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멜로디가 별로라 노래에 흥미를 잃었다가도
가사가 좋으면 그 노래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의 감정이 담긴 가사가
가끔 내 마음을 정확하게 짚어주는 순간이 주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앞으로 발행할 편지들에
내 마음을 정확하게 짚었던
'오늘의 가사'를 하나씩 실어볼 예정
유독 가사말이 피부에 와닿는 날들이 있다.
이 가사 한 줄 때문에
문득 비가 오는 날
우산을 들고 나를 기다리던
네가 그리워지면
'비 오는 날 듣기 좋은 노래'만 반복해서 듣는다.
그날은
날씨 탓하지 않고
마음 편히 노래 뒤에 숨어
너를 그리워하는 날
주로 가사에 더 집중하는 날은 감정적으로 몹시 지치고 힘든 날인 것 같다.
누군가는 내 글과 노래 가사로 위로를 받을 수 있기를
아침만 남겨두고
내 인생 처음으로 CD를 살 정도로 좋아했던
김현창의 '아침만 남겨주고'
고민과 눈물이 가득한 밤은 내가 가져갈테니
당신에게는 아침만 남겨주고 싶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당시 나는 불면증으로 밤을 지새우던 사람이었다.
물론 지금은 머리만 대면 자는 사람이지만.. ㅎㅎ
매일 찾아오는 밤은, 아니 정확히는 새벽은
야속하게도 어김없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을 몰고온다.
괜히 지나간 인연이 떠오르기도 하고, 지난 내 선택들이 후회가 되기도 한다.
밤이 저를 괴롭히던 그 시기에 이 곡은
나에게 아침만 남겨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 어떤 위로보다도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 곡이 나를 너무 위로해주어서 이 곡을 듣자마자 한 사람이 떠올랐다.
또 너에게도 이 노래가, 이 가사가 닿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예상했겠지만 내 불면증의 원인은 이별이었다.
이 곡을 처음 만난 몇 년 전 그날은 내가 정말 사랑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아마 나와 같이 이별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는 전남자친구의 소식을 들어서
이 곡의 가사들이 더 와닿지 않았을까
너에게 전하고 싶은 말들이 가득 담겨 있어 이 노래를 몇 달 동안 반복해서 들었다.
왜인지 내가 이 노래를 많이 들으면 너에게 이 가사가 닿을 것만 같았다.
ㅋㅋㅋ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이 가사가 너에게 닿기를 바라지만 그렇다고 직접 전할 용기는 없으니
그냥 이 노래를 정말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기면 이 노래를 선물하고 싶어졌다.
가장 내 마음에 와 닿는 가사 한 줄이 달라졌다.
너의 슬픈 감정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과
밤새 우는 너의 밤을 내가 대신 가져갈테니 너의 인생에 아침만 있기를 바란다는
너의 삶을 응원한다는 내 마음이 담긴 이별의 노래로 들렸었다.
그치만 이제는 울어준다는 가사보다는 밤을 대신 새어준다는 가사가 더 잘 들린다.
잠을 너무 사랑하는 내가 너의 밤을 대신 새어주고 싶을 만큼 너를 사랑한다는 말로 들린다.
그래도 여전히 이 노래가 너에게 닿기를 바란다.
우리가 더 이상 함께이지 않지만
비행기를 만지겠다는 너의 꿈이 이뤄지기를 바랄거고,
또 네가 울며 지새는 밤은 없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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