로 전용준 캐스터 이전에 스타리그 중계 마이크를 잡았던 분입니다. 개그맨 조현민은 정일훈 캐스터의 목소리를 기가 막히게 모사했는데요. 얼핏 들었을 때 과거 자료 화면을 그대로 사용한 줄 알았을 정도였습니다. 

2. 이성은 흉내내는 김두영

개그맨 김두영씨는 스타밈모음 4편에서 흑운장 이성은을 연기했습니다. 광안리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8에서 보여준 세레머니를 재연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흑운장 이성은과는 친분이 있는 편인데요. 차마 이 스샷을 보내면서 '이거 봤니?'라고 물어볼 수가 없었습니다. 🤣

3. 크로마로 재연한 메가웹 스튜디오

세팅박 에피소드를 다룬 1편에서는 코엑스에 위치했던 '메가웹 스튜디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세트를 직접 지은 것은 아니고, 크로마로 구현했는데요. 그 완성도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여담이지만, 스타라떼는 의도적으로 화면비율과 화질을 과거의 느낌이 나도록 구현하였는데요. 덕분에 이런 '싼마이' 연출이 완성도 높은 패러디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4. 나도현, 당신을 사랑합니다

세팅박 에피소드에서 박태민의 상대로는 나도현이 등장하는데요. 사실 유명한 세팅 사건 중 나도현이 박태민의 상대였던 적은 없습니다. 제작진은 긴 세팅 이후 나도현의 초반 일꾼 러시에 패배하는 상황을 가정했는데요. 그런데 왜 나도현이었을까요? 바로 유명한 '나도현 격문 사건'을 활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나도현 격문 사건은 뭘까요. 2004년 당시 스타리그에는 선수들이 경기에 들어가기 전 팬들이 직접 적은 응원문을 읽어주는 코너가 있었는데요. 한 팬이 "나도현, 당신을 사랑합니다"로 시작하는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장면은 당시에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오글거리는 느낌은 있었지만 나도현의 여성 팬이 얼마나 많았고 열성적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기획이 영리한 이유

스타라떼 본편들을 쭉 보면서 정말 재밌었습니다.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났고, 자연스럽게 유튜브와 네이버에 당시 사건들을 검색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스타라떼가 과거의 사건들을 다루는 방법이 정말 영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 과거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 - 그러면 재연함, 근데 개그맨들로
비교적 최근의 일이긴 하지만 2000년대 초반 스타 e스포츠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당시에는 유튜브도 없었기 때문에 특히 영상 자료가 많지 않은데요. 때문에 과거의 일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부족한 자료가 늘 고민이 됩니다. 그런데 스타라떼는 이걸 개그맨들을 활용해 재연해버렸습니다. 마치 '신비한TV 서프라이즈'가 외국 재연 배우들만 있으면 세상의 모든 스토리를 콘텐츠화 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죠.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보다는 훨씬 연기가 좋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보다는 훨씬 연기가 좋다

무엇보다 출연자들의 연기력이 뛰어났습니다. B급의 탈을 쓴 A급 연기라고나 할까요. 얼굴이 익숙한 개그맨들이 옛날 프로게이머나 e스포츠 관계자들을 연기하는 모습이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실제 인물과의 싱크로율도 상당히 높았고요. 출연자들의 퍼포먼스가 좋았기 때문에 몰입감 있는 재연 콘텐츠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과거 인물들을 만나기 어렵다 - 어차피 만나봐야 근황올림픽임
또 다른 영리한 포인트는 과거의 인물들을 굳이 다시 만나려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업계를 떠난 분들 중에서는 연락이 닿지 않거나, 연락이 닿아도 미디어에 노출되는 것을 꺼릴 수도 있습니다. 설령 만났다고 해도 재연 포맷이 아니라 단순 인터뷰 포맷이었다면 잘 만들어봐야 근황올림픽을 넘지 못했을 것 같은데요. 그런 측면에서 이런 재연 콩트 포맷은 여러가지 제약들을 극복할 수 있는 영리한 기획이었습니다.

3. 활용 가능한 에피소드가 많다
앞서 말한 두 가지 포인트와 연결되는 부분인데요. 이 포맷의 가장 큰 장점은 활용 가능한 에피소드가 많다는 점입니다. 영리한 기획으로 제작의 한계를 극복했으니 최소한의 자료와 정확한 고증만 있다면 다룰 수 있는 소재가 무궁무진한 것이죠. 스타라떼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재구성할 것인지 기대가 되는 이유입니다.

SOOP e스포츠 페이지

SOOP이 운영 중인 e스포츠 포탈 페이지
SOOP이 운영 중인 e스포츠 포탈 페이지

SOOP에게 e스포츠는 아주 중요한 비즈니스입니다. 사명 리브랜딩과 함께 e스포츠 콘텐츠도 리브랜딩을 진행했죠.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리브랜딩이 있었는데요.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e스포츠 페이지도 새롭게 단장을 했습니다. 이 페이지를 보면 앞으로 SOOP이 e스포츠로 어떤걸 하고 싶어하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SOOP에는 이미 엄청난 숫자의 e스포츠 팬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개인방송뿐만 아니라 LCK, VCT, 롤드컵 같은 송출 콘텐츠나 SSL, 멸망전 같은 SOOP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기 위해 접속하는 유저들이 많죠. 그러나 SOOP이 아직 갖지 못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커뮤니티입니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것이 e스포츠 페이지입니다. SOOP에 존재하는 e스포츠 팬들을 한 곳에 모을수만 있다면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기본적인 정보 제공(대회 일정, 뉴스), 참여 콘텐츠(승부 예측, 이벤트) 그리고 오리지널 콘텐츠(스타라떼, 끝없수다 등) 등은 1차적으로는 SOOP 내의 e스포츠 유저들을 모으고, 2차적으로는 e스포츠 페이지를 통해 SOOP에 새로운 e스포츠 유저를 유입시키기 위한 핵심 콘텐츠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리지널 영상은 페이지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영상은 페이지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보인다

그 중에서도 스타크래프트는 SOOP의 콘텐츠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게임입니다. SSL이라는 1티어 대회를 중심으로 수많은 스트리머들이 개인방송을 진행하고 있죠. e스포츠 페이지의 활성화를 위해서 스타크래프트 팬들을 잡는 전략이 우선 고려됐을텐데요. '스타라떼'는 이를 위해서 영리하게 기획된 콘텐츠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때 네이버의 e스포츠 뉴스 페이지에는 엄청난 트래픽이 몰렸었습니다. 네이버는 뉴스 제공 외에도 경기 일정, 선수 정보, 대회 생중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이를 발판으로 게임 판, 게임 라운지 등의 신규 서비스를 론칭했죠. 어쩌면 지금의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운영할 수 있게 된 발판이 e스포츠 뉴스 페이지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SOOP이 e스포츠 비즈니스를 더 크게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e스포츠 페이지의 활성화가 필수적입니다. 과연 '스타라떼'를 필두로 한 오리지널 VOD 전략은 원하는만큼의 성과를 내줄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되면 좋겠습니다. 더 오래 보고 싶거든요. 개꿀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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