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칠월 마지막 주, 『모꼬지기』 35호에는 어떤 모습일지라도 끊임없이 노래하는 'O.O.O(오오오)', 시원청량한 '8월의 공연', 그리고 구독자님을 위한 신나는 여름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어떤 모습일지 몰라도 나는, O.O.O (오오오)
무거운 한숨이 나온다. 오랜 시간 걸쳐 지어진 나의 세계는 익숙함에 평안함을 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고루한 세계는 진정한 나를 가려버린다. 때론 두려움이 벌컥 찾아올지도 모르지만, 이젠 망설이지 않으리다. 떠나는 길에는 아쉬움과 이별의 아픔이 있을지라도, 그 뒤에는 희망과 미지의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뮤직스타뜰 서른다섯 번째 아티스트, 'O.O.O(오오오)'를 소개한다.
O.O.O(오오오)는 가성현(보컬 및 기타), 이지상(베이스), 고도연(드럼), 김우석(기타), 서우(기타 및 프로듀싱), 김태윤(비디오그래퍼)로 이루어진 6인조 밴드이다. 2014년 싱글 [비가 오는 날에]로 대중에게 처음 이름을 알렸으며, 스페셜 프로젝트 <사랑의 단상>과 드라마 <처음이라서>의 OST에 참여하여 활동을 이어 나갔다. 또한, 건강한 음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벅스와 KT&G 상상마당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상상커넥트'의 다섯 번째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오오오의 조금은 특이할지도 모르는 이 활동명은 원래 ‘Our Of Office’로 부재중을 뜻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지만 누구나의 얼굴 같은 이야기를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후, ‘Out Of O’로 풀이는 바꾸며, 정답이 없다는 걸 알지만 우리가 맞다고 믿는 것이라는 새로운 뜻을 부여했다.
문 밖을 나선 뒤의 이야기
“푸른 달이 떠올라 또 너를 비추면
푸른 맘이 가득 찬 그땐 나에게 올래
푸른 맘이 가득 찬 니가 나에게 오면
모든 밤이 따뜻할 나를 너에게 줄게”
O.O.O(오오오)의 <푸른달> 中
'나'를 이루던 익숙한 공간을 떠난 뒤 찾아오는 부재는 막연한 불안을 동반한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진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나섰으나, 되려 답을 잃은 것만 같다. 오오오는 이런 저변의 불안 숨기지 않고 고양된 기대를 살짝 숨기며 하나의 선을 그리고 있다. 앨범 [HOME]부터 이어지는 [CLOSET], [GARDEN], [PLAYGROUND]까지, 총 네 편의 이야기는 지금까지의 과거와 가두었던 현재에 작별을 고하며, 이제 미래를 맞이한다. 아니, 어쩌면 이미 우린 그곳에 도착했는지도 모른다.
안전한 울타리라며 나를 중심으로 가려뒀던 무한한 호기심과 불안으로 가슴이 차오른다. 언제부턴가 문 밖의 세계를 꿈꾸며, 용기를 모아 길고 험난한 여정으로 발을 내디딘다. 아, 짐작만으로도 두렵다. 그러나 시작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어느 깨달음, 어떤 빨간약일지도 모르는, 그렇게 자유를 향한 행진이 시작된다. 자유로이 얼굴에 바람을 맞으며, 세상의 눈부심을 만끽한다. 더 이상 돌아보지 않으며 그저 앞만을 향해 걸어간다. 이제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땅을 향해 나아간다.
용기의 소용돌이, BLUE
오오오는 4장의 앨범 ‘HOME-CLOSET-GARDEN-PLAYGROUND’로 이어지던 장소 시리즈를 끝내고, 작년 발매된 싱글 [YELLOW]로 ‘무지개’ 시리즈의 막을 열었다. 빈티지하면서도 무게감이 더해진 앨범 [BLUE]는 우울의 색이라 미리 재단하고 들었던 나의 선입견을 다시 되돌아본다. 마냥 철없게 즐겁지 않으면서도 때때로 아픈 내상을 당차게 직면하는 그들의 대담함은 청자를 피식 웃게 만든다. 비록 내가 가진 것들이 너무나 거대하고 무지막지하더라도 다 상관없을 만큼, 모자란 술을 함께 나눠마시자며 새로운 용기를 불어넣어 준다.
다시 시작할 힘을 얻어 ‘모래에게’, 사랑의 가치는 파도를 뚫지 ‘Surfer's High', 모자란 술을 나눠마시고 ‘GO!DO!RIGHT',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던 ‘윤월의 밤’, 영원히 사랑할 우리들의 친구 ‘섬’, 그렇게 소용돌이치며 ‘33°24'31.0"N 126°13'38.0"E’까지. 오오오는 바다가 안겨주는 어느 순간들 그리고 함께 쓸려오는 감정들, 그 모든 것들을 꾹꾹 누르고 눌러 6가지 음악으로 우리에게 보답한다. 보게 되면 행운이 온다는 무지개, 그들이 앞으로 그릴 무지개는 어떤 그림일까 무척이나 기대된다.
