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슬슬 봄이 다가옴이 느껴지는데,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는 최근에 일을 그만두고 나고야의 한 지방 도시에 머무르며 시골의 슬로우 라이프를 즐기고 있답니다.
지난 번에 ‘한국인이 일본에서 일하면 겪는 답답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었는데요.
오늘은 그 속편으로 ‘철저히 일을 늘리는(!) 일본의 업무 스타일’ 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해요.
🇯🇵 일본 사람들은 왜 그렇게 팩스에 집착할까
얼마 전 일본 여행업계 종사자분들과 회식 자리에서 '일본의 팩스 문화'에 관한 열띤 토론이 있었어요. 놀랍게도, 일본 사람들도 팩스 업무에 진절머리를 느낀다고 하더라고요.
한 관공서 직원 분은 최근 그 지역의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전체 설문조사를 진행하셨는데, 간단한 앙케이트 링크 한 통으로 끝낼 수 있는 일을 100여 곳에 각각 팩스를 보내고, 답변이 오면 일일이 엑셀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고 해요. (생각만해도 끔찍하네요😵)
이런 상황은 일본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인데요, 특히 IT에 익숙하지 않은 거래처와 일할 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랍니다.
우스갯소리로 “연배가 있으신 분들의 최고의 업무 도구는 바로 종이와 팩스”라고 하실 정도니까요.
미야씨라면 어떻게 했을까?
음.. 만약 제가 담당자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봤어요.
우리나라 카카오톡처럼, 일본에서는 LINE의 보급율이 인구의 75%정도로 꽤 높은 편인데, 라인을 사용해볼까 고려도 해봤어요. 하지만 개인 정보에 민감한 나라다 보니 회사 업무로 개인 메신저를 이용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엔 저도 팩스를 사용할 것 같은데, 팩스 내용에 QR 코드를 포함시켜서 설문 링크로 연결하는 방법을 생각할 것 같아요.
분명 QR코드가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이 계실 것이기때문에 QR코드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스캔하는 법, 그리고 상담 전화 번호도 덧붙이면서요.. 하하..😅
일본의 종이 집착 문화🗒
또 하나 일본의 업무 스타일에서 눈에 띄는 점은, 모든 것을 ‘종이’로 기록하고 보관하는 습관이에요.이메일로 주고받은 내용을 굳이 인쇄해 파일로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 왜 컴퓨터에만 저장하면 되는 자료까지 종이로 보관하는지 의아할 때가 많아요.
제가 일본에서 일하면서 느낀 이유는 아래 3가지가 아닐까 싶어요.
1️⃣ ‘보관’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상의 파일을 눈에 보이는 ‘실제 자료’ 로서 정리해두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2️⃣ 그리고, 일부 사업의 경우 관련 서류를 3년 혹은 5년 이상 보관해야 하는 규정도 있기도 하구요.
3️⃣ 무엇보다도, ‘인수인계’ 측면에서 과거 자료들이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보관되어 있으면 시간이 흘러 담당자가 바뀌더라도 업무 흐름을 쉽게 파악하고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어요.
실제로, 제가 일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이 체계적인 파일링 덕분에, 필요할 때 과거 자료들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연말마다 각 회사에서 대청소를 하며 보관 기간이 지난 서류를 파쇄할 때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모두 無駄(무용지물)가 되는 느낌도 들지만요..
효율적인 보관 방법이 있다면 참 좋을 텐데, 아직은 그 해답을 찾지 못한 채 고민 중이랍니다😂
오늘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철저히 일을 늘리는(!)’ 일본의 업무 방식과 환경에 대해 진절머리 나지 않으셨길 바래봅니다🤭
일본 사람들이 丁寧(정성껏) 하게 정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확실히 정리를 위한 정리에 시간 소요가 많다는 느낌을 부인할 수 없어요..
저는 그냥 “다른 누군가가 제가 정리한 것으로 덕을 보겠지”라고 정신 승리하고 있어요. 허허😆
[알림📢] 2025년도 뉴스레터 운영과 관련하여
현재 이용중인 뉴스레터 플랫폼 '메일리'의 유료 전환에 따라 부득이 하게 뉴스레터 발행 횟수를 조정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뉴스레터의 설문조사에서 나눠 주신 여러분들의 의견을 참고하여, 월초 1회 정기 발행+부정기 발행으로 구독자님께 찾아 올게요!
혹시 그 전에 일본어나 일본 문화 관련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아래 '미야씨 일본어 질문함'을 활용해주세요.
다음 시간에는 일본 업무에 빠질 수 없는 ‘팩스 보내는 법’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해요.
그럼 4월 첫째 주 화요일에 다시 만나요! また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