“내민 나의 잔에도 꿈과 사랑을 부어줄래
나도 오늘은 잔뜩 마시고 모두 던져버리게
모자란 술을 나눠마시고
we’re going crazy going crazy”
O.O.O(오오오)의 <GO!DO!RIGHT> 中
📅 공연캘린더
시원하고도 청량한 음악과 함께라면, 8월의 공연
무더위와 장마에 지쳐 피곤한 시간들이 이어진다. 이럴 때면, 공연장에서 느낄 수 있는 고양된 해방감과 유쾌함이 그리워지곤 한다. 찌는 듯한 여름의 열기 속, 시원하고도 청량한 음악과 함께 환상의 세계로 훌쩍 떠나보는 건 어떨까. 여러분의 무더위를 한 줄기 시원함으로 바꿔줄 신나는 공연들은, 어쩌면 사르륵 얼음을 녹여 만든 마법의 물약일지도 모르니!
1. 제19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2005년 1회를 시작으로 영화와 음악의 감동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이다. 올해 슬로건은 ‘처음으로 돌아가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음악 용어인 다카포(Da Capo)로, 그동안 눈부신 성장과 업적을 이룬 영화제의 본질적 기능과 방향을 이번 기회에 다시 새겨보자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바라보자’는 비전도 함께 제시하며, 곧 20주년을 앞둔 영화제의 새로운 출발을 향해 달려간다는 바람 또한 함께 담고 있다.
10일 벨기에 감독 도미니크 데루데레의 <뮤직 샤펠(2023)>을 시작으로, 15일 일본 감독 타치카와 유즈루의 <블루 자이언트(2023)>가 영화제의 막을 장식할 예정이다. 이번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는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사카모토 류이치를 기리는 추모 트리뷰트 콘서트가 열리며, 대표 공연프로그램인 ‘필름 콘서트’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2003)> 개봉 20주년 기념 풀 편성 오케스트라의 OST 콘서트를 라이브로 만날 수 있다. 또한, 공연프로그램 ‘레전드 오브 록’과 ‘원 썸머 나잇’에서 김종서, 10CM, 소란, 권진아, 샘김 등 여러 아티스트의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
2. 먼데이 프로젝트 시즌 6
먼데이 프로젝트는 평일 공연 활성화를 위해 2014년 시작된 월요일 콘서트로 혁오, 이진아, 안예은, 카더가든, 윤딴딴 등 실력 있는 다양한 뮤지션들이 함께 했으며, 서울에서 시작되어 현재는 부산까지, 전 지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8월 3일_청춘의 밤 '디어클라우드']
[8월 7일_OUR SUMMER '행로난']
[8월 9일_OUR SUMMER '문없는집']
[8월 10일_Our Universe '공중그늘']
[8월 14일_OUR SUMMER 'Marrakech(마라케시)']
[8월 16일_IN 라이브클럽 '에크루']
[8월 21일_Our Universe '까치산']
3. 나만 알고 싶은 인디
2020년부터 시작된 ‘나만 알고 싶은 인디’ 공연은 나만 알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또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리스너들에게 공감하며 만들어진 장기 콘서트이다.
[8월 6일_Ep.31 Monday Off With Bluesy]
[8월 11일_Ep.32 n@di(나디)]
4. 싱크넥스트23
‘동시대 공연예술을 선도하는 세계 수준의 콘텐츠 제작극장’으로 지향점을 밝힌 세종문화회관은, 예술적 실험과 도전의 장을 마련했던 지난 여름 시즌 프로그램 ‘싱크 넥스트 22’에 이어서, 올해 7월 6일부터 9월 10일까지 ‘싱크 넥스트 23’을 진행할 계획이다. 일렉트로니카, 인디, 알앤비(R&B), 트로트, 락 등 다양한 장르와 스트릿 댄스, 수화퍼포먼스, 설치미술, 스탠드업 코미디 등 흔히 접할 수 없었던 분야까지 실험성과 다양성, 대중성을 확장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예술적 체험을 제공한다.
[8월 3일~5일_이날치 <히히하하>]
[8월 8일_이랑x모어 <왜 내가 너의 친구라고 말하지 않는 것인가>]
[8월 12일~13일_너드커넥션xZ1 <TERRARIUM>]
[8월 15일_성시영x이일우x황민왕 <광광,굉굉>]
[8월 18일~20일_모니카xCIFIKA <쓰인 적 없는 ㅅ>]
[8월 24일~27일_궁리소 묻다의 <우주 양자 마음>]
5. 제비다방
상수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제비다방은, 작가 이상이 당대의 예술가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커피를 마시며 교류하던 '제비다방'에서 이름을 따왔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저녁에는 ‘취한제비’라는 이름으로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또한, 제비다방의 공연은 무료입장이며, 자율기부 형식으로 운영된다.
[공연 정보]
💿 둠칫두둠칫
숨 막히는 더위를 피해서 우리 지금 바람 쐬러 가자
"좋은 그루브에 몸을 맡겨 살랑거려요
시원한 바람 불어오니까
Everything alright
너도 나도 바쁘지만 이곳에 모여
우리 같은 사람이니 춤을 못춰도
Everything alright"
오월오일(五月五日)의 <SSY> 中
흐물흐물, 푹푹 찌는 무더위에 몸이 녹아내려요. 태양의 입맞춤은 땅을 까맣게 불태워 놓고, 뜨거운 바람은 온몸에 달싹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몰라요. 끝 모를 한여름의 땡볕은 그리 호락호락하게 우리를 놓아주지 않죠. 오늘은 작열하는 저 태양을 피해, 손 맞잡고 함께 춤추며 어디로 훌쩍 떠나볼까요.
그렇게 떠난 자리에는 무수한 웃음소리만 남을 거예요.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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